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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구 기자의 생각정리 |
장호순 교수는 충언련과의 인터뷰에서 “이 지사께서 사과한 것을 바람직하게 생각한다”며 “이를 받아 들여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 교수는 대전방송(TJB) ‘이슈인 충청’ 재녹화 과정에서 자신을 제외한 것과 관련해서도 “제작환경 등 전체적으로 납득할 만하다고 생각돼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장 교수가 양 측의 사과를 받아들이기로 함에 따라 파문은 하루 만에 일단락될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누가 보더라도 이완구 지사와 대전방송이 충남도민과 시청자들을 기만하고 무시한 행동이었다. 그러나 장 교수는 성급하게도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겠다는 무책임한 말까지 해버렸다.
장호순 교수의 말과 행동이 정말 실망스럽다. 이완구 지사가 장 교수에게 했다는 사과가 당사자들에게는 중요할는지 몰라도 충남도민들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장 교수가 이해한다는 대전방송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제작환경이나 시간이 얼마나 쫓겼는지 몰라도, 방송국 내부사정까지 시청자가 이해하고 봐줘야 하는가.
이완구 지사 홍보방송이라는 오명을 받지 않으려면 방송을 취소하거나 시청자들에게 공개사과하고, 재녹화해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장 교수는 이완구 지사와 대전방송에게, 충남도민과 시청자들에 대한 사과와 해명을 먼저 요구했어야 옳았다.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방송녹화를 한 후, ‘장 교수를 설득했으니, 문제될 것이 없다’며 방송 강행 입장을 고수하던 대전방송은 시민단체의 압박 수위가 올라가자 뒤늦게 문제의 ‘이슈인 충청’ 방송계획을 철회하고 대체프로그램을 내보냈다.
비상식적인 대전방송 녹화사건은 이미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정작 이완구 도지사와 대전방송은 자신들에게 쏠린 시선을 인식하지 못한 채 ‘장 교수 달래기’로 은근슬쩍 넘어가려 한 얄팍한 수가 들통 났다.
더 큰 망신당하기 전에 이완구 도지사는 충남도민에게, 대전방송은 시청자에게 진정어린 공개사과를 해야 할 것이다. 장호순 교수 역시 언론인을 양성하는 교육자로서 이번 사태의 본질적인 문제를 축소하려 했다는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