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사 주차장 내 인도 위에 그려진 주차면으로 네티즌들의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네티즌 불만 목소리 쇄도...현충사 묵묵 부답
민족의 성지이자 주민 편의 시설인 현충사 주차장이 유료화되자 관광객과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또 인도까지 주차면으로 도색한 것에 대해 휴식공간을 아예 주차시설로 변질시키고 있다고 강한 반발심을 일으키고 있다.
아산시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에서 한 네티즌은 “휴식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아산시가 그나마 주민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공간마저 유료화해 서민들을 더욱 서럽게 만들고 있다”고 성토했다.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현충사 유료화 반대추진위원회는 지난 3월30?31일 양일간 현충사 주차장에서 시민서명을 하자 관광객들이 대거 몰려 불만을 토로했다.
또 차없는 시민들의 경우 보통 가족단위로 현충사에 찾아가려면 4천여원씩 하는데 그나마 ‘주차요금은 싸다’며 유료가 되든, 안되든 현충사를 편하게 찾을 수 있는 공간이 되게 해달라고 주문했다.
유료화 되더라도 아산, 천안시민들은 자주 찾는 곳이니 만큼 해당지역 주민은 주민등록증만 제시하면 무료로 해주든지, 편리한 공간을 제공하는 등의 대책을 내놓는 네티즌도 잇따랐다.
특히 인도가 놀이터나 자리를 깔고 놀 수 있는 휴식공간 이었는데 주차면으로 변하면서 네티즌의 목소리는 더욱 거세졌다.
김은경 네티즌은 “아이들이 아장아장 뛰어 놀던 인도까지 주차면으로 활용하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현충사 관리소 직원의 가족이라고 밝힌 네티즌은 “참배객이 많이 찾는 때가 오면 주차능력이 한계에 이르러 어쩔 수 없이 보도위로 차를 올린다. 그곳은 어린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 예비주차장일 뿐이다”는 해명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민들은 인도까지 주차선을 그어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했던 공간까지 유료화해 소득을 올리려는 현충사 측이 ‘돈독이 오른 것이 아니냐’며 강한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한편 이와 관련해 민주노총, 민주노동당, 전노련, 아산사랑 시민단체, NCC 인권위원회, 민주주의 민족통일 전국연합, 충청총련, 참세상 일꾼회 등 시민단체들은 오늘 7일(토) 온양온천역에서 현충사 유료주차장 반대 및 현충사 관리사무소의 안일한 대책에 대한 궐기 운동을 펼치기로 했다.
특정단체 특혜 의혹
인도까지 주차면으로 활용하고 주민의 휴식공간까지 빼앗은 유료주차장이 한 단체에 특혜를 주고 있다는 의혹마저 증폭되고 있다.
현충사측은 해병전우회와 위·수탁협의를 하기전 아산시와 협의했었다.
협의과정에서 현충사측은 아산시에게 위탁 단체가 징수시스템 및 노면설치를 부담하라고 조건을 내세웠는데 해병전우회는 이같은 전제조건을 내세우지 않고 현충사 자체예산으로 설치해 의혹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현재 설치한 주차징수 시스템은 자체예산 4천6백만원을 투입해 위탁 관리자인 해병전우회에 특혜를 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현충사 관리사무소는 보도블록이 깔려있는 현충사 광장에 3백30만원의 예산으로 주차선 도색작업을 실시해 3백49면의 주차면을 도색, 총 6백52면의 주차면적을 확보했다.
그러나 아산시와 주차장 위·수탁협의 과정에서 경외주차장의 주차현황을 2백93면으로 명시하고 이를 토대로 협의를 거쳐 시 관계자는 물론 시민들의 의구심을 사고 있다.
현충사 관계자는 “수탁자가 주차징수시스템을 설치하면 계약기간을 최소 3년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계약 만료 후 수탁자를 임의 선정할 수 있어 자체 공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노점상, 다시 주차장에
현충사측, 계고장 발송
현충사 유료주차를 둘러싸고 노점상과 갈등을 빚어 노점상이 위탁단체인 해병전우회에게 강제 철거를 당하기도 했으나 다시 노점을 현충사 주차장 안에 세웠다.
이에 현충사측은 노점을 철거하지 않으면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시에 고소하고 벌금을 물릴 수도 있다는 계고장을 각 노점상에 보냈다.
이에 노점상인들은 처음부터 절차를 밟아 나가라고 했다면 무리가 되지 않았을 텐데 불법은 현충사측이 자행해 놓고 이제 와서 무슨 법대로 하겠다는 것이냐며 조롱하고 있다.
노점상인들은 그동안 현충사측과 위탁단체인 해병전우회에 큰 상해 및 재산상 손해를 입은 만큼 상점을 철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여 갈등 양상이 새롭게 번져가고 있다.
성웅 이순신 탄신일이 가까워졌다
일련의 일들이 계속되면서 온양문화제 및 성웅 이순신장군 탄신 기념일이 머지 않아 현충사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최소한의 불편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높게 일고 있다.
관리소와 해병전우회, 노점상, 시민단체, 시민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갈수록 집안싸움이 밖에까지 번져 가뜩이나 침체된 관광아산의 이미지를 훼손시킬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특히 성웅 이순신 장군 탄신 기념일인 4월28일을 전후해 관광 아산이 다시 한번 빛을 발할 수 있는데 이런 싸움이 오래 지속돼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주차장 유료화를 전면 백지화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높게 일고 있다.
유료화 추진의 적정성 여부도 검증되지 않은 채 민족의 성지가 자칫 장사꾼 일색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의견은 주로 시민단체들의 입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또 해병전우회와 맺은 위·수탁도 백지화해 문제의 근원을 처음으로 돌리자는 의견이다.
현재 노점상들도 기업형과 생계형 등을 가릴 수 있는 단체에 의뢰해 생계가 곤란한 사람만 상점을 차릴 수 있게 하되, 인도 점유 및 미관 훼손을 하지 않는 선에서 양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자는 것이다.
일부 시민의견으로는 양성화되기 이전에는 콘테이너박스 등 규격화된 상점을 설치, 미관을 최대한 살리면서 위생적으로 장사할 수 있도록 하자는 제의다.
그러나 이러한 의견이 노점상-해병전우회-현충사관리사무소 등이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어 일의 순서가 구상대로 풀어질지 여부에 대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