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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통일쌀 북송 및 전국농민대표자 기자회견 출정식이 12월23일 아산시청 광장에서 열렸다. |
“올해 농민들은 통일농사를 지었다. 이제 농민과 시민들의 통일염원을 가득담은 쌀은 북으로 가는 날만 기다리고 있다.”
‘쌀값폭락을 막고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녹이자’며 충남 12개 시·군에서 모인 통일쌀이 12월23일(수) 아산시청 광장에 집결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농민회총연맹 충남도연맹 등은 이날 아산시청에서 볏가마 야적시위를 벌이고 있는 아산농민회와 합류해 출정식과 함께 ‘충남 통일쌀 북송 및 전국농민대표자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모인 쌀은 올해 대북쌀지원을 위해 농민들이 통일경작지에서 농사지은 통일쌀과 쌀대란 해결을 요구하며 충남 12개시군 농가에서 모은 것이다.
지난 1년간 충남 농민들도 아산을 비롯해 공주, 당진, 서천, 천안, 보령, 부여, 청양, 논산, 예산, 홍성, 서산 등에서 40㎏들이 250포대를 수집했다.
이날 출정식에서 전농 한도숙 의장은 “남북관계의 개선과 한반도의 평화를 이명박 정부가 진정으로 바란다면 지금이라도 진지한 남북대화가 필요하겠지만 긴 시간 꽁꽁 얼어버렸던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1만톤 중국산옥수수 지원을 우리쌀로 바꾸고 그 규모도 해왔던 대로 40만톤의 쌀로 보내야 한다. 농민들은 차디찬 겨울바람에 남북관계에 훈풍을 기대하며 다시 한 번 대북쌀지원재개를 간절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충남도연맹 김영호 의장은 “올해 봄, 쌀값이 올라야할 시기에 오히려 하락하는 등 산지에서 이상조짐이 나타나면서 농민들은 가을 쌀 대란이 예상된다며 줄곧 정부에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그러나 정부는 무대책으로 일관하며 오히려 지난 해 쌀값이 너무 높았기 때문이라며 책임을 회피해 쌀대란을 부추기며 화를 자초했다. 뒤늦게 추가매입 대책을 내놓았으나 결국 쌀값은 회복되지 못하고 농민들은 쌀값폭락의 고통을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2009년이 저물고 있지만 쌀대란은 끝나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창고에 가득한 쌀과 전국의 시군청 앞에 농민들이 야적해 놓은 쌀은 2010년 더 큰 쌀 대란을 예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하다며 가장 확실한 대책은 대북쌀 지원이라고 주장한다. 최근 타미플루 대북지원이 MB정부들어 처음으로 당국간 인도적 지원이라며, 여기에 대북쌀지원 재개는 꽁꽁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녹이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또 통일쌀 사업의 의미는 ▶수입 농산물 개방과 각종 FTA로 쌀 가격 하락, 농업 포기 등 설 곳을 잃어가는 남측 농민들의 활로 개척 ▶파탄 지경에 빠진 남북관계를 민간의 힘으로 회복 ▶매년 400만석의 쌀을 북에 지원하는 대북쌀지원법제화 실현 ▶남북 공동 농업 정책 수립과 통일 농업 실현을 모색하는 계기가 된다고 밝혔다.
쌀 한 가마니 16만원에서 12만원으로 폭락
“대북쌀지원재개 법제화로 쌀값폭락 막아내고 통일농업 실현하자” 이날 농민 주장의 핵심이다.
전농 충남도연맹에 따르면 작년 16만원하던 쌀 80kg 한가마니 값이 최근 12만원까지 떨어졌다고 한다. 쌀값이 이처럼 폭락하게 된 것은 대북 쌀지원 중단이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전농 충남도연맹 김영호 의장은 “이명박 정부는 전국 곳곳에 우리 쌀이 쌓여 있는데도 중국산 옥수수로 대북 지원을 하겠다는 비상식적인 정책을 취하고 있다”며 “2000년 이후 매년 평균 40만톤 규모의 대북쌀지원은 쌀 수급과 쌀값 안정에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2008년 대북쌀지원 중단으로 재고미 증가와 늘어나는 수입쌀로 쌀값 폭락은 물론 재고미 처리를 위해 국민의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산시청에서 오전10시 출정식을 가진 이들은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쌀대란 해결! 대북쌀지원 재개! 농협개혁! 농민대표자회의’를 열고 정부에 대북쌀지원 재개와 법제화를 촉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볏가마를 싣고 행사 장소로 향하던 트럭들이 서울시내 곳곳에서 경찰들의 저지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일부 농민들은 “합법적인 집회신고를 마쳤는데, 경찰들이 저지하는 것은 정부비판에 대한 재갈물리기며, 공권력 남용”이라며 경찰에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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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출정식에는 충남과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농민과 통일쌀이 아산시청에 집결한 가운데 열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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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농민회(회장 장석현) 회원들이 이날 아산시청에 야적했던 볏가마를 북송용으로 운반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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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올라온 통일쌀이 아산시청 앞 광장으로 모여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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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올라온 통일쌀이 아산시청 앞 광장으로 모여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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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시청에서 출정식을 마친 차량들이 서울로 향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