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학교를 살리기 위한 모임이 학부모 1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9일 아산YMCA에서 열렸다.
선출직 교육위원회가 98년 출범하면서 무엇보다 먼저 약속한 것은 작은학교가 활성화되도록 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사실상 작은학교의 개교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나 학부모들이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아산시 송남초등학교 분교인 거산분교는 공교육 안에서 대안교육을 찾기 위해 작년 5월20일 첫모임을 가진데 이어 같은해 9월20일 거산분교 전원형 작은 학교 추진위원회 발족을 갖고 활발한 활동을 보여왔다.
이들은 작은학교지만 인간다운 교육을 하자는 취지로 교사를 확보하고 전원형 작은학교를 운영하기에 이르렀다.
거산분교 추진위는 지난 2000년 강복환 교육감의 공약과 더불어 올 3월에는 개교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개교를 추진해 왔다.
그러나 공동학군제문제와 예산지원 등확실한 정책이 반영되지 않고 있어 학부모 1백여명이 모인 가운데 지난 9일(수) 오후 6시 아산YMCA에서 손성래 교육위원회 의장, 강태봉 도의원, 이병학 교육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신년모임을 가졌다.
공동학군제란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공동학군제 문제. 현재 초등학교의 학군제는 근거리권의 초등학교만을 다닐 수 있게 돼 있어 천안에 살면서 아산으로 학교를 다닐 수 없게 돼 있다.
그런데 거산분교 입학을 희망하는 학부모들은 현재 천안, 아산시내권 학부모들이 이 학교를 다니기를 희망하고 있어 거산분교를 공동학군제로 풀어달라는 것.
현재 아산교육청(교육장 김창화)은 장학사 등으로부터 적극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상태다. 실제 공동학군제로 되려면 충청남도 교육위원회가 이에 관한 조례제정을 해야 하지만 아직 담당지역인 아산교육청에서 조례제정이나 예산지원 사항에 대한 것을 올리지 않고 있다.
위장전입은 싫다
이같은 상황을 미리 예감한 거산분교 추진위 학부모들은 전입 동의서를 제출해 천안에서 아산으로, 아산시내에서 송악면 거산리로 이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바 있다.
만약 주소지만 옮겨놓을 경우 위장전입이 되기 때문에 대안으로서의 공교육을 지향한다는 본래의 취지가 불법에서 시작될 우려가 있다. 학부모들은 어떻게든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학생들을 교육하겠다는 의지로 공동학군제를 요구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개교하기 이전에 현인원 30명에서 인원이 1백명으로 늘어나는 만큼 거산분교를 거산초등학교로 승격해 개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또 △낡은 시설의 보수 예산 △등·하교를 위한 스쿨버스 2대 마련 △교사발령시 학부모 의견 반영 △2002년 학교운영예산 확보 △도교육청 작은학교 전담실무 창구 마련 등이 선결되길 원하고 있다.
그러나 공동학군제는 물론 개교조차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병학 교육위원은 “조례개정을 하는데는 한달여의 시간이 걸리고 예산지원도 이미 늦었다”고 설명한 뒤 “강복환 교육감과 상의해 추진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강태봉 도의원은 또 “시도는 좋으나 실제 될 수 있을 지는 상위법과 관련해 부처 협의가 있어야 한다”며 한발짝 비켜섰으나 “적극적 지원이 되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배은표 전원형 작은학교 추진위원장은 “교사는 확보돼 있다. 개교만 된다면 나머지 문제는 천천히 해결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아산시 교육청은 일단 개교는 하되 예산지원이나 공동학군제 등의 문제는 거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