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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며느리들, “한국의 아픔은 우리의 아픔”

“한국의 아픔은 우리의 아픔”

등록일 2008년01월15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외국인 새댁들도 자녀들과 함께 참여해 ‘한국의 아픔은 우리의 아픔’이라며 태안 천리포에서 봉사활동을 벌였다.

결혼이주여성 30여 명 천리포해수욕장 찾아 구슬땀
“한국의 아픔은 우리의 아픔입니다. 작으나마 힘을 나누고 싶어 참여했어요.”

지난 10일(목) 태안군 소원면 의향리 천리포해수욕장에 외국인 새댁들이 모였다. 기름제거 작업을 하는 수많은 자원봉사자들 틈에 섞여 어민들의 고통을 함께 나눈 것.

이들은 아산경찰서(서장 고학곤)에서 실시하고 있는 드라이빙클래스(외국인운전면허교육)에 참석해 운전면허시험을 준비 중인 결혼이주 여성들이다.

필리핀댁 아나마리(35·아산시 장존동)씨는 “이웃이 어려울 때 서로 돕는게 한국의 아름다운 미덕이잖아요. 우리도 한국 사람인데 빠질 수 없죠”라며 팔을 걷어 붙였다. 1996년 결혼해 이주한 아나마리씨는 이날 두 명의 아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벌여 주목을 받았다.

사상 최악의 기름유출 피해 복구를 위해 태안을 다녀간 자원봉사자가 10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한국으로 시집온 외국인며느리들도 앞치마 대신 방제복을 입고 자원봉사 대열에 합류했다.

한 집안 형제와 나란히 결혼해 동서지간이 된 태국, 필리핀 출신 이주여성은 물론 베트남, 몽골, 일본, 우즈베키스탄 등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며느리들이 참여해 감동을 더했다.

태국에서 온 나이타이숭(29·아산시 염치읍)씨는 “지난해 아산경찰서에서 실시한 외국인 운전면허 교실을 통해 꿈에 그리던 운전면허증을 취득한 만큼 국가와 사회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고자 봉사활동에 참여했다”며 “동서(필리핀)와 함께 봉사활동에 참여해 더욱 뿌듯하다”고 밝혔다.

국제결혼 후 개명한 이민정(31·천안 원성동)씨는 “아산 드라이빙클래스를 통해 운전면허를 딴 후 처음으로 태안에 자원봉사를 간다고 해서 아산경찰서까지 직접 차를 몰고 왔다”며 “드라이빙클래스가 맺어준 인연이 자원봉사로 이어질 수 있어 보람도 두 배”라고 밝혔다.

한편 전국 최초로 지난해 5월부터 운전면허 취득을 원하는 외국인근로자와 결혼이주여성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드라이빙클래스에서는 26명이 최종적으로 운전면허를 취득하고 62명이 학과시험을 통과하는 큰 성과를 거두며 현재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정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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