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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 원칙을 바로 세워, 선진 도약의 계기로”

기고, 아산경찰서 경무계장 지근원 경위

등록일 2008년04월17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아산경찰서 경무계장 지근원
 주위에 외국여행 한 두번 다녀오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해외여행이 보편화 되면서 가까운 일본이나 유럽 선진국에 다녀온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이들의 공통점은 이구동성으로 거리가 깨끗하다거나 질서를 잘 지킨다는 이야기다. 환경을 깨끗하게 하고 질서를 잘 지키는 것은 그 나라 사람들에게 있어서 좋은 생활습관이 돼 그것이 곧 국가 경쟁력으로서 문화선진국, 경제부국으로 그들이 잘 사는 이유가 됐다고 본다.

한 통계자료에 의하면 지난 한해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이 1333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러한 수치면 4년이면 전 국민이 해외여행 한 번씩은 다녀오는 셈인데 많은 국민들이 해외에서 좋은 사례들을 보고 배우고 부러워하면서도 왜? 우리는 선진국 문턱에서 맴돌고 있는 것일까?  

우리들의 현실을 가만히 들여다보자.
많은 사람들이 보행신호를 기다리고 있는데 무엇이 그리도 급한지 신호등은 아직도 빨간불인데 보기에도 아찔하게 자동차 사이를 피해가며 길을 건너는 사람, 어린 아이의 손을 잡고 큰길을 가로질러 아무렇지도 않은 듯 유유히 길을 건너는 아주머니, 담배꽁초와 휴지를 아무 곳에나 버리는 중년의 신사, 교복을 입은채로 거리낌 없이 무단횡단 하는 한 무리의 학생들. 

어디 그뿐인가?
정지신호로 바뀌었는데도 꼬리를 물고 다른 차량의 진행을 방해하거나 끼어들기를 하는 얌체운전자, 중앙선침범·신호위반과 같은 생명을 담보로 한  위험천만한 위반행위를 서슴지 않는 운전자들을 쉽게 마주 할 수 있다.

이런 모습을 보는 것이 너무도 익숙해져 이제는 새삼스럽게 생각하는 운전자들도 없는 것 같다. 이제는 바꿔야 한다. 교통신호는 운전자와 보행자간의 약속이다. 자동차는 편리한 이동 수단이지만 잘못 사용하면 본인은 물론 타인의 생명을 위협 할 수도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집회시위 현장은 또 어떠한가? 정부나 경찰에서는 합법적인 집회시위는 최대한 보장하고, 불법집회는 엄단해 선진 집회시위문화를 정착 시키겠다고 선언한지 십 수 년이 흘렀다. 과거에 비해 집회시위를 하는 방법이나 대처하는 방법이 많이 변했다고는 하나 안타깝게도 선진 집회시위문화 정착 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집회를 통해 개인이나 단체의 권익을 보호받아야할 권리도 있지만, 집회시위와 관계없는 대다수 선량한 국민들의 권익도 보호돼야 마땅하다. 또 그들이 피해를 당해야할 이유도 없는 것이다. 자신의 권익만큼이나 타인의 권익도 배려할 줄 아는 성숙한 시위문화 이제는 정착돼야한다.

질서는 사회적 약속이요, 개인과 개인, 개인과 국가 간의 약속으로 사회를 지탱해 나가는 근본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세상에 태어나면서 곧바로 생존에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교육을 받기 시작하면서 가정교육과 학교교육, 사회교육을 통해 평생에 걸쳐 질서에 대한 교육을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켜지지 않는 것이 질서다. 사회를 유지하고 지탱하는 원천이 깨지면 사회는 혼란에 빠지게 된다.

우리는 역사적으로 온갖 시련과 역경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다져진 우수한 민족혼이 있다. 86아시안게임, 88올림픽, 2002월드컵 등을 훌륭히 치뤄 내면서 우리국민의 우수한 역량을 세계에 유감없이 발휘했고 1997년 불어 닥친 IMF경제 위기도 단기간 내에 슬기롭게 극복한 저력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훌륭한 민족성에도 불구하고 그 순간이 지나면 우리의 위기 관리의식이나 질서의식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곤 했다. 아쉬운 일이다.

정상을 향해 힘들게 올라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상에서 또 다른 목표지점을 향해 끊임없이 전진하지 못한다면 퇴보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우리는 그 정상에 선 기쁨에 도취돼 십년이 넘는 세월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 참으로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모 연구기관의 연구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법질서 준수 수준은 OECD 30개국 중 27위로 하위권에 머물러 있고, 선진국일수록 법질서 준수수준이 높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법질서 파괴로 인한 사회적 손실 비용이 불법집회는 GDP의 1.3%, 교통혼잡은 3%, 교통사고는 1%가 넘는다고 한다. 
이제는 법과 질서를 바로세우고 선진 일류국가를 향해 다시 출발해야 할 때다.

우리는 지난 30여 년간 가난 극복과 절대빈곤 해소를 목표로 앞만 보고 달려오는 동안 눈부신 경제성장을 일구며 한 가지 목적은 달성했다. 그러나 한 가지 목표를 향해 달려오는 동안 많은 것을 잃었다. 그중에 가장 큰 것은 우리들 마음의 순수성이 아닌가 싶다.

작은 질서위반을 반복 하다보면 습관이 돼 점점 대담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양심의 진동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과거 고도 성장기나 민주화과정에서 무질서와 불법행위를 관용하던 사회적 풍토는 우리에게 너무나 큰 걸림돌이 돼 국가 성장 동력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이제 잘못된 습관을 과감히 단절하고 법과 원칙을 바로 세워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아산경찰서 경무계장 / 지근원>

이정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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