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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양시내의 한 옥수수 밭에서 어린 시절 추억을 회상하는 박병식 시인. |
“나도 심금을 울리는 아름답고 주옥같은 시를 지을 수 있는 시인이 되고 싶다”
현직 내과 의사인 박병식(59·온양 제일내과의원) 원장이 환자진료를 마치고 매일 저녁마다 틈틈이 엮은 글을 시집으로 발간해 주목받고 있다.
지난 6월20일 첫 시집 ‘맑은 물꽃이 피었다 지며’를 출간한 박병식 원장은 “지난 세월을 돌이켜 보면 당시는 최선의 선택이었지만 이제와 생각해 보니, 항상 지지리도 못나게 살아온 세월이었다”고 말했다.
또 “내성적인 성격 탓에 평소 남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말재주가 없어서 그동안 쑥스러워 말로 다하지 못했던 지나온 삶을 하나하나 글로 재구성해 시로 엮었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그동안 못 한 말들이 너무나도 많았었나 보다. 인생의 60주년인 환갑을 기념해 출간하려고, 3년 작업으로 계획했지만 1년 만에 시집이 완성됐다.
때문에 자신이 원래 목표한 3년 후에는 3집까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박 시인이 이번에 발간한 ‘맑은 물꽃이 피었다 지며’는 ▷못난이 사랑과 그리움 ▷개구쟁이 꽃노래 ▷떠돌뱅이 유랑여행 ▷촌뜨기 인생살이 ▷코흘리개 정든 사람들 ▷욕심쟁이 비우지 못해 등 6부로 나뉘어져 있으며 시인의 지나온 삶과 애환을 노래한 총 120편의 시가 담겨져 있다.
박 시인은 전북 고창군 대창면 출신으로 현재 한국문인협회 아산지부 회원, 아산시인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월간 ‘한올문학(시)’과 격월간 ‘서라벌 문예(시조)’로 등단했다.
전북 고창군의 한 섬마을에서 태어난 박 시인은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조선대 의대에 수석으로 합격했지만 자퇴한 후 이듬해 전남대학교 전체 수석으로 입학했다. 전남대 의대를 졸업한 후에는 서울 순천향병원 내과전공의 수련한 뒤 국립소록도 나병원에서 내과과장으로 근무했다. 이어 목포의료원 내과과장 등을 거쳐 현재 아산시 온천동에 있는 제일내과의원 원장으로 있으며 온양로타리클럽 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그가 가장 애착을 갖는 작품 ‘못난이 자화상’은 자신을 촌뜨기 개구쟁이-욕심쟁이 울보-역마살 많던 떠돌뱅이-소심한 짝사랑쟁이로 표현하며 지나온 인생의 발자취를 통해 아쉬움과 그리움을 담고 있다.
<이정구 기자>
<못난이 자화상>
-박병식
순박하고
아둔해 보이던
촌뜨기 코흘리개
장난질 좋아하던 개구쟁이
바라는 것 많아
자칫 울기를 잘하던
욕심쟁이 울보
틈만 나면
들로 산으로 나돌기만 하던
역마살 많던 떠돌뱅이
소심하고 말주변 없어
사랑한다는 말도 못하고
밤이면 혼자서
뒷동산 올라
그리움 피리로 불던
짝사랑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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