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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곤 사무관 흉상 |
“팔뚝으로 댐을 막아 마을을 구했다는 네덜란드의 한 소년이야기는 전 세계를 감동시켰지만 허구였다. 2년 전 아산시의 한 공무원은 새벽까지 시민의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일하다 현장에서 꽃다운 나이로 순직했다. 그러나 그를 아는 시민은 거의 없다.”
아산시청 앞 공원에 외로이 서있는 고 최종곤 사무관의 흉상이 안쓰럽다.
흉상을 지탱하는 화강석에는 ‘崔鐘坤像’(최종곤상) 이라고 쓰인 네 글자가 최종곤 사무관을 알리는 전부다. 최 사무관과 함께 근무했던 직원들을 제외하면 그의 존재를 얼마나 알 수 있을까.
최 사무관은 2006년12월24일 새벽2시 AI방역을 위한 공무를 수행하다 순직했다. 이에 아산시는 최종곤 순직 1주년을 기념해 그의 희생정신을 전 공무원의 귀감이 되도록 한다며 2007년12월24일 흉상을 세웠다. 그게 전부다.
현재 최종곤 사무관 흉상 주변 조경수 일부는 뿌리를 내리지 못한 채 시들어 방치되고 있어 더욱 을씨년스럽다.
최 사무관의 한 동료는 “공원 한 편에 서 있는 초라한 흉상을 볼 때마다 안타까움에 울화가 치민다”고 말했다. 대조적으로 시청 앞 공원 한 편에는 고불 맹사성의 석조상과 작품이 화려하게 조성돼 있다.
그의 또 다른 동료는 “맹사성 등 역사 속 인물도 본받아야겠지만, 우리지역 최 일선에서 시민을 위해 새벽까지 일하다 순직한 최종곤 사무관의 정신이야 말로 공직자의 표상이 되기에 충분하다”며 “아산시 공직자의 고귀한 희생정신을 아산시민에게 널리 알리고, 공직자상으로 기념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최종곤 사무관에 대한 안내문을 제작할 계획이 없냐고 아산시에 묻자 “별도 예산을 책정할 사안은 아니다. 한 시인에게 추모 글을 의뢰했지만 아직…그러나 추모시가 완성되는 대로 표지판을 제작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최종곤 사무관 흉상이 세워진지 어느새 1년이 돼간다. 그러나 공원을 찾는 시민들은 그가 누군지 궁금해도 이름석자 외에는 알 길이 없다.
현재 아산시는 ‘짝퉁숭례문’과 ‘이어령 이름 빌어쓰기’ 등 어색한 관계설정에 예산과 행정력을 낭비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아산시의 한 무명 공직자의 희생과 최근 아산시를 둘러싼 일련의 논란들이 오버랩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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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간 시청 앞 공원에 서있는 고 최종곤 사무관 흉상에는 이름석자가 전부다. 그가 어떤 인물이며, 왜 흉상을 제작했는지에 대한 안내는 전혀 없다. 또 흉상 주변 조경수가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누렇게 시든채 방치돼 더 안쓰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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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곤 사무관은 누구?
최종곤 사무관은 1966년 충남 아산시 송악면 평촌리에서 출생했다.
송남초, 송남중, 천안북일고, 충북대학교 토목과를 졸업한 최종곤은 1990년 토목직에 합격해 1992년 아산군 영인면에서 첫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이어 건설과, 기획감사실, 신도시개발지원단, 도시과, 건설과 등을 두루 거치며 아산시에 그의 발자취를 남겼다.
지난 2006년 7월 토목 6급으로 승진해 건설과 도로관리담당으로 일하다 같은 해 12월 아산시에 AI가 발생하자 방역근무초소와 차량의 과속방지턱 설치임무를 부여받았다.
2006년 12월24일 새벽 2시 최종곤은 질병확산방지를 위해 송악면 역촌리 국도 39호상에서 과속방지턱 설치작업 도중 안내요원의 서행유도신호를 무시하고 과속하던 승용차에 예기치 않은 참변을 당했다.
이에 아산시는 최종곤의 재직 중 공직자로 보여준 남다른 사명감과 희생정신을 기리고 모든 공직자들의 사표가 될 수 있도록 12월27일 아산시청장으로 영결식을 갖고 고인에게 일계급 특진승진과 훈장을 추서했다.
지난 2007년 6월15일 순직승인에 이어 9월7일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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