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연구실에서 독서 중인 이승욱 교수 |
이승욱 교수의 네 번째 시집 '한숨짓는 버릇' |
“홀로 떨어져 있는 밤하늘의 별들이 서로를 그리워하듯이 삶의 체험들이 담긴 제 시(詩)가 사회 속에서 홀로 살아가고 있는 개인과 개인, 존재와 존재가 공명(共鳴)하는 터가 되기 바랍니다”
시인으로도 잘 알려진 순천향대학교 인문사회대학 이승욱 교수가 네 번째 시집 ‘한숨짓는 버릇’(황금알)을 발간했다.
총 5부로 구성된 이 시집에는 최근 2~3년간 지은 작품들을 비롯해 오랜 시간 수정을 거친 시 58편이 수록됐다. 시들은 정서, 느낌, 사고 등에 따라 「1부 제 몸을 벗습니다」「2부 길디 긴 울혈의 날들에 부르는 노래」「3부 시인의 얼굴과 육필」「4부 담배 필 무렵과 꽃이 필 무렵」「5부 취한 봄을 데리고 놀다」로 나눠 배열했다.
이승욱 교수는 “이번 시집은 지금까지의 창작과정과 발전에 대한 결산의 성격으로 다양한 빛깔의 시들이 담겨있다”며 “삶의 체험들을 시로 옮긴 것은 비슷하지만, 세계에 대한 한층 넓어진 이해의 폭 등 새로운 변화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집의 뒷부분에는 이승욱 교수가 직접 시에 대한 열정과 창작과정, 그간의 행적 등에 대해 서술한 ‘자술 연보’도 수록돼 시인과 시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장석주 시인은 시평을 통해 이승욱 교수의 시들에 대해 ‘나날의 체험을 거르고 걸러 빚은 누룩을 발효시킨 술처럼 향기롭다’고 소개하고 ‘무심한 듯 보이는 화법 속에 삶의 아픔과 울음들을 담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광규 시인은 ‘삶과 주위환경을 달게 맛보는 감수성의 연륜이 진솔한 목소리에 담겨 시집 곳곳에 쌓여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승욱 교수는 1956년 경북 청도에서 태어났으며 1991년 ‘세계의 문학’으로 등단해 시집 ‘늙은 퇴폐’(민음사, 1993), ‘참 이상한 상형문자’(민음사, 1995), ‘지나가는 슬픔’(세계사, 2004) 등을 발간한 바 있다. 1989년 3월 순천향대학교에 부임해 현재 인문과학대학 미디어콘텐츠 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정구 기자>
한숨짓는 버릇
이승욱
푸우-
내게 한숨짓는 버릇이 있다
푸우- 내게 한숨짓는 버릇이 있는 것은
채울 길 없는 너무 넓은 영토를 가졌기 때문이다
푸우-푸우- 긴 한숨 내쉴 때마다
내 허파꽈리, 포도알들은 불길처럼 일렁이고
끝도 없이 푹푹 패이는 광활한 땅이 보인다
저 땅에다 포도나무를 옮겨 심을까?
내 포도나무는 넝쿨넝쿨 저 땅을 덮어 즐거울까?
내 입엔 자꾸, 너무 슬픈
단맛이 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