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정가 술렁-시민단체 보궐선거 채비
서울고법 형사6부(재판장 양동관 부장판사)는 27일(화)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횡령죄) 등으로 기소된 원철희 전 농협중앙회장(현 자민련 국회의원·아산지구당)에 대해 1심과 같은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허위영수증 첨부 등의 방법을 통해 조성한 돈으로 지방선거 출마 후보자의 선거지원금 등 정관계에 떡값을 제공하고 무리한 지급보증을 서게 해 농협에 손실을 입힌 공소사실이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며 “그러나 횡령한 돈을 사리사욕을 위해 이용하지는 않은 점 등을 감안, 법정 최저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원씨는 지난 94년부터 99년 2월까지 농협회장으로 재직하면서 업무추진비 등의 명목으로 매달 4백~5백만원씩 4억9천만원을 빼돌리는 등 모두 6억여원의 비자금을 조성, 횡령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원씨는 이날 대법원에 상고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며 대법원에서도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자민련 아산지구당 관계자는 “최선을 다하는 길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본 취재기자가 형량을 줄이겠다는 것인가, 아니면 다른 대안을 준비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다시 묻자, “주민의 신뢰가 깨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 외엔 없다”며 모호한 답변만 남겼다.
한편 이 소식을 전해들은 시민단체들은 보궐선거를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시민단체들은 “4.13 총선때 이미 낙선운동으로 이같은 결과를 예측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사태를 맞게 된 것이 안타깝다. 그러나 아산지역의 경제회생과 건강한 정치가 바로 설 수 있는 바탕을 만들기 위해 원 의원은 법원의 결정을 인정하고 하루라도 빨리 보궐선거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들은 보궐선거 이전까지 원 의원의 역할이 미진할 것을 우려하며 발빠른 보궐선거로 정책공백을 메울 것을 조언하고 있다.
시민 이모씨(43.온천동)는 “집권당이 자민련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혹시 이런 것들이 판결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며 “상고도 질질 끌다 임기가 끝나고 나서야 해결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역정가는 벌써부터 보궐선거와 원 의원의 입지를 둘러싸고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