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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복지공단은 1년 넘게 기다려 온 삼성반도체 백혈병 피해노동자 5명의 산재 신청 사건에 대해 5월19일(화) 전원 불승인 결정을 우편등기로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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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진실인가
"노동부도, 산업안전보건공단도, 근로복지공단도 결국 진실보다는 삼성편에 섰다."
근로복지공단은 1년 넘게 기다려 온 삼성반도체 백혈병 피해노동자 5명의 산재 신청 사건에 대해 5월19일(화) 전원 불승인 결정을 우편등기로 통보했다. 불승인 통보서에는 뚜렷한 근거도 제시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반도체노동자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은 성명을 통해 “이미 산업안전보건공단의 역학조사 결과로도 충분히 산재인정을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근로복지공단은 5월 15일 기만적인 자문의사협의회를 꾸려 산재여부를 결정했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또 “근로복지공단이 산업안전공단에서 내린 역학조사 결과로도 부족해 자문의협의회를 개최한다고 했을 때 이미 그것이 산재 불승인을 위한 수순임을 알아차렸다”며 “근로복지공단 본부 앞에서 한 달이 넘게 노상농성을 하면서 자문의사협의회 구성을 중단하고 즉각 산재인정을 할 것을 끈질기게 요구했지만 근로복지공단은 온갖 핑계를 대면서 자문의사협의회를 강행하고는 결국 전원 불승인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비난했다.
백혈병 백혈병 가족에게 즉시 연락
삼성은 산재 불승인 결정이 나오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산재신청을 했던 백혈병 투병 노동자 박지연씨 가족에게 먼저 연락을 해서 이번 주 중 집으로 방문하겠다고 연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연씨는 기자와 인터뷰에서 “그동안 삼성은 산재신청을 하지 않으면 치료비를 보상해주고 집까지 고쳐주겠다고 했다가 끝내 산재신청을 하자 수차례 퇴사 권고를 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이어 “간부사원이 집까지 찾아와 백혈병 투병 중인 것을 뻔히 알면서도 회사에 출근하라고 종용하기도 했다”며 몸서리쳤다. 박씨는 현재 삼성전자 온양공장에 근무하다 백혈병 진단을 받고, 휴직 상태다.
박지연씨 가족뿐만이 아니다. 삼성은 최초 이 문제를 제기한 고 황유미씨의 아버지 황상기씨에게도 거액의 금품으로 회유해 산재신청 시도를 차단하려 했다고 한다. 그러나 당시 황씨는 딸의 죽음을 돈으로 대신할 수 없다고 생각해 삼성에 노동조합이 건설될 때까지 이 투쟁을 계속하겠다면서 2년이 지난 지금도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황씨는 ‘삼성백혈병 충남대책위’가 출범했던 2008년 10월22일 충남 천안시까지 찾아와 직접 증언을 통해 폭로하기도 했다.
노골적인 삼성 편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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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복지공단 천안지사 사무실 입구에 부착한 안내 현수막. ( 반올림과 삼성백혈병 충남대책위는 “처음 산재신청을 했을 때부터 노동부는 노골적으로 ‘삼성편’을 들었다”며 이번 산재 불승인 결정이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는 반응이다.) |
반올림과 삼성백혈병 충남대책위는 “처음 산재신청을 했을 때부터 노동부는 노골적으로 ‘삼성편’을 들었다”며 이번 산재 불승인 결정이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는 반응이다.
반올림 이종란 노무사는 “노동부는 처음부터 대책위에게 국가경제의 1등공신이라 불리우는 삼성반도체의 이미지가 훼손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이를 확인해주듯이 근로복지공단 천안지사와 평택지사 담당 조사관들은 대책위와 피해당사자들이 아주 사소한 산재신청 경과를 묻는 것조차 대답을 회피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산재신청 이후 결정이 나는 데까지 2년의 시간이 걸렸다. 한 달 이내로 결정이 나는 산재사건에 대해 삼성백혈병 사건은 접수시점으로부터 1년~2년이라는 시간이 걸린 것이다. 그만큼 산재를 은폐 할 시간을 삼성에 벌어준 셈이다”라고 말했다.
세계 일류기업 삼성 흠집내기?
2008년9월 삼성 관계자는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발생된 질병까지 근로환경과 연관 짓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되는 비과학적 논리’라고 반박했다.
또 수년 전에 퇴사한 직원이 삼성에 근무했었다는 이유를 들어 자신의 병을 삼성의 근무환경 탓으로 돌리는 것 자체가 비과학적 논리라는 것이다.
그는 “다른 직원들은 모두 문제가 없는데, 왜 몇 명의 말만을 듣고 삼성을 매도하려 하는가. 또 지금까지 수없이 거쳐 간 근로자들이 건강하게 생활하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라며 오히려 반문했다.
그는 이어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해 국가경쟁력을 한 차원 높게 만드는 삼성에 흠집을 내는 것은 옳지 않다”는 말을 강조했다. 심지어 ‘삼성을 상대로 뭔가를 얻어내려는’ 부도덕한 행위라는 말로 논지를 흐리기도 했다.
삼성에서 일했던 근로자들이 ▷10대 후반 혹은 20대 초반에 입사해 입사 당시 매우 건강했으며 ▷가족 중에 백혈병은 물론 비슷한 질환의 병력도 없었던 점 ▷근무 당시 안전보호장치나 개인 보호구가 제대로 지급되지 않았다는 증언들 ▷각종 화학물질에 노출된 채 높은 기압과 야간근무를 수반하는 3교대 근무 환경 ▷X선을 비롯한 각종 방사선에 무방비로 노출된 점은 백혈병, 유산, 기형아출산, 생리불순 등의 증상을 보이는 것과 무관한 우연인가.
근로복지공단 천안지사장은 삼성에 근무하던 백혈병 환자들의 산재신청과 관련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 어떤 말도 해 줄 의무도 없고, 말하지 않겠다”고 잘라 말했다.
반올림과 삼성백혈병 충남대책위는 역학조사결과, 전문의 협의회에서 최종 결론을 내린 근거 등에 대해 정보공개를 요청했다. 이들은 역학조사결과와 전문의협의회의 산재불승인 사유를 분석한 후 노동부, 근로복지회관, 산업안전보건공단 등에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