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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시 내년예산 긴축재정 불가피

9일, 근로자복지회관서 예산편성방향 주민설명회 개최

등록일 2008년10월13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아산시 기획예산담당관실 김운식 실장이 2009년도 예산편성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2009년 아산시 세입여건이 올해보다 크게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아산시는 지난 9일(목) 아산시근로자복지회관 대강당에서 관계공무원과 시민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09년 재정여건과 예산편성 방향’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주민설명회에 앞서 강희복 시장은 “내년 예산은 올해와 비슷하거나 조금 웃도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아산시는 급격한 도시화와 성장으로 각종 대형사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쓸 곳은 많은데 항상 여유가 없어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긴축재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시장은 또 이웃한 천안시와 비교하며 “천안시는 1640명의 공무원과 1조2000억원의 예산으로 투자적 경비지출은 80%에 머물렀다. 그러나 아산시는 1070명의 공무원과 6700억원의 예산으로 88%의 투자적 경비를 사용하며 천안보다 미래 희망을 안겨주는 사업을 더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아산시 자체수입예산 중 삼성 320억원, 현대 35억원 등 대기업의 기여도가 크다고 언급하며, 내수회복과 수출이 증가하면 지속적인 세수증가가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아산-천안간 상습정체구간인 국도 21호선 확장공사의 조기완료를 위해 예산을 100% 확보 했다며 당초 목표를 2년 앞당겨 2010년까지 준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충남 최초의 아이스링크장 건립, 청소년교육문화회관, 탕정포도농가재정착, 농기계구입확대, 교육·문화·예술·체육공간 확보, 원도심공동화 탈출, 첨단산업단지조성 등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시급한 현안과제가 많다며, 선택과 집중을 통한 합리적인 예산편성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2008 아산시 예산규모, 2009년 재정여건과 전망, 2009년 예산편성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사업방향은 김운식 기획예산담당관이 설명했다.

김운식 실장은 “아산시는 내년에 도시발전을 위한 대형인프라구축사업의 계속적인 추진으로 어느 때보다 많은 재원이 소요될 전망이지만 세계경제 위축과 중앙정부 감세정책 등으로 재정여건은 더욱 어려워지는 딜레마에 빠졌다”며 “대규모 현안사업 등의 투자계획을 재원조달이 가능한 제3섹터 개발방식으로 사업을 구상하는 등 세출요소에 합리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아산시문예회관건립’에 대해서는 “이완구 충남도지사가 1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큰소리치며 생색은 다 내고 갔지만 총 700~800억원의 막대한 비용이 수반되는 사업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고민”이라며 솔직한 심정을 드러내 보여 시민들의 공감을 얻어내기도 했다.

이밖에도 김 실장은 ▷지역경제개발분야 ▷도시·주택·지역개발분야 ▷상하수도사업분야 ▷사회복지분야 ▷보건·환경·청소분야 ▷농정분야 ▷건설·도로·교통분야 ▷문화·체육분야 ▷교육·자치역량 강화분야 등으로 나눠 설명했다.

설명을 마친 김 실장은 “아산시의 어려운 재정형편을 충분히 이해하고 거시적인 관점에서 정책사업을 중심으로 한 합리적인 예산편성이 되도록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순서와 절차가 뒤바뀐 전시성 사업설명회 비난

주민설명회장에 20여 분이나 늦게 나타난 강희복 시장이 40여 분간 사업설명을 이어가고 있다. 
설명회가 끝나기도 전에 모든 참석자가 자리를 떠나 10명도 채 남지 않았다. 이 자리에서 아산시민모임 김지훈 사무국장은 주민설명회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2시간 여 걸친 사업설명회가 끝난 후 김 실장은 “지엽적인 제안 보다는 거시적 관점에서 정책사업 위주로 크게 봐 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삶과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힌 주민들에게는 지나친 요구가 아닐까. 

아산시이통장협의회 최덕영 지회장은 “멜라민파동으로 먹거리에 대한 우려가 크다. 마찬가지로 수질이 좋지 않은 삽교천과 아산만 물을 농업용수로 사용하는 문제 때문에 친환경농산물 생산에 애로가 있다. 이에 시차원의 대안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 실장은 “수질문제는 환경보호과와 안성·평택 등과 공조해야 할 사안”이라며 “해당 부서나 해당 자치단체와 협의해 처리하겠다”고 답했다.

대한노인회 온양1동 이병선 회장은 “경로당예산이 지나치게 열악하다. 특히 1년 사이에 난방용 기름값이 60%이상 인상됐는데도 불구하고 예산은 그대로다. 증액해 달라”고 요구했다.

아산시민모임 김지훈 사무국장은 “사업설명회 순서가 잘못됐다. 예산편성의 방향을 미리 정한 후 시민들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식의 설명은 의미가 없다. 시민들의 의견을 먼저 구한 후 예산편성에 반영하는 것이 옳지 않는가”라고 물었다.

김 국장은 또 “시민들의 궁금증이나 질문은 매우 구체적인데 반해 시의 사업설명은 막연하고 추상적이다. 또 시민들이 질문을 해도 해당 실과에서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답변 또한 시원하게 못하고, 얼버무리기 식으로 끝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2시간 여 동안 진행된 사업설명회는 예정시간보다 20여 분 늦게 도착한 강희복 시장이 40분간 시정계획을 설명했다. 지루함에 지친 일부 시민들은 졸음을 쫓으며 자리를 떴다.

이어 김운식 실장의 예산편성방향 설명이 끝날 무렵에는 불과 10여 명의 시민들과 부서 직원들 밖에는 남지 않았다.

아산시민모임 김지훈 사무국장은 “경제가 어려울수록 사회적 약자계층을 위한 복지예산은 늘려야 한다. 그러나 아산시는 대형인프라구축사업을 우선시하면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 사회복지에 대한 관심이나 예산은 타 자치단체에 비해 인색하다”고 꼬집었다.

이러한 질문과 답변이 오가는 동안 설명회장에 더 이상 시민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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