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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원짜리 배추, 동사무소에서 팔아요

등록일 2001년11월24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아산시 배방면 북수1리 농가는 올해 가뭄으로 물대기까지 하며 힘들게 배추를 길렀다. 물대기도 여의치 않고 여름 내내 내리쬐는 불볕으로 한때 배추 농사를 포기할까도 싶었다. 이런저런 대책 끝에 어렵게 배추를 길러냈다. 겨우 고갱이만 남지 않을까 했었는데 속이 알찬 배추가 수확됐다. 그러나 수확의 기쁨도 잠시, 생산원가에도 못미치는 배추값의 폭락으로 이곳 주민들은 배추를 갈아엎기에 나서야만 했다. 신정동(남동·점량동·실옥동·방축동)도 형편은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갈아엎지는 않았다. 대신 신정동사무소(동장 강춘구)가 판로에 나섰다. 지난 19일 아산시청 자유게시판에 배추 한 포기를 백원에 판다는 글이 올라왔다. 클릭 횟수만도 벌써 3백여명, 이틀만에 1천5백포기 이상 팔려나갔다. 그러나 모두 백원은 아니다. 배달되는 배추는 한포기당 2백50원에 판매된다. 배추의 품질은 2백50원이라기에는 너무 아까울 정도로 속이 꽉 차고 싱싱하며 윤기가 흐른다. 신정옥(32?실옥동)씨는 “배추가 싸고 좋다는 말에 몇 부녀 회원들의 돈을 걷어서 한 1백포기 정도 사러 왔다”며 “이렇게 싸게 팔고 농민들이 불쌍해서 어떻게 하냐”고 말했다. 꼭 신정동사무소가 아니더라도 신정호 주변이나 배방면 근처에 가면 어렵지 않게 배추밭을 만날 수 있고 1백원에서 3백원까지면 속이 찬 배추를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직접 찾지 않다 보니 신정동사무소에서는 이런 글까지 올려 직접적인 판매로 나선 것이다. 강춘구 동장은 “농민들의 어려운 현실을 조금이라도 같이하고 싶어했을 뿐”이라며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이렇게만 팔아줘서 면구스럽다”고 오히려 부끄러운 기색을 보였다. 그러나 계속해서 아산시청에 글을 올려 배추를 팔 것이다. 뿌리 깊어할 할 농업이 한때의 폭락으로 무너져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배추판매 문의 540-2415
주아영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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