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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조상의 슬기와 숨결을 찾아서…”

제9회 짚풀문화제 성료… 전통 향기 그윽한 외암골 추억여행 인산인해

등록일 2008년10월28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새끼줄로 꼼꼼하게 발을 엮어 나가는 외암마을의 한 어르신 모습에 선조의 지혜가 그대로 담겨 있다.
                          

옛 사람들은 아무 곳에나 삶의 터를 정하지 않았다. 바람과 물, 주변 환경과 지리, 나아가 인심까지 두루 살폈다. 흔히 얘기하는 풍수는 바로 이런 것들을 미리 살피고 살아갈 집터를 결정하는 것이다.

외암마을 에서는 우리 선조들이 어떻게 삶터를 정해 수 백년을 살아 왔는지 읽을 수 있다.외암리 민속마을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한다. 과거 속에 현대인이 살고 있는 것이다.

지난 24일(금)~26일(일)까지 2박3일간 외암민속마을 사람들의 삶이 일반에 공개됐다.

그 곳에는 짚과 풀을 이용해 생활터전을 일궈왔던 우리 조상들의 슬기와 지혜가 응집돼 있다.

과거로의 초대를 받은 현대인들은 옛날 선조들의 생활상을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직접 옛 사람들과 어울려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올해로 9번째 열린 ‘외암민속마을 짚풀문화제’가 10월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조상의 슬기와 숨결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송악면 외암리 민속마을에서 열렸다.

외암민속마을 짚풀문화제는 해마다 주민들이 추수를 마치고 짚과 풀로 초가지붕을 얹고 미투리, 망태기 등을 짜는 등 농촌생활용구를 준비하고 마을공동체를 만들어갔던 문화를 재현하는 행사다.

외암민속마을 짚풀문화제는 해를 거듭할수록 아산시민은 물론 전국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외암민속마을은 과거와 현재의 단절된 공간이 아니라 주민들이 직접 생활하는 공간이라는 점이 방문객들의 흥미를 더욱 크게 유발하고 있다.

올해 개막식 첫째 날은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 탓에 많은 시민이 참석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둘째, 셋째 날은 주말을 이용해 전국에서 관람객들이 몰리면서 향토문화축제의 장인 외암마을 곳곳이 만원을 이뤘다. 이번 행사에는 주로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주를 이뤘으며 마을 안팎에서 펼쳐지는 민속축제에 직접 참여하는 시간을 가졌다.

2박3일간 외암민속마을은 마을 곳곳이 공연장이며 체험공간이었다.

특히 외암마을은 400여 년 전의 가옥이 그대로 보존된 전통 마을과 설화산, 광덕산으로 연결되는 천혜의 경관까지 더해져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중장년층에게는 ‘향수’를 청소년에게는 ‘지혜’를

2008 전국 짚풀공예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초대형 짚신을 한 어린이가 신기한 듯 둘러보고 있다.

짚과 풀을 소재로 매년 추수가 끝날 무렵인 10월말에 개최되는 짚풀문화제는 우리나라 농경문화를 그대로 엿볼 수 있는 행사다. 조상들의 지혜와 미적 감각이 짚과 풀을 통해 예술적 가치를 지닌 공예작품으로 태어났다. 올해도 어릴 적 향수를 맛보려는 중장년층을 비롯해 우리 것을 배우려는 청소년들이 가족단위로 방문해 체험장 곳곳에 줄을 이었다.

특히 이번 축제에 관람객의 큰 호응을 보였던 프로그램은 25일 조선시대 전통혼례에서부터 과거시험과 급제행렬을 재연한 행사였다.

전통혼례는 인천에서 방문한 박재인·장명지 47세 동갑내기 부부가 재연했다. 이들은 결혼 21년을 기념해 자녀들과 함께 추억을 남기기 위해 신청했는데, 때마침 짚풀문화제 행사기간과 맞닿아 전국에서 방문한 관광객들을 축하객으로 맞아 성대히 치러졌다며 기뻐했다.

과거시험 재연행사는 송남면 송남중학교 학생들이 유생역할을 맞으며 실제로 백일장을 치르며 30여 분간 진행됐다. 이날 과거시험 재연행사에서는 수능시을 패러디해 과거 부정행위를 하던 유생들을 포졸을 동원한 시험감독관이 제지하는 광경을 익살스럽게 풍자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또 이날 장원급제한 유생은 말을 타고 풍악을 울리며 마을 곳곳을 돌며 축하를 받았다. 현대의 카퍼레이드를 연상케 하는 장원급제 행렬에는 풍물패를 비롯해 마을주민들이 뒤따르며 성대한 마을잔치를 벌였다.

이어 26일 재현한 불천위제도 주목을 받았다. 불천위제는 나라에 큰 공훈이 있는 사람의 위패를 옮기지 않고 영구히 사당에 모시는 의식행사다. 원래 기제사는 4대에 한정해 모시지만 국가에 공훈이 있거나 학식이 뛰어난 학자는 영원토록 사당에서 제사를 받들게 나라에서 허락해 줬다고 한다. 외암 이간선생도 불천위제를 매년 지내고 있다.

이밖에도 상여행렬재연, 두레논매기 시연, 민속국악공연, 노적가리 공연, 세계민속공연 등이 펼쳐졌다.

마을 동산에서는 방문객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마당쇠 선발대회가 열렸고, 민속관에는 올해 짚풀공모전에 선보였던 작품들이 전시돼 짚풀공예의 우수성을 알렸다. 또 허수아비와 함께 전시된 사진전, 장승조각, 아기솟대, 풀잎공예, 떡메치기, 추수체험, 왕공공예 등 2박3일간 마을 곳곳이 공연장이며, 체험공간이었으며, 모든 방문객들은 짚풀문화제의 주인공이었다.

 

이정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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