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사일에 가사노동까지 해야 하는 여성농업인들의 건강상태는 남성농민보다 위험도가 훨씬 높은 것으로 조사돼 근본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충남지역 농업인들의 건강방치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농사일에 가사노동까지 해야 하는 여성농업인들의 건강상태는 남성농민보다 위험도가 훨씬 높은 것으로 조사돼 근본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농업노동재해보험법 법제화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지난 11일(화) 오후4시 온양관광호텔에서는 ‘충남여성농민 건강실태조사 보고 및 토론회’가 민주노동당 충남도당 여성위원회, 아산시의회 임광웅 시의원, 충남노동자건강지기 공동주최로 열렸다.
이날 참석자들은 충남여성농민의 건강실태조사 결과를 분석하며, 심각성을 함께 고민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농촌생활 여성농업인의 역할 갈수록 가중
충남지역 농민들은 어깨결림이나 손·발저림 등 비농민보다 무려 1.8배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여성농민들은 반복작업을 주로 하면서 남성농민보다 근골질환이 10%p 이상 높게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민주노동당 충남도당 여성위원회와 충남노동자건강지기가 충남지역 농민173명을 대상으로 지난 한 해 동안 노동실태와 건강에 대한 분석결과다.
노상철교수의 보고에 따르면 어깨결림, 손발저림, 요통, 호흡곤란, 어지러움, 복부팽만감, 야간빈뇨의 8가지 증상의 농부증을 앓고 있는 농민들이 비농업인에 비해 1.8배 높은 54.2%로 조사됐다. 이 또한 남성(32.4%)에 비해 여성(50.0%)이 월등히 높았다.
특히 여성농민들은 NIOSH(미국산업안전공단)기준으로한 근골질환 유병율에서 등과 허리의 근골질환과 다리의 근골질환이 각각 42.9%, 50.3%로 남성의 31.8%, 35.5%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조사돼 여성농민들의 근골격계 질환에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어깨결림, 손발저림, 요통, 호흡곤란, 어지러움, 복부팽만감, 야간빈뇨 등 8가지 증상의 농부증을 앓고 있는 여성농민 비율이 54.2%로 남성의 32.4%에 비해 10%p 이상 높게 조사돼 여성농민들의 건강관리가 더욱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사일은 남녀평등…집안일은 여성 몫?
이와 함께 여성농민들은 남성농민들과 비슷한 하루평균 8~10시간동안 농업노동에 종사하지만 가사노동까지 떠안고 있어 여성농민들의 삶의 질이 매우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절반 가까운 49.3%의 남성농민들은 가사노동을 전혀 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더욱이 농업인구가 60대 이상이 주를 이루는 농업고령화와 함께 여성농민은 1970년 28.3%에서 2002년 52.5%로 급격히 증가하면서 농촌에서 여성농민들의 농업부담이 더욱 가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기계는 남성농민들의 이용 빈도가 높았지만, 농작업 안전사고비율은 여성과 남성 모두 전체 사고의 절반정도가 농기계관련사고로 나타나 여성농민들에 대한 농기계 사용 교육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충남노동자건강지기 정우철 소장은 “여성농민의 인구가 늘고 있고 농업노동시간도 남성농민과 비슷한 점을 감안하면 농업에서 여성비중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며 “더불어 여성농민들의 농기계 사용도 늘고 있어 여성농민들에게 농기계 안전교육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부여군 농민약국 백숙정 약사는 “개방농정에 따른 농가인구의 감소는 심각한 농업노동력 부족현상을 불러와 고령화된 농촌인력들에 노동력이 집중돼 농기계와 농약에 대한 의존률을 높여 질병과 사고위험률이 더 높아지고 있다”며 “농업노동재해보험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의 지역별 분포는 공주시(28.9%), 서천군(20.23%), 홍성군(19.08%), 예산군(12.72%), 천안시(11.56%), 아산시(5.2%), 그 외 지역(2.31%)순으로 조사됐다.
<이정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