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개방에 따른 피해도, 농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피해도, 친환경농업육성 정책에 따른 부담도 모두 농민들에게만 떠넘기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농민을 우롱하는 비료 값 인상을 철회하고 실질적 대책을 세워 농민조합원의 농협으로 거듭나야 한다.”
최근 영농준비로 분주한 농촌들녘은 농협의 비료값 인상에 대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정부의 비료값 차손보전지원이 일방적으로 중단된데 이어 농협중앙회의 비료값 인상에 농민들이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아산농민회(회장 장석현)는 지난 17일(월) 비료값 인상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며 농협중앙회 아산시지부(지부장 이강구)를 항의 방문했다.
아산농민회 장석현 회장은 “정부는 지난 2004년과 2005년에 걸쳐 비료값 차손보전 지원을 일방적으로 중단해 가뜩이나 농사지어 먹고살기 어려워진 농가들의 생산비 부담이 증가했다. 거기다 농협중앙회는 작년 12월 말 원자재 값 상승을 이유로 평균 24%가량 비료값을 상승시켜 기름값 등 각종 물가상승으로 어려워진 농가경제에 고통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비싸게 비료판 돈 남겨 다시 비료값 지원하겠다?
아산농민회에 따르면 비료값 인상으로 농가들이 추가 부담해야 될 전체금액은 1300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에 농민들의 원성이 들끓자 정부와 농협중앙회는 비료값 지원 대책을 발표했는데, 정부의 대책은 624억원 전액을 유기질 비료지원에 쓰겠다는 것이고 농협중앙회의 대책은 총 220억원 중 190억원을 화학비료 지원에 쓰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정부의 지원액은 전액 유기질 비료에 대한 지원에 쓰겠다는 것이고 특히 농협중앙회의 대책은 눈속임에 불과하다는 것이 농민들의 주장이다.
농협중앙회가 대책으로 내놓은 220억원 중 140억원은 비료수수료 2.4%를 환원해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것이지 농협중앙회가 새롭게 출연하는 재원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농협중앙회가 2.4% 상승한 가격으로 지역농협에 비료를 판매함으로써 생기는 재원에 불과한 것이다. 농가들이 24% 이외에 2.4% 추가 인상된 가격에 비료를 구매하는 것이고 결국 140억원은 농가들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재원이 되는 셈이다.
이에 아산농민회측은 지역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아산지역 농민들에게 판매되는 비료의 양과 가격 등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지역 일부 농협에서는 비료값 인상에 대비해 미리 물량을 확보한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7일(월) 농협중앙회 아산시지부를 방문한 아산농민회 회원들은 농협중앙회의 곳간을 열어 순수재원조달할 것 등 4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농협중앙회 아산시지부 이강구 지부장은 “농민들의 어려움과 고충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농가에 보다 많은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다각적인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비료값 인상에 따른 아산농민회 항의 및 요구서한 전문
▶첫째, 농협중앙회는 정부의 유기질 비료지원액의 50%에 해당하는 310억원이상의 순수 농협중앙회 재원을 출연해야 한다.
-농협중앙회는 연 매출이 1조원이 넘는 흑자로 직원들의 배만 불리거나, 농민의 고혈을 짜서 매년 수십억 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하는 데에 혈안이 될 것이 아니라 정부유기질비료 지원금의 50%정도에 해당하는 순수 농협중앙회재원 310억원 이상을 출연해 화학비료 지원에 사용해야 한다.
▶둘째, 정부의 유기질 비료 지원액 624억원의 50% 이상을 화학비료 지원에 사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농정활동을 해야 한다.
-최근 국제곡물가 상승과 곡물수급 불안으로 식량안보의 위기가 현실화 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정부는 친화경농산물의 유통문제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친환경고품질 농산물을 일방적으로 강조하기 보다는 양적인 문제의 해결과 질적인 문제의 해결을 균형있게 맞추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단계적으로 질적인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따라서 정부의 유기질 비료 지원액 중 50% 이상인 310억원 이상을 화학비료 지원에 사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농정활동을 펼쳐 농민조합원의 농협으로서 역할을 다해야 한다.
▶셋째, 각 지역농협이 환원사업 차원으로 인상분에 대한 추가부담을 담보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도사업을 펼쳐야 한다.
▶넷째, ‘농업생산(경영)안정화기금’ 조성 등 비료값, 사료값 등 주요 농자재 인상에 대한 장기적 대책을 마련해야한다.
-국제유가 및 곡물가 등 원자재 값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농업생산비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수입개방으로 인해 농가경제가 어려움에 처한 것은 정부의 책임이 크고, 농협 역시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이 있기 때문에 비료값, 사료값 인상에 대한 단기대책과 더불어 정부와 농협이 기금을 조성해 비료값, 사료값 등 주요 농자재 상승에 따른 농가들의 피해를 구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농협중앙회는 한미FTA 민간지원대책위원회 참여, 비자금 조성, 농협중앙회장 비리 등 농민들의 의지와 요구에 반하는 반농민적인 활동을 참회하고 반성하는 자세로 이러한 자구노력과 농정활동을 통해서 농가들이 인상 전 가격으로 비료를 구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기를 촉구한다.
만약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으로 계속 농민들을 우롱하려 한다면 350만 농민들의 분노의 대상이 될 것이며 이러한 농민들의 분노를 모아 농협개혁투쟁을 더욱더 강고하게 전개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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