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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글탱글하고 싱그러운 탕정포도를 들고 환한미소를 짓고 있는 김옥자(50)씨의 모습이 해맑다. 이 곳 농민들은 올해 그 어느해 보다 달고 맛있는 포도를 생산해 냈다고 자부하고 있다. |
“탕정포도 한 번 잡숴봐. 어디서 이런 맛을 볼 수 있겠어. 밭에서 금방 따온 거라 아주 탱글탱글하고 싱싱해. 앞으로는 탕정포도 맛보기가 힘들어 질거야.”
아산시 최대의 포도주산단지인 탕정면은 요즘 포도수확이 한창이다. 탕정포도 특유의 달콤한 향기와 단맛은 전국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하루하루 지날수록 당도가 올라가고 탕정도포 특유의 향기가 진하게 퍼져 한입 가득 침을 고이게 한다.
새벽이슬 맞으며 과수원에서 갓 따낸 포도를 손질하는 김옥자(50·탕정면 호산리 새터농장)씨를 과수원에서 만났다. 작년에는 수확기를 앞두고 잦은 비로 평균 생산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최악의 한 해였다고 한다. 반면 올해는 수확기에 찾아온 청명한 날씨 덕분에 최고의 품질을 생산해 내고 있다.
“탕정포도는 올해나 내년까지 사먹지 않으면 더 이상 맛보기 힘들 거야. 올해 아산신도시 토지보상 끝나면 더 이상 농사지을 땅도 사람도 안 남고 뿔뿔이 흩어지겠지. 앞으로 몇 번이나 더 농사지을 수 있을지 몰라.”
김씨는 이 곳에서 10여 년간 포도농사를 지어왔다고 한다. 그러나 그가 농사짓던 1만3223㎡(4000평)의 농장 모두 신도시 2단계에 수용될 예정이다.
포도농사를 짓는 것이 올해가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정성을 다해 가꾸고 재배했다고 한다. 김씨뿐만 아니라 탕정지역 농민 누구나 같은 심정이었을 것이라고. 덕분에 올해는 그 어느 해 보다 풍성한 결실을 보게 됐다.
발 빠른 몇몇 농민들은 이미 다른 지역에 가서 농장을 확보해 포도농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어딜 가서 농사지어도 탕정포도 맛을 되찾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토질과 기후, 일교편차 등 생육조건이 맞아야 되는데 그런 곳을 찾기가 쉽지는 않지. 또 포도재배 농민들이 농사를 포기하거나 다른 품종으로 전환한다면 포도재배기술 자체가 단절되고 사라지는 것이다.”
정성을 다해 포도밭을 돌보고, 풍성한 수확을 하고 있는 탕정지역 농민들의 마음은 포도 맛을 통해 그대로 전해진다. 어쩌면 올해가 마지막 포도농사가 될 지도 모른 다는 말에 탕정포도의 가치는 더욱 상승되고 있다.
<이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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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수확기를 맞은 탐스러운 탕정포도가 진한 당향을 풍기며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