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돕고 사는게 세상사는 재미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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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년간 남몰래 이웃사랑을 실천해 온 이상우 경사. |
아산경찰서는 이달의 모범·선행경찰관으로 배방지구대에 근무하는 이상우 경사를 선정했다. 이경사는 언제나 퇴근할 무렵 지구대 사무실 쓰레기를 종이류, 고철류, 병류로 분리한다. 한 켠에 쌓아둔 폐지가 제법 많아지면 이 경사는 퇴근길에 어김없이 아산시 모종동에 거주하는 윤순복 할아버지를 찾는다.
이경사의 이 같은 독거노인을 향한 선행은 올해 7년째 계속됐다. 이 사실은 최근 동료 직원을 통해 알려졌다.
지난 2001년부터 아산시 모종동에 거주하는 윤순복(70세) 할아버지가 혼자 재활용품을 수거하며 어렵게 생계를 유지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경사는 사무실에서 버려지는 폐지를 모아 갖다 드리기 시작했다.
윤 할아버지는 아들이 있지만 오래전 집을 나간 후 연락이 끊겨 생사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호적상 등재된 아들 때문에 기초생활수급자로도 등록할 수 없어 홀로 어렵게 살아가는 독거노인이다.
이경사는 일주일에 1~2번씩 윤 할아버지를 찾아가 모아둔 폐지를 전해주면서 집안일도 돕고 말벗이 돼 드리는 등 친자식처럼 어르신을 돌보고 있다.
윤 할아버지는 “경찰관은 딱딱하고 권위적인 사람들인 줄 알았는데 이경사를 보면서 경찰관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며 “칠십 평생 이렇게 착한 사람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웃어른을 공경할 줄 알고 소탈하고 친절한 이경사에 대한 칭찬이 끊이지 않았다.
얼마 전에 이경사는 이가 성치 않아 식사를 제대로 못하는 윤 할아버지를 보고 저렴한 가격에 치료받을 수 있도록 치과를 알선해 주기도 했다. 또 정기적으로 관절치료를 받을 때는 직접 병원까지 모시고 가는 정성까지 보였다.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여러 가지 병을 치료하고 싶어도 의료지원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어 고통을 참는 독거노인들의 고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윤 할아버지에게 이경사는 친손자 이상의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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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할아버지에게 갖다드릴 재활용품을 정리하는 이 경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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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사는 윤 할아버지가 생사조차 모르는 아들 때문에 기초생활수급을 받지 못한다며 안타까워했다. |
이 경사는 “선행이라 하기에는 너무 부끄럽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이 경사는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윤 할아버지가 기초생활수급자로 등록돼 지자체에서 생활비를 지원받았으면 좋겠다”며 “독거노인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정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