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충청권 민심이 크게 요동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은 온양온천역 광장에서 한 시민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언을 읽으며 눈물흘리는 장면)
한나라당이 울상이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민심이 급격히 이반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가 지난 5월31일 성인 4236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결과 정당별 지지도는 한나라당 26.4%, 민주당 25.8%, 자유선진당과 민주노동당 각 5.3%, 창조한국당 2.1% 순이었다. 한나라당 자체조사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간 지지도가 불과 0.6%포인트에 불과할 만큼 민심 변화가 급격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에 앞서 <한겨레>가 지난 30일 벌인 여론조사 결과는 민주당이 27.1%로 한나라당(18.7%)을 8.4%포인트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충청권에서 한나라당 13.3% 대 민주당 33.4%로 변화폭이 가장 컸다.
충청권만 놓고 보면 한나라당 자체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급변’을 실감나게 한다. 충청권에서 민주당이 28.9%, 한나라당 19.5%, 자유선진당 13%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대전은 민주당 29%, 한나라당 22%, 선진당 12%고 충남은 민주당 29%, 한나라당 18%, 선진당 16%다. 충청권에서 한나라당을 비롯한 선진당까지 지지율이 홀쭉하게 빠진 것은 노 전 대통령 서거가 지역정가에 미친 파장의 정도를 가늠하게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한 파장으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지지도가 2004년 탄핵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역전된 것이다.
천안·아산 “소통 없는 정부에는, 민심도 없다”
온양온천역 광장에 설치된 분향소에 시민들이 방명록을 작성한 후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노 전 대통령 영전에는 시민들이 남긴 수많은 애도의 글과 꽃, 담배가 수북이 쌓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은 천안과 아산 시민들에게도 큰 충격이었다.
영결식이 열린 5월29일 자정까지 천안은 3만4900여 명, 아산은 1만8000여 명의 조문객이 분향소를 찾았다.
회사원인 장모(41·아산시 용화동)씨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안타깝고 답답했다”며 “전직 대통령의 힘으로는 풀 수 없는 억울한 면이 많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직까지 특별한 지지정당은 없었지만 이번 서거 사태 이후 민주당에게 한 번 기회를 주기로 마음먹었다”고 밝혔다.
윤삼병(50·농업 천안시 목천읍)씨는 “농민의 한 사람으로써 한미FTA를 밀어붙이는 노무현 정부에 실망이 컸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현 정부의 광우병 위험 쇠고기 수입 결정과 노 전 대통령을 애도하는 시민들을 공권력으로 막아서는 현 정부를 보면서 절망과 분노를 느꼈다”고 말했다.
지역정가 관계자들의 분석과 평가도 크게 다르지 않다.
민주당 충남도당 안장헌(34·아산시 풍기동) 정책국장은 “충청권의 민주당 지지율 상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행정복합도시, 지역균형발전 등에 대한 기억과 이를 역행하는 현 정부에 대한 반감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하지만 시민들의 민심이반은 노 전 대통령 서거 이전부터 형성돼 왔음을 보여주고 있다.
주부인 김인순(38·천안시 봉명동)씨는 “현 정부의 가장 실망스러운 부분은 힘없는 절대다수의 서민들에 대한 배려가 너무 없다는 것”이라며 “특히 무주택 서민의 입장에서 가장 절망감을 느낀 것은 다주택 소유자들에 대한 세금감면 정책으로 미분양아파트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현 정부가 임기 동안 결코 서민들과는 정서적인 공감대를 형성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등돌리기 전국적인 현상
분향소 옆에 설치된 게시판에는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글과 현 정부를 비판하는 글로 도배되고 있다.
시민들이 남긴 글에는 고 노무현 전대통령에 대한 애도와 이명박 정부에 대한 원망의 글로 가득하다.
한나라당에 등을 돌리는 현상은 충남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으로 보인다.
MBC가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해 지난 2일과 3일 이틀간 전국의 성인남녀 1000 명을 대상으로 벌인 전화여론조사(표본 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에 따르면 정당 지지율은 한나라당 25.3%, 민주당은 28.8%로 민주당이 한나라당을 3.5%포인트 차로 앞섰다. 이 밖에 친박연대는 7.4%, 진보신당은 4.2% 순이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서는 부정적 평가가 긍정적이란 평가보다 2배 많은 61.1%로 나타났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한 책임을 묻는 질문에는 ‘외부 책임’이라는 답변이 60.8%로, ‘본인 책임’이란 응답 36.6%보다 많았다. 또 ‘외부책임’이라는 대답의 경우 구체적으로 ‘대통령’이란 응답이 39%, 검찰 27%, 언론 21.9% 순이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의 정책연구소인 여의도연구소가 5월31일 성인 4236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결과에서는 정당별 지지도는 한나라당 26.4%, 민주당 25.8%, 자유선진당과 민주노동당 각 5.3%, 창조한국당 2.1% 순이었다. 이 중 충청권에서는 민주당이 28.9%, 한나라당 19.5%, 자유선진당 13%로 나타났다. 대전은 민주당 29%, 한나라당 22%, 선진당 12%고, 충남은 민주당 29%, 한나라당 18%, 선진당 16%다.
‘한겨레’가 5월30일 벌인 여론조사 결과는 민주당이 27.1%로 한나라당(18.7%)을 8.4%포인트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충청권에서 한나라당 13.3% 대 민주당 33.4%로 변화폭이 가장 컸다.
시민들은 노란 리본을 통해 서거한 노 전 대통령에게 마지막 인사말을 남기고 있다.
<이정구·심규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