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천초등학교 이영구 교장이 학교 운동장의 플라타너스나무가 득보다 실이 크다며, 베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
“내가 학교 운동장의 플라타너스를 베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백년대계를 위함이다. 나무를 없애는 것 자체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학교 사정을 알면 이해할 것이다.”
1월7일(목) 온양1동 주민자치센터를 찾은 강희복 아산시장과 온천초등학교 이영구 교장 사이에 설전이 벌어졌다. 학교 운동장의 나무를 베어야 한다는 이영구 교장의 주장에 강희복 시장이 “절대 안된다”며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심지어 강 시장은 임의대로 운동장의 나무를 베어 없애는 학교에 대해서는 당국에 고발조치까지 하겠다는 강한 의지도 보였다. 이에 몇몇 주민들은 강 시장의 말에 동조하며 이영구 교장을 노골적으로 비난하는 목소리까지 들렸다.
주민과 대화가 끝난 후 “학교운동장의 나무를 베는 것이 환경·교육·정서 등을 생각할 때 바람직한가”라고 묻는 기자에게 이 교장은 “그래도 현재 플라타너스 나무는 베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장은 “정년퇴직을 1년 앞둔 내가 온천초에만 3번째 근무하기 때문에 누구보다 학교사정을 잘 안다. 시장님이 학교운동장에 와서 실상을 좀 보고 이야기 했으면 좋겠다”며 못내 서운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이 교장에 따르면 도교육청과 국비예산을 확보해 야구연습장과 휴게소를 짓는데 플라타너스나무 때문에 부지확보가 안된다는 것을 첫 번째 이유로 꼽았다. 뿐만 아니라 나무가 너무 크다보니 비바람과 태풍 등으로 플라타너스 나뭇가지가 잘려 인근주택가로 날아들고, 가을철 낙엽도 주민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또 봄철 플라타너스에서 발생한 꽃가루가 어린이들에게 피부알레르기와 천식을 일으키고, 여름철이면 미국흰불나방, 방패벌레 등이 발생해 혐오감을 주고, 나무에 소독을 할 때마다 학생들이 1주일 이상 운동장 사용을 할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때문에 이 교장은 “득보다 실이 많은 학교 운동장의 플라타너스를 과감하게 더 좋은 수종으로 교체하는 것이 백년대계에 맞다”고 말했다. 이 교장은 또 “지난 가을에 수거한 낙엽만도 교내에 100여 포대가 방치돼있다. 소각도 매립도 할 수 없어 정말골치다”라며 대안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이정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