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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백혈병 진실을 규명하라”

22일 삼성백혈병 충남대책위 발족…노동부 천안지청서 충남 13개 단체 기자회견

등록일 2008년10월28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충남삼성백혈병대책위는 지난 22일 노동부 천안지청에서 발족식과 기자회견을 통해 삼성반도체 집단백혈병의 진상을 규명하고, 재발방지를 요구했다.

“오늘 우리는 삼성반도체 집단 백혈병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지금까지 진상규명을 위해 최소한 노력조차 기울이지 않은 노동부를 규탄한다. 또 피해노동자와 유가족들에게 산재 포기를 종용하고 사실을 은폐하는데 급급한 삼성의 만행을 폭로해 진실이 승리하는 사회를 위해 ‘삼성백혈병충남대책위원회’를 발족한다”

지난 22일(수) 오전11시 노동부 천안지청에서는 민주노총충남본부, 충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전농충남도연맹, 충남노동자건강지기, 민주노총금속충남지부, 민주노동당충남도당, 진보신당충남도당, 사회당충남도당, 충남노동전선, 아산시민모임, 아산YMCA 등 13개 단체가 참석한 가운데 ‘삼성백혈병충남대책위원회’ 발족 기자회견이 열렸다.(관련기사 본보 9월7일자, 9월29일자 보도)

그동안 충남대책위는 삼성반도체 집단백혈병 문제가 심각함을 사회에 알리고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워크숍을 갖는 등 사회여론화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이날 충남대책위는 “현재 삼성반도체에서 백혈병 등으로 사망하거나 투병중인 환자는 국정감사 18명과 반올림에서 조사됐으나 포함되지 않은 피해자를 포함해 22명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 중 충남지역 피해자는 온양사업장에서 근무했던 3명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지난 17일(금) 또 한명의 피해자 제보가 추가돼 총 4명으로 확인됐다고 충남대책위는 전했다. 또 삼성반도체에서 근무했거나 근무 중인 근로자들에게 백혈병 이외에도 육아종, 흑색종 등 여러 희귀성 암과 각종 피부병, 호흡기질병, 유산, 불임, 생리불순, 빈혈, 자녀의 선천성 기형 등 직업병이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삼성백혈병충남대책위 발족식에는 삼성반도체에서 근무하다 사망한 고 황유미씨 부친 황상기씨가 참석해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민주노동당 홍희덕 국회의원이 삼성백혈병 집단발병에 대한 국정감사보고와 향후계획을 밝혔다.

삼성과 노동부는 무엇을 했는가

민주노동당 홍희덕 국회의원은 강도 높은 국정감사 등 국회차원에서 삼성백혈병 진상규명을 위해 다각적인 의정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충남대책위 발족식에는 삼성반도체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이 발병해 투병 중 사망한 고 황유미씨 부친 황상기씨가 참석해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이날 충남대책위는 “피해규모를 정확히 파악하는데 중요한 단서가 될 실태조사를 노동부는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에 13개 반도체업체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더구나 자료수집 방법이나 구체적인 실행계획도 없이 실태조사를 진행하는가 하면 현장조사가 아닌 회사측이 직접 작성하거나 제출한 자료에 의존해 조사를 진행했다”며 “무엇보다 한국산업안전공단의 역학조사와 노동부 일제조사의 과정과 결과가 현재까지 전혀 공개되지 않아 객관적인 검증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자리에 함께 한 민주노동당 홍희덕 국회의원은 “반도체공장 전·현직 노동자들의 백혈병과 암 등 건강 문제의 원인을 밝히는 일은 미래에 발생할지 모르는 추가 피해를 예방하는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정부는 정확한 피해규모를 파악하고 과거부터 현재까지 작업환경을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 특히 조사과정은 투명하게 공개해 정부가 제공하는 정보를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올림(2007년11월 발족, 반도체 노동자 건강과 인권지킴이 라는 뜻)에서 활동하는 이종란 노무사는 “근로복지공단에도 많은 문제가 있다. 공단측은 아직 역학조사가 끝나지 않아 업무관련성을 입증할 근거를 찾지 못했다는 이유로 삼성반도체에서 근무하다 사망한 고 황유미씨의 산재보험 유족보상 심사를 1년이상 지역시키고, 산재를 신청한 또 다른 피해자도 역학조사 결과에 따라 판정하겠다며 처리를 미루고 있다”며 “조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산재처리를 지연시키는 것은 피해 노동자들과 유가족들에게 역학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막대한 치료비용은 물론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모두 감내하라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재해노동자가 신속하게 치료받고 보상받을 수 있게 한다는 산업재해보상법의 취지를 역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삼성백혈병충남대책위는 “삼성은 백혈병 발병자에게 사직을 강요하고, 피해노동자 가족에게 산재포기를 종용하는 등 회유와 협박을 일삼았다”며 “피해당사자와 가족들에게 진심어린 사과와 집단 백혈병 문제를 해결하고 재발방지 노력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충남삼성백혈병대책위 무엇을 요구하나

이날 충남삼성백혈병대책위는 발족식과 기자회견을 통해 삼성반도체 집단백혈병의 진상을 규명하고, 재발방지를 요구했다.

이들은 ▷노동부는 역학조사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하고 피해당사자와 유가족의 참여를 보장할 것 ▷근로복지공단은 유가족 및 피해노동자의 백혈병 산재신청을 인정할 것 ▷삼성자본은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려 고통받아온 피해노동자와 가족들에게 사과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할 것 등을 골자로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이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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