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침체로 영세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공동주택 전단지 광고를 둘러싼 크고 작은 마찰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10일(화) 아산시청 정문 앞에서 1인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는 정중순씨(39·**중화요리 대표)를 만났다. 정씨는 현재 영세자영업자들이 영업활동을 하는 일이 너무 힘들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게 됐다며 자신들의 딱한 처지를 하소연했다.
정씨는 “배달을 위주로 영업하는 영세 자영업자들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광고수단은 전단지뿐인데 모 기획사가 아파트 관리주체와 관리대행계약을 맺고 기획사의 허락 없이 배포되는 광고 전단지에 대해 무차별적으로 고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씨는 또 “해당 기획사는 수시로 전화를 걸어 상인들에게 협박과 폭언을 일삼아 공동대응을 모색하기 위해 영세상인들이 뭉칠 수밖에 없었다. 오늘은 그 실상을 알리고 하소연하기 위해 1인시위에 나섰다”고 덧붙였다.
정씨의 하소연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정씨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08년 한 해 동안 기획사로부터 영세자영업자들이 고발당한 건수만 무려 359건에 이른다고 한다.
정씨는 “아산시에서 배달과 관련된 자영업을 하려면 고발당할 생각을 먼저 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정작 해당 기획사는 그들이 관리하지 않는 아파트나 주택, 상가 등에는 무차별적으로 전단지를 배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정씨와 처지가 크게 다르지 않은 자영업자들이 하나 둘 모인 것이 현재 131개 업체에 달한다. 이들은 최소한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 이라며 전단지 광고를 허용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아파트 현관에 어지럽게 늘어놓는 전단지로 오히려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일도 있고, 모 기획사의 관리대행을 부적절하다고 단정 지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지난 3월10일(화) 아산시의회에서도 이 사안을 놓고 대안 찾기에 나섰지만 특별한 대책은 없어 보였다. 장기화 되는 경기침체로 벼랑 끝에 몰린 상인들의 처지가 안타깝다는 상황인식은 공감하지만 묘수는 없어 보여 더 안타깝다.
<이정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