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농 아산농민회 이연재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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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어느 도시를 가도 온통 기업하기 좋은 도시 뿐이다. 도대체 농사짓기 좋은 도시는 어디에 있는가. 특히 동서남북 전 지역에 걸쳐 개발만을 추구하는 아산시에서는 곧 농사지을 모든 땅이 사라질 것 같아 걱정이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아산농민회 이연재(30) 간사의 말이다. 학생운동을 비롯한 각종 시민사회활동으로 군 입대가 늦어진 이 간사는 올해 5월 서른 살의 나이에 전역한 후 곧바로 농민운동에 투신했다. 아산시청 앞 광장에 볏 가마를 야적하고 무기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농민진영에서 이 간사를 포착했다.
이 간사는 서울 촌놈이다. 그러나 누구보다 아산을 잘 알고, 농촌실정을 잘 안다. 10여 년 전 아산시 배방면에 위치한 호서대 재학시절부터 농활을 통해 농촌을 배웠고, 농민과 교감을 가져왔다.
사회문제에도 깊은 관심을 갖기 시작한 이 간사는 한·미 FTA 반대운동에도 적극 가담했다. 특히 천안시 삼용동 농협창고, 열린우리당 충남도당 사무실, 서울 여의도 등에서 수입쌀 반입저지 투쟁을 벌이다 경찰에 매 맞는 농민을 보고 흥분해 폭력으로 대항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 후 군에 입대했지만 학생시절 입건됐던 폭력과 집시법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돼 이례적으로 군복무 도중 재판을 받기도 했다. 지금까지 그의 이력으로 볼 때 군 전역 후 다시 아산으로 달려와 농민운동에 합류한 것은 어찌 보면 필연적인 그의 운명인 것 같다.
이 간사는 “아산시는 겉으로는 도시와 농촌이 조화를 이루는 행복한 도농복합도시를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는 농업말살정책이 표면화되고 있다. 국내 최대규모의 신도시조성, 서부산단, 탕정산단, 둔포 테크노밸리, 도고농공단지 등이 우량농지와 임야를 상당부분 잠식했다. 거기다 황해경제자유구역은 아산시 최대의 곡창지대를 넘보고 있다. 이제 머지않아 아산시에서는 더 이상 농토를 구경할 수조차 없을 것 같다”며 한숨지었다.
그는 “식량생산 뿐만 아니라 담수, 홍수조절, 대기정화, 생태보호 등 경제적으로 산출할 수 없는 경제 이상의 소중한 가치를 지키기 위해 반농업정책을 펼치는 모든 세력들과 맞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아산농민회 이연재 간사는 "식량생산 뿐만 아니라 담수, 홍수조절, 대기정화, 생태보호 등 경제적으로 산출할 수 없는 경제 이상의 소중한 가치를 지키기 위해 반농업정책을 펼치는 모든 세력들과 맞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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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