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점철거 이전 주차장내 영업 모습.
폭력사태 예견에도 시-경찰서 수수방관
현충사 노점상철거 문제로 인한 상인과 위탁단체와의 폭력사태가 예견됐음에도 아산시와 경찰서는 수수방관해 민족성지를 시끄럽게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관련기사 본보 151호 11면>
또 현충사관리소는 민족의 성지를 관리할 의무를 저버린 채 위탁단체에 노점상 철거를 맡겨 관리소로서의 책임을 소홀히 했다는 여론이 높다.
지난 24일(토) 오전 7시경 현충사는 노점상인이 모르게 새벽을 이용해 상점을 다른 곳에 가져다 놓으려다 상인들에게 알려져 폭력사태가 빚어졌다.
또 앞서 22일(목) 오미순씨의 마차가 철거된 이후 해병전우회는 상인들이 자고 있을 시각쯤 마차를 철거하려다 상인들에게 발각, 빼앗기지 않으려는 상인들과 이를 말리려던 민주노총과 부딪히기도 했다.
이 사고로 민주노총 간부, 노점상인, 해병전우회가 각각 상해를 입고 아산지역 병원에서 치료 중에 있다.
그러나 사태가 이렇게 악화되는 동안 현충사 관리소가 폭력사태를 수수방관했다는 지적이 높게 일고 있다.
현충사 관리소는 입장료 인상과 더불어 주차장 유료화를 추진함에 따라 해병전우회와 1천여만원으로 수의계약을 체결, 주차관리를 위탁했다.
계약조건중 제10조 9항를 보면 노점상이 있을시 계약 취소된다는 조건을 내세워 해병전우회로 하여금 노점상을 철거하라는 반강제적인 명령을 내린 것.
이에 따라 해병전우회는 민족의 성지를 보호한다는 차원으로 위탁관리를 맡게 됐지만 노점상 철거까지 떠 앉게 돼 현재 사태까지 이른 것.
노동·시민단체는 현충사 관리소가 이미 노점상과 있을 폭력사태를 예감하면서도 해병전우회에 맡긴 것은 폭력사태의 조장 혹은 방조한 셈이라며, 문화재청에 이같은 내용으로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충사 관리소 관계자는 지난 24일(토) 민주노총 간부와 나눈 대화에서 “98년에 노점상을 철거하려 했지만 그때 직원들이 상인들에게 맞는 등 폭력사태가 있었다. 이런 폭력 사태를 막기 위해 위탁한 것이고 다시 이런 사태를 빚게 돼 유감이다”고 밝혔다.
또 “노점상을 철거하면서 이만한 일이 없을 수 있느냐”고 반문하자, 민주노총 간부는 “폭력을 예감하고도 이 사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것은 폭력의 조장 내지는 방관한 것이다.
애꿎은 해병전우회와 노동단체들만 이 방조 속에 놀아났다”며 개탄했다.
아산시 경철서는 뭘 했나
이런 폭력사태가 일어날 동안 현충사 관리소 못지 않게 아산시와 경찰서도 수수방관으로 일관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아산시는 연간 6천만원의 수익이 보장되는 현충사 유료주차 관리를 왜 맡지 않았는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성수기인 3~6월, 9~11월에는 하루에도 수십대씩의 대형차가 드나들어 연 6천만원의 순수익이 보장되는데도 아산시가 이같은 수익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충사 관리소는 해병전우회에 위탁 전에 아산시에 위탁을 요청했으나 이를 거부했다.
이에 대해 아산시 관계자는 “위탁하게 되면 상인들과 마찰이 생길 것인데 시민의 생존권을 보호할 아산시가 시민 생계를 빼앗아서는 안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아산시의 행정이 책임을 회피하려는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다. 노점상인에 대한 단속권한을 쥐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본연의 업무를 하지 않고 쉬운 일만 아산시가 골라서 하려 한다는 것이다.
또 이같은 사태를 예견하며 물러선 아산시는 중재역할도, 행정역할도 하지 않아 노점상인의 생존권을 위해 위탁을 물러난 것인지 의아심만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편 아산경찰서도 이같은 폭력사태를 예감해 민주노총이 신변보호 요청을 계속 요구했으나 한두명의 순찰인원만 가끔씩 오가는 등 정작 필요할 때는 아무런 조치를 하지 못하는 등 피해만 증푹시켰다.
노점상 양성화 추진
현충사 관리소는 이에 따라 노점상을 양성화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주차장 한켠에 용인 에버랜드의 상점처럼 상점을 성지와 아산시 이미지에 맞게 규격화하고 예쁘게 단장해 관광객을 끈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규격이 완성되기 이전에는 기존 노점상인들이 콘테이너 박스 같은 곳에 임시 상점을 마련해 생계를 계속 유지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 장기적으로는 주차장내에 풍물거리를 조성해 아산시의 특산물과 작은 소규모 상점이 들어서도록 해 관광지 활성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현충사에서 기존에 장사하던 상인을 모두 수용할지, 아니면 기업형이나 생계형 노점상인을 가려 입점시킬지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또한 이같은 방안은 이미 주차장 위탁 전에도 나왔다가 실패한 것이어서 실효성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 목소리다.
유료주차 반대 시민운동 계획
천안-아산 노동-시민단체들은 주차 유료화와는 관계없이 현충사 주차장 유료화를 반대한다는 서명을 벌일 계획이다.
하루에도 방문객 수가 2천여명인 현충사에 주차요금까지 받게 되면 이곳을 자주 애용하는 천안?아산 시민에게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
이에 대해 현충사 관리소측은 “전국적인 사적지의 주차관련 시설과 입장료에 대해 수익자 부담원칙을 적용함에 따라 국가의 재정손실을 막으려 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로서 현충사도 유료주차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못박고 있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갈수록 관광객 수가 감소하고 있는 현충사 주차장이 유료화 된다면 국민 부담이 커질 뿐만 아니라 관광객 감소에도 막대한 영향을 줄 것이라며, 유료화 반대 시민대책위를 구성해 시민서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참배객이 많이 찾는 토요일과 일요일에 현충사 입구 에서 유료화 추진 반대서명을 받고 민족의 성지가 모든 국민의 것임을 알려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