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3일 염치읍사무소를 방문한 이완구 도지사가 주민들에게 소도읍육성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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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지사는 원래 읍면지역을 방문하지 않는다?"
12월3일(수) 오후 2시30분 이완구 충남도지사가 아산시 염치읍을 방문했다.
강희복 시장은 환영인사를 통해 “이완구 도지사가 면단위 모임에 참석한 것은 아마도 통 털어 없을 것이다. 귀한시간을 내주셨다”며 도지사의 염치읍 방문을 추켜세웠다.
강 시장은 또 “염치읍의 소도읍 육성사업 탈락은 충남도 투자심사위원회에서 교수, 외국인까지 포함된 전문가들이 결정한 것이다. 대신 이완구 도지사님이 사후 대책으로 염치읍을 위해 선물보따리(?)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바로 마이크를 이어받은 이완구 도지사는 “도지사는 큰 틀로 움직이기 때문에 원래 읍·면 단위는 방문하지 않는다. 시군 단위에서 할 일과 구별되기 때문이다”라며 입을 열었다.
이 지사는 “염치읍은 도지사 선거 때부터 인연이 각별한 곳이다. 염치읍이 소도읍 사업에 선정되지 않아 도지사도 속이 상하고 마음이 아프다”며 염치를 각별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특히 소도읍 선정과 관련해서는 “충남 171개 읍면 중에서 5개 읍면지역이 신청해 2곳이 선정됐다. 도지사의 고향인 홍성군 광천면도 신청했지만 제외됐다. 고향사람들이 도지사 고향이라 당연히 될 줄 알았는데 그럴 수 있냐고 따져 너무 시달렸다”고 말했다.
대신 이완구 지사가 가져왔다는 선물 보따리(?)는 624도로(탕정-온양, 염티 2㎞ 경유)가 2010년에 완공되도록 2009년 사업비 40억원을 책정했고, 모종동 보훈회관 2억1000만원, 평생학습센터 5억원, 문화예술회관 100억원, 농어촌확포장사업 7억5000만원 등을 차질없이 지원하겠다며 박수 좀 쳐달라고 요구했다.
이완구 지사의 염치읍에 대한 특별한 애정(?)은 대단해 보였다. 심지어 “염치읍이 염치없이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한다”는 농담까지 던지며 자신의 염치읍에 대한 변함없는 관심을 내세웠다. 또 2010년에는 염치읍이 소도읍 사업에 포함되도록 하겠다고 약속까지 했다.
“도지사·대통령 염두에 두지 않겠다...내년에는”
이날 염치읍을 방문한 이완구 도지사는 다시 정치적 발언으로 화제를 돌렸다.
“(수도권규제완화와 관련) 내가 혼자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수도권을 상대로 싸울 때는 꼼짝도 않던 정치인들이 이제 전국적인 이슈가 되니까 너도나도 나서서 머리띠 두르고 구호 외치며 난리다. 국회의원은 구호외치는 것 아니다. 참 답답한 사람들이다”라며 비난했다.
또 “처음 경기도지사 등 수도권과 논쟁을 벌일 때 일반 도민들에게 격려 편지와 전화는 받았어도 정치인의 전화는 못받았다”며 “이제와 저러는 것이 무슨 도움이 되겠냐”고 말했다.
이 지사는 또 “지금은 도지사이기 때문에 중앙에서 돈 따와야 되니까 바쁘다. 탕정에 4조2000억원 돈 따와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자제중이지만 때가되면 바른 소리 마음껏 할 것이다. 두고 봐라. 내년가면 도지사직에 연연하지 않고, 대통령도 염두에 안두고 할 소리 다 할 것이다”라며 누군지 모를 대상을 향해 엄포를 놓았다.
이어 “지금 국회의원이나 지역 정치인들은 수도권규제가 완화됐을 때 지역에 어떤 피해가 있을지 논리를 만들어야지, 구호를 외친다고 해결될 일 아니다. 정말 답답한 노릇이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리고 자신은 대전에 모 방송사와의 인터뷰 약속 때문에 가봐야 한다며 부랴부랴 자리를 떴다. 갑작스러운 도지사 방문 소식에 염치읍사무소에 동원된 주민 100여 명은 아무런 의사표현도 못한 채 이완구 도지사의 일방적인 정치연설과 느닷없는 박수 요구에 손뼉을 쳤다. 또 강희복 아산시장, 김준배 아산시의회 의장, 강태봉 충남도의회 의장 등과 악수를 나누는 것으로 도지사 방문일정이 끝났다.
소도읍육성 지원사업이 뭐 길래
염치소도읍육성 지원사업의 주요내용은 ▷현충사 은행나무 거리 명소화 사업 ▷염치한우테마거리 조성사업 ▷러번(Rurban)염치 구현사업 등으로 2010년까지 국비 50억원, 도비 5억원, 시비 45억원, 민자 100억원 등 총 200억원을 투입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다시 세부적으로 들어가 현충사 은행나무 거리 명소화 사업은 ▷현충사 은행나무거리 보행로 확충 및 시설정비 ▷기존 취락지 진입로 개설 ▷야간경관 창출 ▷곡교천 하천환경 정비사업 등이다.
또 염치한우테마거리 조성사업은 ▷한우테마거리 조성 ▷먹거리장터 조성 ▷광장 조성 ▷방문객 센터, 주차장 등 정비 ▷지도자 육성 및 조직역량 강화 등이다.
그동안 현충사와 문화재보호구역 등으로 묶여 개발이 제한됐던 염치읍은 이번 소도읍 개발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히 컸었다.
실제로 지난 8월11일 아산시의회(의장 김준배) 의원들이 도청을 방문했을 당시 이완구 도지사는 특유의 화법과 제스처를 써가며 “이순신 장군을 모신 현충사가 위치한 염치읍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며 아산시의회 의원들과 기자들 앞에서 도 예산담당관을 직접불러 “각별히 신경쓰라”고 지시하는 등 착시현상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10월8일 충남도 투자심사위원회에서 염치소도읍육성 지원사업은 2009년 신규사업에서 제외됐다.
<기자생각>
"도예산은 도지사 쌈짓돈 인가?"
도예산은 도지사 기분대로 꺼내 쓰는 쌈짓돈인가.
평소 읍면지역은 방문하지 않는다고 말한 이완구 도지사의 염치읍 깜짝방문은 다소 황당하기까지 하다. 한마디로 이번 액션은 너무 속보인다. 그가 풀어놓은 소위 선물보따리는 ‘원래 다른 지역에 쓰여야 할 돈을 소도읍육성사업에 탈락된 염치읍민을 위로하기 위해 특별히 빼돌렸다’는 뉘앙스를 강하게 풍겼다.
한마디로 사업의 타당성이나 우선순위와는 관계없이 도지사의 감정적인 선택에 의해 예산이 쓰여진다는 설명밖에 더 되겠는가. 특히 ‘도지사 선거 때의 인연’을 강조한 점은 ‘생색내기’또는 ‘선심성 예산집행’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다.
또 "도지사는 해주고 싶어도 '투자심의'에서 탈락시켰다"는 말에도 큰 모순이 보인다. 2010년에는 꼭 반영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했으니까.(그때는 투자심의를 거치지 않고 도지사 마음대로 된다는 말인지 도통...)
또 탕정-온양을 연결하는 624도로의 조기개통이 염치읍을 위한 것이라는 설명도 쉽게 납득이 안된다. 실상을 들여다보면 염치읍은 지리적으로 이 도로가 지나갈 수밖에 없다. 좀 더 솔직해 지자. 이 길은 삼성이나 아산신도시의 연계를 위한 목적이 더 크지 않는가.
염치읍은 그동안 ‘이순신 장군을 모시고 있다?’는 이유로 아주 오랫동안 재산권행사는 물론 각종 도시개발사업 혜택에서 소외받아왔다. 이날 도지사가 가져왔다는 선물보따리(?)에서 꺼낸 농로확포장사업 등은 진작 해줬어야 할 너무나도 당연한 사업이다.
나머지 문화예술회관 등은 염치읍 주민들과 직접적인 연관성도 없어 보인다.
충남도 투자심의가 정당했다면 굳이 평소 방문하지 않는다는 읍면지역인 이곳까지 와서 사탕발림과 정치적 발언을 할 필요가 있겠는가.
결과적으로 염치소도읍육성사업 선정은 안됐다. 마치 선정될 것처럼 섣부르게 기대감먼저 부풀리는 도지사의 쉽고 빠른 언어에 실망감이 크다.
도지사가 이날 염치주민과 약속한 2010년도 과연 믿어도 될까 지켜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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