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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드러난 사실조차 감추려 하는가”

삼성온양공장 백혈병피해노동자, 김옥이·박지연씨 직업병 승인 촉구

등록일 2009년04월03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삼성백혈병충남대책위는 3월31일 근로복지공단천안지사를 방문해 삼성 온양공장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에 걸린 김옥이·박지연씨에 대해 즉각 직업병으로 승인하라고 촉구했다.

“왜 드러난 사실조차 감추려 하는가. 삼성눈치보기가 아니라면 애써 진실을 가리고 산재를 승인하지 않을 하등의 이유가 없다.”

삼성전자 온양공장에서 근무하다가 백혈병에 걸린 김옥이, 박지연 씨가 지난 해 4월 근로복지공단 천안지사에 산재를 신청한지 1년 만에 산재승인에 대한 최종처분을 앞두고 있다.

피해노동자들의 산재신청을 받은 근로복지공단천안지사는 역학조사의 필요성이 있다며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산안공단)에 의뢰해 노동자들에 대한 개별역학조사결과를 ‘평가서’ 형태로 받았다.

이와 때를 같이해 삼성백혈병충남대책위는 3월31일 오후2시 근로복지공단천안지사를 방문해 ‘즉각 직업병으로 승인하라’고 촉구했다.

삼성눈치보기 아니라면 산재 승인해야

삼성백혈병충남대책위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직업적 요인이 질병을 일으키지 않았다는 명백한 반증이 없는 한 산재로 인정해야 하는 것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취지”라며 “산안공단이 실시한 개별역학조사에서 백혈병이 업무와 관련되지 않는다는 확실한 증거가 없는 한 위 피해노동자의 백혈병을 산업재해로 인정하고 보상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산안공단의 역학조사평가위원회 당시, 개별역학조사의 내용이 매우 불충분할 뿐더러 업무관련성이 없다는 명백한 반증이 없다는 점이 논의됐다”며 “다수는 아니라도 여러 평가위원들이 업무관련성이 높다고 판단한 점 등에 비추어 보더라도, 삼성눈치보기가 아니라면 산재를 승인하지 않을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충남대책위는 이어 “산안공단이 ‘반도체공장 종사노동자들에 대한 집단역학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림프조혈기계암은 발병률이 매우 낮은 질병이어서 단기간의 집단역학조사만으로는 그 위험도를 평가하기에 충분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는 점을 인정한 사실을 알고 있는 천안지사는 1년을 기다려온 피해자들에게 더 이상 산재보상 책임을 회피하기위한 방법에만 골몰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대책위는 사회보험인 산재보험이 본래 기능과 역할에 맞게 ‘선 보상 후 평가’가 될 수 있도록 천안지사의 조속한 산재승인 결정이 마땅하다고 압박했다.

피해노동자보다 확실한 증거는 없다

삼성백혈병 피해노동자들과 대책위는 그동안 알권리와 역학조사에 피해노동자 참여보장을 줄기차게 주장해 왔다.

충남대책위에 따르면 산안공단이 근로복지공단천안지사에 보낸 피해노동자들의 ‘역학조사평가서’를 놓고도, 산안공단은 천안지사에 가서 받으라고 하고, 천안지사는 산안공단에 가서 받으라고 하면서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하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즉각적인 평가서 공개를 통해 평가위원회의 내용을 당사자인 피해노동자들에게 있는 그대로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들어 삼성전자 온양공장에서 피해노동자인 김옥이 씨와 같이 근무했던 한 여성노동자가 림프종의 일종인 임파선암으로 수술을 받았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한다. 이에 앞서 백혈병 피해노동자들과 함께 삼성전자 온양공장에서 근무한 뒤 악성림프종이 발병해 지난 해 12월 천안지사에 산재를 신청한 송창호 씨도 김옥이 씨와 같은 부서에서 근무했던 노동자로 확인됐다.

대책위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은 위 피해노동자 김옥이 씨가 근무할 당시 삼성전자 온양공장의 작업환경이 매우 열악해 당시 종사한 노동자들이 제대로 된 보호장구나 배기장치 없이 각종 유해화학물질과 가스 등을 취급했고, 이 과정에서 인체에 노출된 것이라는 피해노동자들과 대책위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반증”이라고 주장했다.

충남대책위 선춘자 위원장은 “고통 받는 환자와 유족의 관점에서 신속한 보상을 최우선 가치로 두어야 할 근로복지공단이나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확실한 증거가 필요하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피해노동자들이 근무할 당시의 작업환경이 삼성에 의해 이미 변화되거나 사라져 그 흔적을 거의 찾아 볼 수 없는 상황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속속 늘고 있는 삼성백혈명 피해노동자보다 더 확실한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충남대책위는 삼성온양공장에 근무하다 백혈병에 걸린 김옥이, 박지연씨의 산재승인을 촉구하는 한편 4월1일부터 근로복지공단 천안지사 앞에서 매일 1시간씩 1인 시위를 전개할 예정이다. 또 새로 파악된 피해자 만나기와 피해자 찾기 캠페인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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