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뉴스등록
맨위로

“사람이 농사짓던 시절이 그리워요”

희로애락-김종환(46·아산시 인주면 밀두리)

등록일 2009년05월08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농사짓고 살기는 차라리 20년 전이 나았다. 갈수록 영농기술 발달과 농기계 보급으로 농사짓기는 쉬워도 삶은 더 팍팍하고 어려워지는 것 같다.”

5월4일(월) 아산시 최초로 노동력 절감을 위해 도입된 ‘벼 무논점파 재배기술’을 선보인 ‘고품질 쌀 생산비절감 종합 시범사업단지’ 김종환(46) 대표의 말이다. 농사 경력 20년 된 김 대표는 농업과 농촌이 갈수록 방치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고령화를 넘어 세대가 단절되고 있는 농촌현실을 한탄했다.

“정부나 기업에서는 인턴제다 뭐다 하며 예비인력 충원까지 신경 쓰면서 정작 고령화로 해마다 일손이 딸리는 농촌에는 세대의 단절까지 수수방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농업과 농민을 가장 큰 부담으로 생각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이날 김 대표는 농촌의 노동력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벼 무논점파 기술’을 먼저 익혀 또 다른 농민들에게 전파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처음 농사일을 직업으로 삼던 20년 전과 자신이 어렸을 때 농사짓던 모습을 떠올리며, 오히려 그때가 농사꾼으로 살기가 좋았다고 말한다.

“영농기술의 발달로 논농사에 들어가는 노동력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 오늘은 내가 또 하나의 영농기술을 선보이며, 다른 농민들에게 사람이 없으면 없는 대로 적응하는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김 대표는 자신이 어릴 때 논둑 양쪽 끝에 긴 줄을 대고 온 마을 주민들이 어울려 줄 간격에 맞춰 모심던 시절을 회상했다.

“우리의 전통농업은 모내기철이면 온 마을주민이 하나로 화합하는 구조였다. 그러다 급격한 산업화사회에 떠밀려 하나 둘 젊은이들이 도시로 떠나며 농촌은 많은 것을 잃었다. 공동체사회가 붕괴되고, 협동체제가 경쟁체제로 바뀌고, 인심은 흉흉해지고, 전통문화는 자취를 감췄다.”

본격 모내기철로 들어선 요즘 농촌 들녘은 사람은 없고, 이앙기 엔진소리만 들린다.
<이정구 기자>

이정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뉴스 라이프 우리동네 향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