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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광덕사(廣德寺) 창건연대(創建年代)의 오류(誤謬)에 대하여①

백승명(직산위례문화연구소장, 해동금석문역사지리연구원장)

등록일 2009년01월20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천안의 남쪽방면에는 천안과 아산지역 주변일대와 그 경계를 맞대고 있는 해발 699m높이의 광덕산(廣德山)이 있고 그 광덕산의 산기슭에는 10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광덕사(廣德寺)와 기타의 유적이 있어서 불교신자 뿐만이 아니라 등산객과 일반탐방객들도 많이 방문하고 있다.
 

1000년 전통고찰인 광덕사 창건연대와 건립자는 많은 역사적자료에서 신라 선덕여왕때의 자장법사가 아닌, 신라 흥덕왕때의 진산화상이라 밝히고 있다.


현재 광덕사에서 대중에게 설명하는 제씨(諸氏)들의 해설내용과 그곳 광덕사의 각종 안내문 내용을 검토해 보면, 광덕사의 역사(歷史)와 유래(由來)에 대하여 일부 내용에 큰 오류와 왜곡(歪曲)이 혼재(混在)되어 있어서 그곳을 찾는 탐방객들에게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라 그곳에서 일반대중에게 설명을 하는 제씨들이나 어쩌다가 해설을 행하는 절 관계자 및 천안시의 관계자들조차도 서로의 말과 안내문 등이 제각기다.

실례로 광덕사의 입구와 경내에 서있는 안내문의 핵심내용을 보면, ‘신라의 27대 선덕여왕 5년인 643년에 자장율사(慈藏律師가 창건...운운’을 설명하는 제씨들의 주장 내용과 ‘신라의 선덕여왕 때에 자장율사가 창건...운운’, ‘신라의 27대 선덕여왕 5년에 창건...운운’, ‘신라 선덕여왕 때인 637년에 자장율사가 창건...운운’ 등의 안내문 및 천안지역의 00인쇄물과 인터넷 내용, 그리고 최근에 세운 것으로 ‘신라 흥덕왕 7년인 832년에 진산화상(珍山和尙)이 창건...운운’을 표시해 놓은 푯돌을 볼 수 있다.

현지 사정이 이와 같은데 천안 광덕사의 실제 창건연대는 어느 것이 옳고 그른 것일까?

누구든 앞의 내용을 보면 적어도 한번쯤은 의문을 가지게 될 것이다. 이에 대한 의문점과 해결점은 서기 1680년에 바로 천안 광덕사의 역사와 유래에 대하여 작성한『광덕사사적기(廣德寺事蹟記)』와『화산광덕사사실비비문병서(華山廣德寺事實碑碑文竝序)』등의 사료에서 의문점과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광덕사사적비'는 200년 세월이 차이나는 자장법사와 진산조사를 동시대 인물로 기록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먼저『광덕사사적기』에서 전하는 광덕사의 창건연대에 대한 핵심내용으로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전하고 있다.

『【(前略... 在昔新羅法師慈藏?和尙珍山?世興德王時...太和六年壬子春法師以釋迦牙齒一枚..中略...親授珍山又授金銀字華嚴法華恩重經各二部來卜華山創開道場...云云: 번역문; 아득한 옛날에 신라의 자장법사와 진산화상이 흥덕왕 때에 함께 더불어 살았다 ... 태화6년인 임자년 봄에 자장법사가 석가의 어금니 사리1매를〔비롯한 많은 불구〕...(중략)를 친히 진산화상에게 주고 또 금과 은으로 글씨를 쓴 화엄경, 법화경, 은중경, 등을 각각 2부씩을 주어 진산화상이〈이를 받아서〉화산의 좋은 터에 도장(절)을 열고 창립을 하였다...운운】』

즉 앞의『광덕사사적기』 내용검토에서 알 수 있는 것은 광덕사의 창건주가 누구인지 명백하게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유인즉 앞의 사적기에 등장하는 인물 중에 사족(蛇足)으로 등장하는 인물이 바로 신라의 자장법사이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앞의 사적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역사연구의 사료(史料)취급상 가장 중요한 절대연대(絶對年代)인「태화6년 임자(太和 六年 壬子)」년에 「더불어서 같이 살았다.」라고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첫째로 《삼국유사(三國遺事)》의「자장정율(慈藏定律)」편과 강원도 정선군에 있는 정암사(淨岩寺)에 소장된『태백산정암사사적기(太白山淨岩寺事蹟記)』와 관련 각종 사료(史料) 등에 따르면 자장법사(율사)는 서기 651(혹은 658)년 경에 정암사에서 입적(入寂:스님의 열반(涅槃), 즉 죽음을 말함.)하였음을 알 수 있다.

둘째로 여기에 등장하는 신라의 진산화상은 앞의『광덕사사적기』에 따르면「태화6년 임자(太和 六年 壬子)」년인 서기832년에 광덕사와 개천사(開天寺), 만복사(萬福寺) 등의 사찰을 이곳 천안의 광덕산 일원에 건립하고 서기844년에 입적하였다고 전하며 제작연대를 알 수 없는 개산조(開山祖)인 진산화상의 부도(浮屠)가 광덕산에 실제로 존재하고 있다.

셋째로 흥덕왕은 신라 제42대 왕으로서「태화6년 임자」년인 서기832년에는 그가 왕위에 올라 7년째로서 재위(在位)하고 있었음을《삼국사기(三國史記)》의「권,제10(卷,第十)」편의 흥덕왕 조(條),의 내용을 통하여 충분히 알 수가 있다.

앞의 관련사료에서 확인되고 있듯이 진산화상(?~844)보다 180여 년 전에 이미 입적한 자장법사(?~651,혹은?590~658?)가 어떻게 진상화상에게 친히 부처의 어금니 사리나 기타의 불구성품(佛具聖品)을 전달해 줄 수가 있단 말인가?

위와 같은 가정의 일예로써, ‘조선의 태조 이성계가 근 200년 뒤의 성웅 이순신 장군에게 보검을 하사했다’라고 하면 누가 믿을 것이며, ‘토끼가 호랑이를 잡아먹었다’라고 하는 식의 옛 기록이나 말을 하는 책과 제씨(諸氏)가 있다면 어느 누가 그와 같은 기록이나 말을 믿겠는가?
 

광덕사 개산조인 진산화상의 유골이 안치돼 있는 부도가 광덕산에 존재하고 있다.
앞의 광덕사사적기의 자장법사(율사) 관련 기록은 역사의 사료학(史料學)적이나 학문적으로 또 과학적으로나 생물학적으로도 이래저래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것으로써 어불성설(語不成說)의 픽션(Fiction)으로 생각이 될 뿐이다.

앞의 천안『광덕사사적기』를 통하여 알 수 있는 것은 현존하는 기록상 천안의 광덕사와 신라 선덕여왕 때의 고승(高僧)인 자장법사(율사)와는 관련시킬 수 있는 하등의 과학적, 학문적인 전거(典據:옛일의 근거가 되는 고서의 책이나 기록)는 찾아보기가 어렵다.

따라서 천안의 광덕사는 현존하는 기록상 「태화6년 임자」년인 신라의 제 42대 흥덕왕 7년인 서기832년에 창건되었다라고 전하고 있는 모순 없는 기록의 연대보다 소급적용해 천안지역과 항간에 회자되고 있는 ‘신라의 27대 선덕여왕 12년인 643년에 자장율사(慈藏律師가 창건...운운’을 설명하는 제씨(諸氏)들의 주장 내용과 ‘신라의 선덕여왕 때에 자장율사가 창건...운운’, ‘신라의 27대 선덕여왕 5년에 창건...운운’, ‘신라 선덕여왕 때인 637년에 자장율사가 창건...운운’ 등의 안내문 및 천안지역의 00인쇄물과 인터넷 내용 등은 그 내용을 학문적으로나 사료학적으로 또 과학적이거나 생물학적으로 취신(取信)할 수 있을 만한 그 전거(典據)의 밑받침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사실 전국에는 자장법사(율사)와 의상대사(義湘大師) 또는 원효대사(元曉大師)와 진표율사(眞表律師), 나옹화상(懶翁和尙) 등의 옛 고승들이 창건했다고 이야기 하는 곳이 많으나 역사적으로 검토하면 그들의 사찰 창건설(創建說)에 의문가는 곳이 한 두 군데가 아니다.

일례로써 천안 인근에는 충남의 수사찰(首寺刹) 이라는 공주의 마곡사(麻谷寺)가 있다. 그곳 마곡사에 있는『태화산마곡사사적입안(太華山麻谷寺事蹟立案)』에 의하면 ‘마곡사는 신라의 선덕여왕 11년인 서기 642년에 자장율사에 의해 창건 되었다’라고 전하지만 이 역시도 충분히 믿을 수 있는 기록이 아니다.

왜냐하면 현존하는《삼국사기》를 비롯한 각종의 기록에 자장율사는 신라의 선덕여왕5년인 637년에 중국의 당나라에 구법(求法)을 위해 소위 출국을 했다가 12년인 서기643년에 중국 당나라에서 귀국을 하였기에 국내에 있지도 않았던 자장율사가 642년에 적대 원수국가인 백제의 서울과 가까운 웅진(공주)땅에 어떻게 마곡사를 창건할 수 있단 말인가?

이와 같이 각 사찰소장의 소위『00사사적기(00寺事蹟記)』등의 각종의 사료에 대한 사료비판(史料批判)과 검토 없이 주장하는 내용들은 오류(誤謬)와 와전(訛傳)에 의하여 역사의 왜곡으로 변질될 소지가 다분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천안의 광덕사 역시 관련 사료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사료비판의 학문적 검토가 미약하여 ‘자장법사(율사)가 광덕사 창건...운운’의 잘못된 내용이 항간에 회자(膾炙)되게 된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자장법사(율사)가 광덕사 창건...운운”의 잘못된 내용에 대한 주장이나 설명 및 안내문의 제작 행위 등은 역사를 왜곡할 소지가 다분하므로 자제되어야 할 것이다.

 

편집부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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