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옥 아산중앙병원 노조 지부장은 요즘 들어서야 살맛이 난다.
그동안 집안 일을 등한시한 것이 두고두고 마음에 걸렸는데 만회의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아산시에서 종합병원으로 잘 나가던 중앙병원. 그러나 작년 11월 부실경영으로 인한 경영악화로 체불임금 및 병원 단수, 단전사태까지 겪었어야 했다.
말이 단전?단수지, 이전의 과정이야말로 황 지부장에게는 피말리는 고통의 기간이었다.
차라리 애를 두 번 낳으라고 하면 낳았지, 최악의 길로 치닫는 경영진과의 싸움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아산시민을 위한 병원으로 거듭나고, 근로자에게도 편한 직장이 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던가. 아니 노력했단 말로 다 할 수 있는가. 그야말로 온몸의 피를 다 수혈하는 기분으로 살았던 한순간 한순간의 기억이 새롭다.
작년 6월 인창재단이 이끌던 중앙병원은 환자수 증가로 수익은 늘은 반면 부실경영으로 인해 형편이 어려워지자 화의를 신청했다. 이로 인해 체불임금이 발생했다. 노사는 경영의 부실을 막아보기 위해 체불임금이 되는 것까지는 참았지만 재단의 수익이 일부 간부들에 쓰여진다는 사실로 노사는 갈등의 국면을 맞았다.
화의에서 시작된 중앙병원 사태는 급기야 환자를 더 이상 받을 수 없는 파업에 이르렀고 병원내에 남은 노조원 11명만이 부도위기 속에 세금까지 밀린 중앙병원 안에서 단전?단수의 사태까지 겪어가며 고통을 감내했다. 이 고통은 비단 노조원이 겪은 것만 아니다. 보건환경이 열악한 아산시민의 건강까지 위협하는 사태였다.
지난 12월 급기야 제3차 경매에 새로운 인수권자가 나타나면서 체불임금과 퇴직금 등 그동안 밀린 숙제가 한꺼번에 해결됐다. 퇴직금의 경우 일부는 노동사무소에서 일부는 새로운 인수권자가 차차 시기별로 나누어 주는데까지 합의했고 이제 고용승계만 남은 셈.
황현옥 지부장은 “일단 인창재단 시절에 있었던 직원들은 정리해고 된 뒤에 다시 고용계약을 맺습니다. 수평적인 고용승계가 아니라 노동자가 일할 수 있는 좀더 높아진 고용승계를 원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분위기로 보아 일이 잘 해결될 것 같습니다”고 말했다.
황 지부장은 또 “이 모두가 중앙병원을 사랑해 준 시민여러분의 캠페인 참여와 사랑이 아니었다면 힘들었을 것”이라며 “시민을 위한 병원으로 거듭 태어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시민에게 안부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