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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보다 소중한 것을 배웠어요”

이은미(37·두정동 아~맛있겠다! 먹고가자 대표)

등록일 2010년01월06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아~맛있겠다! 먹고가자’ 이은미 대표의 새해소망을 들었다.

‘아~맛있겠다! 먹고가자’
천안시 두정동의 한 분식점 이름이다.

추위에 따끈한 국물이 생각날 때면 들르는 곳이다. 오뎅, 순대, 튀김, 호떡, 떡볶이, 어묵, 핫도그, 쫄면, 잔치국수, 라면, 김밥, 옛날도시락, 김치찌개, 된장찌개, 비지찌개…. 술한잔 생각날 때는 닭볶음탕, 뼈다귀감자탕 등 특별주문 요리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 분식점 대표 이은미(37)씨는 올해가 아주 특별하다. 호랑이띠인 그녀가 천안시에 정착해 첫 호랑이띠해를 맞은 것이다. 그것도 60년만에 한 번 찾아온다는 백호랑이띠의 해.

그녀의 억척스런 삶에 운명이나 운세 같은 것은 그다지 문제될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다들 좋다고 하니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고 한다.

고향인 당진에서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하던 그녀가 천안까지 온 사연은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그녀는 한때 본인이 태어나서 자란 당진에서 벗어나는 것이 소원이었다고 한다. 대도시에서 생활하는 친구들이 부러웠고, 마치 자신은 작은 울타리에 갖혀 있는 것 같은 답답한 기분이 들었다고.

그래서 그녀는 모든 것을 접고 한때 유행처럼 번지던 PC방을 대전의 한 고등학교 앞에서 창업했다. PC방은 상상 이상으로 잘 됐다. 그녀는 조금 더 욕심을 내서 2호점까지 냈다. 그러나 호황도 한때였다. PC방 산업이 정점에 이르렀을 때 너도나도 창업에 뛰어들어 적자경쟁이 시작됐다. 당시 그녀도 벌었던 돈까지 모두 허공에 날린 채 홀홀단신 도망치듯 대전을 떠나 천안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천안시의 한 외진 곳에 방 한 칸 마련하고, 세상과 철저하게 벽을 쌓았다. 심지어 부모님과도 몇 년간 연락을 끊었다. 그때 그녀는 전자장비 부품공장의 한 생산라인에 취업해 처음부터 인생을 다시 시작했다. 그러는 사이에 새롭게 삶의 안정을 되찾고, 반려자를 만나 결혼도 했다.

“비록 한때지만 어린 나이에 남부럽지 않게 많은 돈도 벌어봤어요. 그러나 모든 것을 잃고 절망과 나락으로 떨어졌을때 저는 철저히 고립돼 있었어요. 그러면서 얻은 교훈이 하나 있지요. 돈도 좋지만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것이 더 행복하다는 것을요. 올해는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 귀하고 소중한 인연을 많이많이 만들고 싶어요.”
 

이정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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