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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시민의 분노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

“왜, 천안 정치인들이 아산시의 미래까지 걱정하는가”

등록일 2009년09월28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아산시민이 모이는 행사장마다 천안시의 정치권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번져가고 있다.

“아산시를 접수하라. 천안시 정치권의 최근 행보는 마치 조폭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킨다. 특히 천안시의회의 천안아산통합 관련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는 장면은 제국주의 열강들의 선전포고 장면을 보는 듯했다.”

천안의 정치권에서 두 도시의 통합을 추진하는 이유는 ‘천안시민의 여론을 들어보니 아산시와 통합을 원하더라. 두 도시가 합쳐지면 정부지원도 받을 수 있고, 도시 발전과 성장속도도 빨라지고, 중복투자 없이 이미 있는 시설 같이 이용하고 얼마나 좋은가. 당장 합치자’는 내용이다.

통합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그들의 모습에서는 아산시민의 정서나 사회적 경제적 부작용 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어 보인다.

심지어 중앙정치의 기류, 중앙정부의 정책방향 등이 언젠가는 강제통합으로 가지 않겠냐며, 천안시와 아산시의 통합대세론까지 주장한다. 어차피 강제로 통합될 바에야 인센티브까지 지원받는 자발적인 통합이 서로 좋지 않겠냐는 것이다.

이에 반해 아산지역의 반응은 한마디로 ‘너나 잘하세요’다. 현재 아산지역의 정서는 ‘KTX역사명칭 관련해서도 아산시 대문에 천안시 간판을 달더니, 한 술 더 떠 아산시민을 잘살게 해 줄 테니 아산시 살림을 천안시에 맡겨라’는 오만한 요구로 받아들이고 있다.

심지어 아산출신 충남도의회 이기철 의원은 “일본 위정자들이 일본과 한국 모두 잘살게 해주겠다며 한일합방을 추진한 것과 다를 바 없다”며 흥분하기도 했다. 

지난 한 주 아산에서는 정치권뿐만 아니라 17개 읍면동 각계 단체를 중심으로 ‘천안발 천안아산통합 논쟁을 당장 집어쳐라’며 분노하고 있었다.

아산시 거리 곳곳에는 대형 현수막이 걸리고, 읍면동에서 나온 수 백명의 지역 어르신들이 한 자리에 모여 머리띠를 두르고 “천안 놈들이 뭔데 지들 맘대로 합치자고 말하냐”며 흥분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앞으로도 아산에서 열리게 될 크고 작은 행사장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아산시의 천안시에 대한 반감이 극도로 커지고 있다.

아산시민모임 김지훈 사무국장은 “이러한 지역의 갈등은 충분히 예측 가능했던 일이다. 무책임한 정부와 지역정치인들이 검증되지도 않은 효율성, 합리성, 경제성을 이유로 또는 그 반대 논리로 지역사회를 더욱 대립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런 식이라면 통합이 돼도 통합이 무산돼도 그 후유증은 쉽게 치유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서로 감정의 골만 키워 상처만 남길 뿐이다”라고 말했다.

천안-아산 통합관련 아산시의회 긴급 의원회의

천안-아산 두 도시에 대해 일방적으로 통합을 추진하는 천안시의회를 향한 아산시의회의 규탄성명서.

아산시의회 의원 전원이 천안아산통합에 반대한다며 연대서명을 가졌다.

아산시의회(의장 김준배)는 9월25일 오전 9시 아산시의회 의장실에서 긴급 의원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의원회의는 9월23일(수) 천안시의회가 천안-아산통합건의서를 충청남도에 제출한 것에 따른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였다.

아산시의회는 성명서를 통해 “천안시 의회가 통합건의서를 충청남도에 제출한 것은 아산시민들의 통합반대 의사를 무시한 일방적인 행위로 참으로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다”며 “이를 26만 아산시민과 함께 분개하면서 규탄한다”고 밝혔다. 

또 천안과 아산은 역사적으로 뿌리를 같이 할 수 없는 서로 다른 역사성과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아산시의 의사를 분명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산시민의 정서에 반하고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통합론이 계속 제기된다면 아산시의회는 26만 시민과 함께 응분의 책임을 물을 것이며 이에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김준배 의장은 “행안부에서 추진하는 통합은 여러 가지 행정의 효율성을 위해 인구가 적고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역을 통합해서 발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아산-천안은 이와는 무관한 도시이므로 절대 합칠 수가 없고 통합 될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 “모든 의원들은 지역구 행사장 등에서도 시민들에게 통합에 대한 문제점과 부당성을 많이 홍보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어 아산시의회는 아산-천안 행정구역 통합 반대 의견서와 건의서를 각각 충청남도와 중앙정부에 제출키로 하는 등 강력 대응하기로 했다.

천안-아산 통합론 지역사회 잇단 반발 확산

 

천안아산통합논쟁 때문에 송악면에서 분에 못이겨 나왔다는 한 어르신이 현수막을 지켜보고 있다.

천안과 아산의 통합 반대결의문에 서명한 아산시주민자치위원장들.

아산시주민자치협의회(위원장 서장석)는 9월21일(월) 시청상황실에서 9월 주민자치위원장 협의회 월례회를 개최했다.

이날 협의회 주내용은 제9회 전국주민자치박람회 견학, 신종플루엔자 예방에 대한 홍보방안 회의와 주민자치위센터 운영 희망근로 활용건에 대한 토의를 가졌다.

이날 회의를 마친 아산시주민자치협의회 회원들은 최근 천안 정치권에서 시작된 천안ㆍ아산 통합논의에 대해 아산시는 인구증가율 전국2위, 수출 전국1위 등 역동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써 천안과의 통합은 있을 수 없다며 만장일치로 의결하고 서명했다.

원주민과 외지인구 유입 등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온양6동 주민들은 아산지역을 살리고 젊은 세대들에게 아산을 물려주기 위해 아산·천안 통합반대에 적극적인 반대운동을 펼치고 주민들을 대상으로 반대 서명운동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9월23일(수) 온양 6동 주민들은 통장협의회를 중심으로 최근 정부의 행정구역 개편 논의에 편승해 천안시 일부 정치권에서 일방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아산시와 천안시의 통합 논의 자체가 부당하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온양6동은 아산시 인구 10%이상을 차지하는 신흥개발지역으로 2만6000여 명의 주민들이 아산·천안 통합론이 사라질 때까지 반대운동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온양6동 최학선(56) 통장협의회장은 “아산시민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천안에서 일방적인 여론조사를 통해 통합 타당성을 주도하는 등 왜곡하는 있는 상황에 지역 시민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으며 지역주민들과 함께 힘을 모아 통합을 반대하는데 적극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온양6동 뿐만 아니라 아산 17개 읍·면·동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9월25일(금) 신창면은 면사무소에서 면민 2만명 돌파를 자축하며 신창면민의 날 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장에 모인 200여 명의 주민들은 “천안시는 아산시를 흡수통합 하려는 야욕을 버려라”는 구호를 외치며 아산천안통합반대 결의대회를 가졌다.

같은 날 아산시근로자복지회관에서는 17개 읍면동 노인회 회원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아산의 뿌리 흔드는 천안발 일방적통합론 절대 반대한다”며 “지역의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천안시 정치권은 각성하라”고 성토했다.

강희복 시장이 ‘천안아산통합결사반대’ 문구가 적힌 머리띠를 두르고 있다.

천안 정치권에서 제기된 천안아산통합움직임에 대해 아산시민들은 일상생활에서도 크게 반감을 느끼고 있다

천안 정치권에서 제기된 천안아산통합움직임에 대해 아산시민들은 일상생활에서도 크게 반감을 느끼고 있다

신창면민의날 행사장에서 통합반대를 주장하는 주민들.

온양6동 통장협의회도 분열과 갈등 조장하는 통합논의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아산시 17개 읍면동 곳곳에는 천안과 아산의 통합을 반대하는 현수막들이 도배되고 있다.

 아산시 17개 읍면동 곳곳에는 천안과 아산의 통합을 반대하는 현수막들이 도배되고 있다.

아산시 17개 읍면동에서 모인 노인회 회원들이 9월25일 아산시의 뿌리를 흔드는 천안아산통합논의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정구 기자>

이정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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