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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물결 넘~실” 아산지역 최대의 곡창지대며 해안을 끼고 펼쳐진 인주면과 영인면 들녘은 황금물결이 지평선을 이루며 넘실대는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이번주와 다음주 가을걷이가 절정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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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걷이가 한창인 요즘 아산시 최고의 곡창지대로 알려진 영인면, 인주면 일대는 넘실대는 황금물결이 지평선을 이루며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현재 30% 정도의 수확률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번 주말 수확기가 절정에 달해 다음 주면 대부분 가을걷이가 끝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곳 곡창지대 곳곳에서는 볏 나락 탈곡소리와 콤바인, 트랙터, 화물차 이동소리가 어우러져 절묘한 화음을 이루고 있다.
특히 무엇보다 올해는 역사상 유래 없는 대풍을 이뤄 풍성한 수확을 거둬들이고 있다.
아산지역 쌀 예상생산량은 전년보다 7~10% 증가한 6만4315톤으로 전망되고 있다.
벼 재배면적은 전년 1만1666㏊에 비해 0.99% 감소한 1만1526㏊로 나타났으나 기상여건이 좋아 병충해 피해가 거의 없고, 이삭 당 낟알수도 크게 증가했다.
이삭 당 낟알 수는 평년 79.4개보다 증가한 82~85개로 높게 나타났다.
또 벼 낟알도 충실하게 영글어 단위당 수량은 전년에 비해 7~10%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벼농사 역사 이래 최대의 풍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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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시농업기술센터의 수확량예측조사에 따르면 아산시는 전체적으로 7~10%의 수확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올해는 벼농사를 위한 최적의 날씨가 계속됐다.
특히 한 여름 무더위를 방불케 한 청명한 초가을 날씨는 태풍은 물론 변변한 바람조차 일지 않았다. 일부 작목에서는 가을가뭄이 심각했지만 벼만은 풍부한 일조량 덕분에 무럭무럭 황금빛으로 익어갔다. 거기다 병해충조차 없어 우리나라 벼농사 역사 이래 최고의 풍작을 기록했다는 말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아산시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지난 9월25일 생산량을 예측 조사한 결과 전년에 비해 5~7%가량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이마저도 다시 추가 수정해야 했다. 본격적인 수확이 시작된 9월말과 10월초로 접어들자 그 사이 생육환경이 더욱 좋아져 2~3%가 또다시 증가한 것.
전년도 10a당 생산량 508㎏이던 것이 올해는 558㎏으로 1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이 10a당 전년 466㎏에서 495㎏인 점과 비교하면 전국 최고의 곡창지대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실제로 아산시 영인면 백석포 뜰에서 만난 정건의(79·인주면)씨는 “일제시대부터 60여 년간 벼농사를 지어 왔지만 올해처럼 농사가 잘 된 해는 없었던 것 같다”며 “생산량뿐만 아니라 낱알의 형성과 빛깔, 무게 등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하다”고 말했다.
도시개발로 해마다 벼 재배면적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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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시는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개발로 지난 2002년 이후 현재까지 벼 재배면적이 계속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
아산시는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개발로 지난 2002년 이후 현재까지 벼 재배면적이 계속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02년 1만2980㏊에서 불과 6년만인 올해 현재 재배면적은 1만1526㏊로 줄었다. 무려 1454㏊의 우량 농경지가 도시개발에 잠식된 것이다.
이후 아산신도시, 서부산단, 둔포산단, 황해경제자유구역 등이 개발되면 농지잠식은 더욱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황해경제자유구역개발계획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아산 인주지구는 걸매리, 공세리, 관암리, 금성리, 냉정리, 대음리, 도흥리, 문방리, 밀두리, 신성리, 해암리 등 1303만㎡(394만평)가 사라진다.
▷밭 122만3000㎡(37만평) ▷논 727만3000㎡(220만평) ▷임야 307만4000㎡(93만평) ▷대지 33만1000㎡(10만평)가 포함된다.
이곳에는 자연발생마을로 구성된 1818세대 4284명의 주민이 생활하고 있다. 또 2500여 명의 주민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올해는 전국적으로 논 10a당 평균 495㎏을 생산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 비해 아산시는 10a당 무려 558㎏을 생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아산지역 우량농지의 가치를 지켜나가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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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 낟알의 모양과 빛깔이 좋고, 이삭도 많아 단보당 수확량이 크게 늘었다. |
비료값은 ‘폭등’ 쌀 값은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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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유례 없는 대풍을 달성한 농촌 들녘의 농민들은 풍년의 기쁨보다 농업소득에 미칠 영향을 더 크게 우려하고 있다. |
전국적으로도 수확량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10일(금) 통계청이 발표한 2008 쌀 예상생산량 예측자료에 따르면 최근 6년간 낟알 수 가 가장 많이 관측된 것은 물론 최대 풍년을 이룰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포기당 이삭 수는 작년 18.9개에서 19개로 늘었고, 낟알은 79.4개에서 82.3개로 관측됐다.
아산농민회 장석현 회장은 “올해 유래 없는 풍성한 결실을 거뒀지만 농민들은 풍년의 기쁨을 만끽하기보다는 정당한 쌀값이 보장될 것인가를 걱정하고 있다. 모든 물가가 오르고 있지만 쌀값만 제자리”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농사를 짓는데 소요되는 원자재 값 상승은 농업경제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농기계를 움직이는데 쓰이는 기름 값 인상은 물론이고 비료값은 지난해 8000원대에서 무려 2만원까지 폭등했다.
거기다 농촌고령화로 일손이 부족해 결국 시내권 용역회사를 통해 인력을 조달하기도 한다. 용역회사에 지급되는 인건비는 1인당 평균 8만원. 기름 값 인상에 따른 기계임대료 인상 등 모든 것을 감안하면 농업은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올해도 추수가 끝나면 정부에 쌀값 현실화를 요구하는 농민들의 대규모 시위로 큰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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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를 짓는데 소요되는 원자재 값 상승은 농업경제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농기계를 움직이는데 쓰이는 기름 값 인상은 물론이고 비료값은 지난해 8000원대에서 무려 2만원까지 폭등했다. 정부에 쌀값 현실화를 요구하는 농민들의 대규모 시위 등 큰 진통도 예상되고 있다 |
<이정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