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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시가 매립을 추진하고 있는 인주면 걸매리해안 갯벌에 붉은 칠면초 군락이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현재 분포된 모습만으로도 7가지 이상의 모습이 한 눈에 관찰된다. |
아산시가 매립을 추진하고 있는 인주면 걸매리 갯벌에는 붉은 칠면초 군락이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관련기사 7월21·28일, 8월4일 보도)
일 년에 일곱 번 색깔이 바뀐다는 칠면초는 내만 갯벌의 상부지역이나 물이 자주 들지 않는 곳에 사는 염생식물이다.
걸매리 주민들 사이에서 행여나물로 불리는 칠면초는 파릇파릇할 때 어린 순을 채취해 반찬으로도 먹었다고 한다. 쌍떡잎식물 중심자목 명아주과로 분류되는 칠면초(학명 Suaeda japonica)는 한방에서는 염생식물을 이용해 해열제로도 사용된다고 알려져 있으며, 한국과 일본에서만 발견된다.
칠면초는 8∼9월에 꽃이 피며 잎겨드랑이에 수꽃과 암꽃이 모여 2∼10개씩 달린다. 꽃자루가 없는 것이 특징이며, 꽃의 색깔이 처음에는 녹색이지만 점차 자주색으로 변한다. 꽃잎은 없고, 꽃받침은 육질이며 끝 부분이 깊게 5개로 갈라지고, 갈라진 조각은 둥근 달걀 모양이다.
지금 걸매리 갯벌에서는 칠면초의 모든 변화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인주어촌계 용장환 총무는 “어릴 때는 행여나물(칠면초)이 아주 흔했다. 그런데 아산호방조제, 삽교호 방조제가 생기면서 20~30년 전에 모두 사라졌다. 그러다 최근에 다시 나타나 이처럼 광활한 군락을 형성한 것을 보니 반갑고 놀랍다”고 말했다.
칠면초 뿐만 아니라 멸종위기의 희귀식물인 모새달도 군락을 점차 확장하고 있다. 이밖에도 염분을 섭취하며 살아가는 퉁퉁마디, 갯길경 등이 자신의 영역을 넓히려고 갯벌에서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염생식물들의 치열한 세력싸움이 일어나는 동안 풍부한 유기질이 형성되고, 그 사이에서 다양한 생물종들이 살아가고 있다. 특히 칠면초 군락 사이사이에는 뻥 뚫린 구멍과 수북이 올라온 흙집들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군락을 형성한 칠면초와 갯벌에 뚫린 구멍 속에는 황바리(농게)와 청게(방게)가 경계심을 품고 숨어있다. 수북이 올라온 흙집은 알을 품은 암컷 황바리(농게) 들이 산란을 앞두고 몸을 보호하는 곳이다.
숨죽여 지켜보면 청게가 칠면초 군락을 헤집고 다니며, 채식하는 장면도 목격할 수 있다. 간간이 덩지 큰 참게도 나타나 자신의 존재를 과시한다.
갯벌을 매립해 공단을 조성하려는 아산시의 계획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걸매리 해안에서는 다양한 동·식물들이 살아 숨 쉴 뿐만 아니라 생태계가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사라졌던 칠면초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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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에 7번 색깔을 변화시킨다는 칠면초의 다양한 모습을 요즘은 한 눈에 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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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에 7번 색깔을 변화시킨다는 칠면초의 다양한 모습을 요즘은 한 눈에 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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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에 7번 색깔을 변화시킨다는 칠면초의 다양한 모습을 요즘은 한 눈에 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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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에 7번 색깔을 변화시킨다는 칠면초의 다양한 모습을 요즘은 한 눈에 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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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에 7번 색깔을 변화시킨다는 칠면초의 다양한 모습을 요즘은 한 눈에 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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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에 7번 색깔을 변화시킨다는 칠면초의 다양한 모습을 요즘은 한 눈에 볼 수 있다. |
“사라졌던 칠면초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것은 대자연의 신비하고 놀라운 복원력 덕분이다. 어쩌면 일방적인 파괴를 일삼는 사람들에게 자연과 상생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준 것인지도 모른다.”
인주어촌계(계장 박용규) 사무실에서 행여나물(칠면초)에 대한 이야기가 한 번 시작되자 어민들 사이에서는 향수 어린 추억들이 끝없이 이어졌다.
먹을 것이 흔치 않던 시절 어머니가 갯벌에서 채취한 행여나물을 반찬으로 만들어 줬던 이야기, 갯벌과 인근 바다를 터전으로 생활했던 부모님과 이웃들 이야기, 또 그 곳에서 4계절 풍성하게 쏟아져 나오던 각종 해산물을 장에 내다팔아 자녀 교육시킨 이야기까지 시간가는 줄 몰랐다.
그 중에서도 특히 흥미로운 것은 이들이 즐겨 먹던 청게 무리가 보름달이 뜨거나 비오는 날이면 모두 칠면초 위로 올라간다는 것이다. 그러면 마을사람들은 칠면초 위를 그물로 훑고 지나가며, 쉽게 청게를 잡을 수 있었다고 한다.
신비한 자연현상과 함께 그 자연을 이용해 지혜롭게 생활하던 어민들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단편적인 예다.
현재 인주면 걸매리 해안에는 가을단풍을 연상시킬 정도로 칠면초가 붉게 갯벌을 물들이고 있다.
염생식물은 해안습지 건강의 척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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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위기의 희귀식물 모새달도 걸매리 해안의 갯벌에서 발견됐다. 모새달도 척박한 환경에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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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분에 강한 갯길경도 척박한 환경에 적응하며, 새롭게 자리잡고 있다. |
“수산자원의 감소는 갯벌을 비롯한 해안식생대의 감소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하지만 지금도 우리나라는 염생식물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해 체계적인 관리방안이 없다. 심지어 쓸모없는 식물로 취급해 식생대 파괴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그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한국종합환경연구소 이승호 수석연구원의 지적이다.
그는 또 “습지식생대 파괴는 습지생물의 서식처 감소로 종다양성이 낮아져 해양생태계 전반에 파괴적인 교란을 야기 시킨다”고 경고했다.
그 예로 해안습지가 급속히 사라지는 시기에 연안에서 수산자원이 빠르게 감소했고, 여러 부분에서 해양환경 변화가 감지됐다는 것이다. 특히 적조의 발생건수와 발생지역이 확대되고, 수산자원의 경우 어획량이 급격히 감소된다고.
인주면 걸매리 해안에 염생식물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는 점은 매우 주목할 만한 현상이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해안습지는 조석간만의 차이가 크고 해안경사가 완만한 곳에서 육지로부터 운반된 모래나 점토질이 퇴적된 곳으로 주기적으로 바닷물이 잠겼다 빠졌다를 반복한다. 그러나 퇴적지형만으로는 생태적 기능이 불안전하다. 때문에 갯벌 상부에 식생대가 형성돼야 비로소 생태학적 안정화를 이룬 것으로 본다. 이 식생대를 구성하는 것이 바로 염생식물이다.
갯벌생태 전문가 여길욱씨는 “해안습지의 식생은 염분 때문에 생육조건이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때문에 해안습지는 염생식물이 군락을 이루면서 안정된 생태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걸매리 해안의 갯벌이 바로 이 안정화 단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 차수철 국장은 “걸매리 해안에서 히라시라고 부르는 실뱀장어와 우럭 치어들이 많이 잡히는 것은 그만큼 걸매리 해안이 산란이나 번식장소로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서해안의 난개발이 심각한 상황에서 걸매리 갯벌마저 매립한다면 걷잡을 수 없는 해안생태 교란이 발생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서해안은 국토확장, 식량증산, 담수확보, 발전소건립 등 지금까지 수많은 간척사업이 지금까지 이뤄졌고, 앞으로도 진행될 예정이다. 갯벌매립이 한 번 이뤄질 때마다 해안생명체는 몰살을 당했고, 걸매리 해안에서도 이미 경험한바 있다.
이곳 어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걸매리의 갯벌이 복원되는 데 최소 30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현재 아산시, 충남도, 국토관리청, 평택해양항만청, 금강유역환경청 등의 관련부서는 대림산업㈜이 제출한 인주지구 해면부매립에 대한 사업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이 계획에 따르면 민관합동개발로 이뤄지는 430만8000㎡(130만평) 갯벌매립 사업에 총 5080억 원이 투입되고, 올해부터 사업을 시작해 2018년 완료할 예정이다.
아산시는 이번주 중에 각 관련부서의 의견을 모아 종합의견서를 충남도에 제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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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면초 군락 사이사이에서 발견되는 게들의 생활터전. 숨죽여 관찰하면 들락날락 오가는 게들의 모습을 흥미롭게 관찰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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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시간 구멍뚫린 갯벌을 숨죽여 관찰하자 경계심 많은 황바리(농게)가 빼꼼 모습을 드러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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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가을단풍을 연상케 하는 칠면초 군락 사이사이에서는 갯벌의 신비한 자연현상을 한 눈에 관찰할 수 있다. |
<이정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