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양온천역앞 버스승강장에서 시민들이 버스시간표를 보고 있다.
수도권의 지하철을 타면 가려는 목적지를 확인하고 그것이 몇호선인지 본다. 타고 난 후 목적지까지 몇 정거장이 남았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인근 천안시만 해도 가려는 곳을 천안시청 홈페이지에 문의하거나 몇 번 버스인지를 알면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아산시는 현충사를 가더라도 눈어림으로 길을 찾아야 한다.
버스에 부착돼 있어야 할 노선별 번호도 없는 것을 비롯해 종착역 이름만 알았지 어느 곳을 거쳐 가는지 알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불편함 탓에 버스대신 승용차 사용이 나날이 늘고 버스는 또 적자운영을 면치 못해 승차요금 인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아산시민이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가장 큰 불만은 버스가 정시에 도착하지 않는 것이다.
특히 매일 같은 출퇴근에도 매일 다른 시간에 버스를 타야 한다(24.1%). 게다가 과속, 난폭운전, 불친절(23.9%) 등 내돈 내고 타면서 기사 눈치를 봐야 하는 설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에 덧붙여지는 것이 정거장별로 안내장치가 별로 없다는 것(15%)과 노선이 부족한 것도(13.8%) 큰 몫을 한다.
버스운전사도 모르는 노선
아산지역은 온양교통과 아산여객 등 2개의 운수 업체가 시내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경제한파로 한 개의 회사가 없어지고 두개의 회사가 운영하고 있다.
두 회사 보유하고 있는 버스는 온양교통이 69대, 아산여객이 42대로 총 1백11대이며 아산시내를 운행중인 버스노선의 총 수는 모두 1백11개다.
운수업체에 따르면 아산시 버스 노선 중 수익노선은 전체 노선의 35%이며, 나머지 65%는 적자노선으로 버스의 적자폭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 버스 1대당 1일 운행시간은 평균 15시간 동안 평균 2백80km을 운행하고 있으니 버스 기사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버스기사의 힘든 여정은 비단 하루 많은 운행시간 때문은 아니다.
버스 기사도 처음에는 노선을 몰라 선임버스기사의 뒤를 두달 동안 졸졸 따라다녀야 아산시내 버스 노선을 겨우 이해할 수 있다. 어떤 신임버스기사도 선임을 초기에는 따라다녀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노선도가 없어 더욱 불편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왜 노선도가 없나
노선도가 없는 이유는 간단하다. ‘만들지 않았으니까.’
아산버스공동관리위원회(공동관리 위원회)가 만든 복합노선도<그림1>가 유일한 노선도다. 그러나 이를 살펴보면 어디가 종착지이고, 어떻게 연결되고, 어디로 가는 것인지 전혀 알 수가 없다.
이렇기 때문에 신임버스 운전기사들이 선임기사를 졸졸 따라다니는 것이다. 그러나 <그림2>를 보면 온양온천역에서 배방면 대흥리로 가는 버스노선을 아주 쉽게 알 수 있다. 복합노선도를 단순화시킨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간단한 것이 아산시에 없다.
시 교통담당에 따르면 “이론과 실제는 다르다”며 “여러 코스를 도는 버스에 번호를 부여하기도 어렵지만 노선을 부여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꼭 그렇지는 않다. 아산시내 유일한 복합노선도는 아산시버스공동관리위원회가 만든 것으로 즉 업체가 만든 것이다. 아산시는 노선에 대해 아무런 관여를 하고 있지 않은 셈이다.
관광아산을 부르짖고 있지만 실제로 관광 안내의 척도가 될만한 노선표 하나 아산시가 만들어 내고 있지 않은 것이다.
때문에 버스 정거장에는 버스 시간표만 있지 아산시 전체를 볼 수 있는 노선도는 보기 힘들다. 도고면 유일한 버스 매표소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한해에 수만명이 왔다갔다하는 관광지지만 도고온천 입구에 아산시에 대한 관광안내만 되어 있을 뿐 어떤 차를 타야 되고 어느 국도를 타고 가야 하는지는 전혀 나타나 있지 않다.
교통관련 예산 투자
노선뿐만 아니라 정류장이 너무 낡았거나 안내판을 식별할 수 없는 경우도 허다하다.
아산시의 대중교통 관련 예산투자는 주로 승강장 설치 1억5천4백만원, 표지판 설치7천8백만원, 손실보상금 5억원, 공영버스 구입비 7천8백만원 정도다.
승강장이나 표지판 설치의 경우 민원이 생기는 곳에 우선적으로 설치하기 때문에 같은 면이나 동네라도 어느 정거장은 새것이고 어느 정거장은 현저히 낡기도 한다.
더러 중복해서 보수하거나 설치하기도 해 예산낭비 사례가 되기도 한다.
버스, 이제 제대로 타고 싶다
아산YMCA는 예산을 좀더 장기적인 대중교통 활성화를 위한 안목으로 사업계획을 세워 나가라고 권장한다.
첫번째로 아산시 버스 노선 안내다.
아산시의 경우 시내 구간이 얼마 되지도 않는데 노선별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곳이 어디에도 없다. 특히 관광도시이고, 많은 시민들이 앞으로의 아산의 미래 도시성격을 관광도시라고 제일 먼저 꼽고 있음에도 기본적인 대중교통 안내 정보도 갖추지 않고 있다.
둘째, 승강장 설치와 보수 및 표지판 설치 예산 투입때 사전 계획이 우선 수립이 필요하다.
아산시내 외곽지역을 지나다 보면 과연 정류장인지 아닌지조차 구분할 수 없는 것이 많아 노선별로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그래야만 노선별로 정거장이 얼마나 되는지 불합리하게 설치된 표지판이나 승강장은 없는지 파악되고, 이를 토대로 노선의 정비가 이루어질 수 있다.
공동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노선이 나오면 노선별로 번호를 부여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한시라도 시민의 불편을 덜기 위해서는 빠른 번호 부여사업이 시행돼야 할 것이다.
또한 노선중 지선<그림2 참조>은 별도로 운영하는 방안이다. 그러면 오지 노선에도 배차를 계속 할 수 있고 시내권에 다시 들렀다 올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김정아 아산YMCA 간사는 “관광아산을 주창하는 아산시가 가장 기본적인 것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도시 발전을 저해하는 일”이라며 “이같은 조사를 토대로 노선도와 지선별 운행, 정거장 정비를 서둘러 관광아산으로서의 명성뿐 아니라 주민이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