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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교천 둔치에는 수백대의 화물, 덤프, 굴삭기 등 건설장비 들이 멈춰선 채 널뛰는 유류가에 대한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
“하루 일비 45만원 중 절반이 기름 값이다. 할부 10만원, 밥값과 담배 값을 빼고 나면 10만원 손에 쥐기도 힘들다. 한 달 중 일할 수 있는 날은 20일 안팎, 거기다 제때 결재도 안 된다. 그렇게 힘든 하루하루를 살다보면 어느새 기계 수명도 다 되고 만다.”
굴삭기 한 대 값이 1억6000만원이라고 한다. 매일 벌어 갚아 나가야 하는데 현 상황이라면 도저히 불가능해 보인다. 거기다 굴삭기 수명은 6~7년 밖에 안 된다고 한다. 이 기간에 장비를 유지하고 관리하기 위해서 드는 부대비용도 만만치 않다.
이들에게는 기름 값과 관련해 그 어떤 혜택도 없다. 오직 자신이 기름을 사서 장비에 넣고 일해야 한다. 작년 초 1리터에 1200원 하던 경유 값이 현재 2000원까지 육박하고 있다. 그러나 건설장비 임대료는 제자리다.
심지어 2년 전에 일해 준 돈도 받지 못한 노동자들도 있다고 한다.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이 일하던 현장이 부도났을 때 구제받을 방법도 전혀 없다. 건설기계 노동자들이 우리나라 산업구조에서 얼마나 취약한 계층인지, 이러한 불합리한 구조를 개선하지 않는 한 사태는 더욱 악화될 뿐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현장에서 굴삭기, 덤프전복 등 사고가 종종 발생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산재처리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고유가에 따른 운반단가 현실화, 법적으로 제정된 표준임대차계약서의 현장 정착을 핵심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장비기본가동시간은 1일 8시간, 장비운영과 관련된 유류에 대한 문제는 현장건설업체에서 지급해야 함을 원칙으로 내세웠다.
▶굴삭기장비 등록 총량제 실시 ▶공정거래위원회 표준약관 임대차 계약 ▶굴삭기 장비 임대료 조기지급 ▶건설사와 업자 부도시 보험사가 장비 임대료 지급 ▶지역 현장은 지역장비 우선사용 등이 이들 요구의 골자다.
<이정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