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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싸고, 푸짐하고, 맛까지 끝내줘요”

<인터뷰> 이군자(56·먹거리장터 12호점 대표)

등록일 2009년12월07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이군자 대표가 갓 건져낸 소머리 고기를 손질하고 있다.
주머니 사정은 뻔한데, 값싸고, 푸짐하고, 맛까지 끝내주는 집을 찾는다면 여기만한 곳이 또 있을까. 뭔가 특별한 맛이 생각날 때 부담없이 찾는 집이 있다.

아산시 전통시장 먹거리장터에 위치한 12호점(대표 이군자). 이 곳은 간판이 따로 없다. 그냥 ‘12호’가 간판이고, 식당이 위치한 곳이다.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이군자 대표의 손맛에 한 번 중독되면 꼭 다시 찾게 된다는 것이다. 이곳의 대표 음식은 삼합.

돼지머리고기에 푹 삭힌 홍어 그리고 막걸리 한 주전자가 단 돈 2만원이다. 꾸덕꾸덕하고 오돌오돌하게 잘 삶아진 돼지머리고기와 홍어 한 점을 묵은지에 돌돌말아 오물오물 씹으면 표현하기조차 힘든 발효음식 특유의 조화로운 맛이 입안가득 퍼진다. 

이때 텁텁하면서도 시원한 막걸리 한 사발을 벌컥벌컥 들이키면 거칠어진 입안을 말끔하게 씻어준다. 또 뭔가 허전하다 싶을 때면 선지해장국이나 국밥으로 속을 든든하게 채울 수 있다.

코가 뻥 뚫리고 머리를 맑게 해주는 홍어찜 한 접시에 1만원, 홍어를 야채에 매콤새콤하게 버무린 무침도 1만원이면 맛볼 수 있다. 삭힌 홍어회 특유의 퀴퀴한 맛에 적응이 안 된 사람은 무침이, 코끝을 찡하게 자극하는 강한 맛을 보려면 찜이 제격이다.

이 곳 음식 맛이 특별한 또 다른 이유는 전라도 음식을 인천 아줌마가 충청도 인심으로 푸짐하게 담아준다는 것이다. 고향이 인천인 이군자씨는 어릴 때부터 손님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사람을 좋아하던 아버지가 있었다.

손님이 찾아올 때마다 어머니는 손님들에게 접대할 음식을 만드셨고, 그때 어깨너머로 어머니의 손맛을 배웠다. 그리고 어머니가 안 계실 때면 이군자씨가 아버지 손님들에게 음식을 대접하기도 했는데 이때부터 입맛 까다롭던 아버지는 물론 손님들까지 이군자씨의 음식맛을 최고로 평가해 주셨다. 이군자씨는 그 음식솜씨를 그대로 아산으로 옮겨와 30여 년간 식당을 운영해 왔다.

더 없이 넉넉한 미소를 머금은 이군자씨는 직접 수산시장에서 홍어를 사다가 삭히고, 돼지머리고기를 삶는다. 오늘 저녁 부담 없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곰삭은 묵은지에 꾸덕꾸덕한 머리고기와 홍어 한 점 얹어 먹을 생각에 벌써부터 입안가득 침이 고인다.
011-9800-5295

부담없는 가격의 차림표. 이 중 일부 음식은 월1회 반값 행사를 갖기도 한다.

 

이군자 대표가 시장에서 직접 구입해 삭힌 홍어 덕분에 저렴한 가격에 넉넉하게 맛 볼 수 있다. 퀴퀴하고, 구리구리한 향이 표현하기 힘든 독특한 맛을 선물한다.  

 

꾸덕꾸덕하게 굳은 머리고기는 오독오독하고 찰진 식감을 느끼게 해준다.

먹거리장터의 삼합은 간편하게 포장해 야외 행사장에서도 얼마든지 즐길 수 있는 간편 음식으로 사랑받고 있다.

이정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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