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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복 시장이 불출마 의사를 편지로 남기고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
강희복 아산시장이 불출마의사를 편지로 남기고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남은 시장임기는 5개월 여. 단 한 시간도 허비할 수 없다는 본인의 의지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1월28일(목) 오전10시 정남균 부시장을 통해 편지 전문이 언론에 공개됐다.
강 시장은 한나라당 충남도당에도 이미 불출마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부시장을 비롯한 시청 주요 공직자들에게도 불출마 의사를 전달하고 이후 발생할지 모를 레임덕을 비롯한 각종 후유증에 대해 엄중하고 단호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설마설마” 했던 강 시장을 둘러싼 불출마설은 ‘설’이 아닌 ‘사실’로 밝혀진 것이다. 이날 기자들은 ‘시장이 본인의 입을 통해 미국에 가기 전에 발표하거나 다녀 온 후에 발표하는 것이 순서나 도리상 맞지 않겠는가’ ‘항간에 떠돌던 건강이상설은 어느 정도며, 검찰내사에 뭔가 꼬리가 잡힌 것 아닌가’ 궁금해 했다.
게다가 강 시장 개인의 목표와 남은 인생이 담긴 문제를 대리 전달하는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이에 대해 정남균 부시장은 “강 시장이 최근 불출마에 대해 고민한 내용을 2~3일간 밤새며 손수 글로 작성해서 넘겨줬다. 글자 하나하나가 강시장의 뜻이 그대로 담긴 편지다. 내용을 보면 이해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 부시장은 “세간에서 궁금해 할 것 같은 내용을 강 시장과 몇 시간에 걸쳐 확인했다. 강 시장의 말에 또 다른 해석은 불필요한 것 같다. 당신이 일생의 목표로 삼았던 일을 포기하는 간절함이 보인다. 수많은 시간을 고민한 흔적도 보인다. 사족을 달거나 또 다른 뭔가를 의심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만 봐주는 것이 도리인 것 같다”고 말했다.
강 시장은 현재 1월27일~2월5일까지 9박10일 일정으로 미국 팜 스프링스시와 우호교류협력 체결을 위해 출국중이다.
다음은 정남균 부시장이 밝힌 강희복 시장의 6·2지방선거 불출마와 관련된 궁금증을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1문1답 형식으로 각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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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28일 강희복 시장의 6.2지방선거 불출마 의사를 대신 전하는 정남균 부시장 집무실에는 아산시청 출입기자들의 취재 열기로 뜨거웠다. |
▶정남균: 왜 강희복 시장이 직접 자신의 불출마 의사를 발표하지 않고, 자신은 미국 출장길에 오르면서 부시장을 대리로 발표하게 하는가.
-강희복: 1월26일 스스로 발표하려 했다. 그러나 미국 현지 관계자들이 이날 아산을 방문한 것을 비롯해 일정상 여의치 않았다.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당원협의, 조율 등 자체사정이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또 일각에서 제기될지 모르는 엉뚱한 억측들로 확대 재생산될 것이 우려돼 부시장을 통해 발표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정남균: 그렇다면 1월25일 이전에 발표하는 방법도 있었을텐데.
-강희복: 새해 벽두부터 1월25일 이전까지는 읍면동 주민과의 대화가 진행됐다. 그때 발표하는 것도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고, 무리가 있지 않는가.
▶정남균: 지금까지 민선 5기 출마를 위해 나름대로 준비와 공을 들인 것으로 아는데 왜 갑자기 출마를 포기했는가.
-강희복: 나름대로 열심히 선거준비를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선거 때문에 또는 유권자를 의식해 나의 행정철학이나 소신을 굽히지는 않았다. 그 모든 것은 아산시를 위한 것이었다. 나는 지금까지 일 중심으로 움직여 왔고 앞으로 남은 임기기간도 그렇게 할 것이다.
이제와 고백하지만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했던 핵심참모는 내 아내였다. 지금까지 유권자의 표를 얻기 위한 선거는 아내가 중심이 돼서 이뤄져 왔다. 그런데 얼마 전 아내와 나의 종합검진결과가 나왔다. 아내의 건강상태가 매우 나쁘다는 것이다. 측은하고, 미안하고, 슬프고, 민망하고, 화나고, 실망스럽고, 덧없고…. 한마디로 만감이 교차하며 나는 패닉에 빠지기도 했다.
생각지 못했던 아내의 건강문제, 그리고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까 고민했다. 우선 검진기관을 바꿔서 정밀진단을 다시 했는데 다행히도 처음 진단에 비해 크게 우려 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했다.
그러나 이 모든 원인은 스트레스며, 일정기간 쉬어야 한다는 것이 의사의 소견이었다. 이런 아내에게 선거로 인한 스트레스를 또 줘야 되겠는가.
내가 지금까지 시장이 돼서 오로지 일만 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아내의 내조 덕이었다. 아내가 활동을 못하면 선거도 의미가 없다. 설령 선거를 치러 당선된다 하더라도 아내의 건강이 나빠진다면 시정에 집중할 수도 없을 것이다. 가족회의에서도 같은 결론을 내렸다. 이제 선거를 떠나 앞으로 남은 임기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더 열심히 일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아산시를 믿고 맡겨준 아산시민에게 보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또 아산에는 유능한 많은 시장후보자들이 있으니 그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도 현명한 결정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 정남균:세종시 문제를 비롯한 각종 정치적 상황으로 출마포기를 선언한 것은 아닌가 라는 해석도 있는데.
-강희복: 그 어떤 정치적 배경도 없다. 내 성격 알지 않는가.
▶ 정남균:검찰수사나 강 시장과 관련된 각종 악성루머 등으로 (뭔가 연루된 것이 있어서)출마를 포기하는 것은 아닌가.
-강희복: 전혀 아니다. 검찰에서 친인척까지 모든 통장입출금과 거래내역까지 뒤져가며 수차례 검사를 했는데 그 중 하나라도 잘못 처신하거나 유착관계가 있었다면 그냥 뒀겠는가. 나는 지금까지 어떤 부정한 일도 한 적 없으며, 깨끗하다.
불출마의 가장 큰 이유는 아내에 대한 건강을 우려하는 의사의 충고 때문이다.
▶정남균:시장임기가 5개월여 남았는데, 시장불출마선언으로 레임덕 문제가 심각하지 않겠는가.
-강희복: 충남도 전체 공직자를 대상으로 감사관으로 일한 경험이 있는 부시장만 믿겠다. 공무원이 일을 함에 있어서 선거 분위기에 휩쓸려 특정 후보에게 행정정보를 무단으로 내준다거나 일을 태만하게 한다면 모든 법적수단을 동원해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라.
나는 남은임기동안 바탕이 충분하게 다져지지 않은 청계천프로젝트, 온양중심상권개발, 서부산단, 트레인테마파크, 황해경제자유구역, 아산신도시 등에 올인할 것이다. 일부 사업은 기본설계를 비롯해 아직 밑그림이 그려지지 않은 부분도 많은데 첫 삽이라도 뜰 수 있도록 하겠다. 강희복 시장은 아산발전과 일을 위해 살았다는 모습을 남기겠다. 정남균 부시장은 레임덕 없이 일 할 수 있도록 공직분위기를 책임지고 잡아줄 것을 부탁한다.
▶정남균:더 당부할 말은 없는가.
-시장: 타시도의 부조리 등을 거울삼아 비리로 얼룩지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대해 달라. 앞으로 어떠한 종류라도 음해나 루머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대응할 것이다.
미국출장은 2월5일밤 귀국하는 것으로 끝난다. 나는 민관선 10여 년을 아산시장으로 일했다. 지금까지 밝힌 것 이외에 시장에 대해 궁금한 것이 있다면 2월8일 기자들과 대화의 시간을 갖겠다. 그때는 사적이든 공적이든 어떤 질문이든 받을 것이다.
<이정구 기자>
강희복 시장의 시민들께 드리는 편지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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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신도시 이미지를 배경으로 한 강희복 시장의 캐리커쳐. 1월27일 출국한 강시장이 편지의 마지막 부분을 1월28일로 적어 편지 작성시점에 대한 의문점이 생기기도 한다. |
사랑하는 나의고향 아산시민여러분!
그동안 저의 임기 중 저에게 보내주신 믿음과 사랑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15세부터 꿈꾸어온 고향을 섬길 수 있는 자리에서 대과없이 최선을 다해 일 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시민여러분의 관심과 격려 때문이었습니다.
스마트 아산을 이루기 위해 개척자로서 아산의 미래를 창조하기위해 최선을 다해주신 일 천여공직자 여러분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언제나 뜻을 같이하며 제가 일 할 수 있도록 희생하며 도와주신 분들과 한나라당 당원 동지여러분들에게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저 강희복은 이번임기로 아산시장 생활을 마감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동안 제 나름대로 확실한 국가관과 공직관을 갖고 33년간 국가와 고향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 헌신적으로 노력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임명제 아산군수 1년6개월과 선출직 아산시장 8여년을 공직자들과 함께 뼈를 깎는 각고의 노력으로 이제는 우리 아산시가 지방자치행정의 산 교훈의 모델로 자타가 인정할 만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시민여러분과 가까이에서 저를 믿어주시고 희생적으로 도와주신 모든 분들게 가슴속 깊이 감사를 드리며 글로 표현 할 수 없는 송구스러운 말씀도 함께 드립니다.
저 자신이 이러한 결정을 하기까지 괴로웠던 부분은 추진 중에 있는 대형프로젝트를 성숙하게 다듬어 가려고 했습니다만 저의 건강을 위해서는 휴식과 안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전문의의 권유와 저의 가족 또한 전문의의 권유를 간과 할 수 없다는 간구로 불가피한 결정을 하게 되었다는 것을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나 시민여러분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우선 아산시청 공직자들은 행정의 전문성, 공직자로서의 사명감과 책임감이 전국 어느 지방자치단체의 공직자들과 비교할 때 최 상위 그룹에 속해있습니다.
또한 아산의 미래를 가늠할 주요정책과 프로젝트들이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그 틀이 마련되었으며, 대부분의 주요사업 계획들이 확정추진 중에 있습니다. 아울러 잔여임기인 6월말까지 이런 사업들이 차질 없이 추진 될 수 있도록 다듬고 또 다듬어 나갈 것입니다.
더욱이 지역발전에 뜻을 갖고 있는 후배들에게 자리를 넘겨주는 것도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제 저는 변함없이 위대한 아산의 위대한 아산을 사랑하는 시민으로, 아산의 미래와 발전을 위해서 한나라당의 선배당원으로서 후진을 양성하며 살아갈 것을 다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0. 1. 28
아산시장 강희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