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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이굽이 흐드러진 배꽃 장관

현장스케치-예년보다 7일빠른 개화...민관군 배 밭으로 총출동

등록일 2008년04월22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아산시 최대 과수단지인 음봉·둔포지역은 마을마다 굽이굽이 새하얀 배꽃 물결이 장관이다.

<2008년4월18일 촬영/이정구 기자>

아산시 최대 과수주산지인 음봉·둔포는 요즘 새하얀 배꽃 물결이 장관을 이룬다.

마을마다 굽이굽이 넘실넘실 집어 삼킬 듯 흰 배꽃 잎이 뒤덮고 있다. 흐드러지게 핀 새하얀 배꽃 잎은 맑은 햇살에 반사돼 배밭에서는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눈부시다. 때 맞춰 농촌 일손도 바빠졌다.

지난 14일(월)부터 본격적인 개화에 들어간 음봉·둔포 등 배 과수단지는 지난 주말을 전후해 절정에 달했다.
시기를 놓치면 과수의 결실이 불량해 지기 때문에 배 밭마다 사람들이 벌, 나비가 돼서 직접 화접(인공수분)을 하고 있다. 개화가 절정에 달한 배 밭을 가보았다. 마을과 산, 들녘이 온통 배꽃에 파묻힌 장관은 지난 주말 한풀 꺾이기는 했지만 이번 주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민관군 과수단지 총출동…군사작전 방불

속전속결, 올해는 예년에 비해 개화시기가 1주일 이상 빨라 농가에서는 화접시기를 맞추느라 여념이 없다.<2008년 4월18일촬영/이정구 기자>

과수단지는 현재 총 동원령이 내려졌다.

전국 각지에 흩어졌던 가족과 친인척들도 불러들이고, 공무원이나 기업체, 군부대의 인력지원을 받느라 정신이 없다. 특히 올해 이처럼 인력조달이 절박한 이유는 꽃의 수명이 예년에 비해 특히 짧기 때문이다.

과수원 1년 농사는 개화기 날씨가 크게 좌우한다. 한 때는 개화기 내내 비가 내린 적도 있다. 그때는 농민들 근심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하지만 올해는 청명한 날씨 덕분에 개화기가 순탄한 반면 화접시기가 촉박해 인력수급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지 농민들은 결실기와 성숙기만 태풍피해 없이 잘 넘기면 풍년이 예상된다고 말한다.
수나무에서 꽃가루를 채취해 암나무에 뿌려주는 작업이 화접(인공수분) 작업이다. 자연수정이 되려면 벌과 나비들이 꽃가루를 옮겨 주든지 아니면 바람을 타고 꽃가루가 암꽃에 날아들어 묻어야 한다. 그러나 수정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일일이 사람의 손이 필요하다.

과민반응 보이는 배나무?

농민들은 꽃보다 먼저 돋아나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나뭇잎이 배나무의 생장교란을 일으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2008년 4월18일 촬영/이정구 기자>

올해는 예년에 비해 고온현상이 심해 개화기가 1주일 가량 빨랐다.

거기다 초여름 날씨가 계속되자 배나무가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다. 꽃잎이 빨리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되는 것이다.

또 꽃이 먼저 핀 후 잎이 나오는 것이 일반적인데, 올해는 대부분 농장에서 잎이 먼저 무성하게 자라나는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일부 농민들은 과수나무의 생장교란을 우려하기도 한다.

반면 이러한 현상에 대해 농업기술센터 과수계 권순택 계장은 “지난해 8~9월 긴 우기로 인해 꽃눈이 많이 훼손됐다. 그래서 나뭇잎이 먼저 나온 것으로 생육에는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빨리빨리, 바쁘다바빠’ 실감

흩날리는 배꽃가루와 따가운 햇빛을 피하기 위한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다.

<2008년 4월18일 촬영/이정구 기자>

요즘 배 과수 단지를 둘러보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는 표현이 실감난다.

농부들은 인공수분 작업에 촌각을 다투는 사투를 벌이고 있다. 흩날리는 꽃가루와 강한 봄볕을 피하기 위해 기상천외한 방법을 동원한 주민들의 복장도 이색적이다.

첩보영화나 테러집단에서 이용할 법한 두건을 쓰고 시야확보를 위해 눈동자만 내민 모습이 비장해 보이기까지 한다. 거기다 배꽃 잎에 반사된 햇빛의 눈부심에 선글라스는 기본.

아산 과수단지는 현재 민학관군이 총동원돼 배 과수원을 지원하고 있다. 일반 자원봉사자부터 군인, 경찰, 공무원, 학생, 회사 동아리, 사회단체 할 것 없이 모두 배 밭으로 총출동이다.

배 꽃 개화기에 찾아온 때 아닌 비상시국과 자발적인 영농지원이 늘어 풍년농사를 기약하고 있다.
아산시농정과, 아산원협, 음봉농협, 둔포농협 등에서는 일손지원창구를 운영하며 일손돕기를 희망하는 기관이나 단체의 접수를 지원받고 있다. 

최고의 맛과 품질 ‘아산배’

아산배는 배의 성장에 적합한 토질과 기후여건으로 당도와 색상이 우수하며, 배 품질향상을 위해 키토산이 다량 함유된 게 껍질을 밑거름으로 사용해 생산한 고품질의 농산물이며, 소비자 리콜제를 철저히 시행해 품질과 우수성이 널리 알려져 있다.

아산의 음봉과 둔포는 인근 천안 성환지역과 마찬가지로 서해안과 근접한 구릉지대로 일찍이 배 재배의 최적지로 손꼽혀 왔다.

또 아산배는 당향이 진하고 수분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풍부한 일조량과 결실기의 큰 일교차는 최고의 맛을 선물한다. 거기다 점질토에서 자라나 과육의 아삭하게 씹는 느낌과 저장성이 좋다.

담황색 고운빛깔로 투명해지는 느낌이 감도는 숙성된 과일은 국내 3대 주산지라 불리는 나주, 울산, 성환 등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아산지역은 음봉과 둔포지역을 중심으로 배 주산단지가 형성돼 있으며, 760농가가 850㏊에서 배를 생산하고 있다. 반면 최근 아산시의 각종 도시개발사업과 산업단지건설, 급격한 도시화 등으로 경작지와 농민이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배는 수분이 많아 이뇨작용을 돕고 갈증과 숙취해소에 좋다고 한다. 특히 요즘 황사에 지친 몸과 마음에 활력을 준다고 한다.
<이정구 기자>

아산배는 풍부한 일조량과 결실기 큰 일교차로 과육의 느낌이 좋고 당향과 수분이 진해 최고의 상품으로 인정받고 있다.<자료사진/아산시 제공>
 

이정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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