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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껏 빚 얻어 농사준비 했더니 포기하라고?”

아산농민회, 예산 엽연초조합 항의방문

등록일 2008년02월26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아산농민회원 30여 명은 지난 20일 예산엽연초조합을 방문해 정근선씨에게 담배농사를 지을 수 있게 하라며 항의집회를 가졌다. "기껏 빚까지 얻어서 농사준비를 했더니, 이제와 포기하라는 말인가.”

한 농민이 예산엽연초조합의 어이없는 행태로 좌절과 고통을 겪고 있다며 자신의 억울한 처지를 호소하고 있다.

농사를 생업으로 살고 있는 정근선(51·아산시 영인면 월선리)씨는 예산엽연초조합을 원망하며 자신의 딱한 처지를 밝혔다.

정씨는 “흙과 농촌을 사랑하고 마을 주민을 사랑하는, 마을의 이장일을 보고 있는 4녀를 둔 아버지며 농민”이라며 자신을 소개했다.

정씨는 대학생 1명과 고등학생 2명, 초등학생 1명의 자녀를 두고 있으며, 생업으로 논밭을 임대해 농사를 짓고 있었다. 그러다 자녀들이 커가면서 교육비 마련이 어려워져 새로운 소득원을 찾고 있던 중 주변에서 담배농사를 권유 받았다고 한다.

담배농사 상담해줄 때가 언젠데….

“많은 고심 끝에 담배농사를 결심하고 지난해 5월 예산엽연초조합에 가서 의논 끝에 4만9587㎡을 심으라는 권유를 조합측으로부터 받았다. 처음에는 6만6116㎡을 심겠다고 했더니 조합에서 처음이니 4만9587㎡으로 시작하는 것이 낫겠다는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그후 정씨는 4~5차례 예산엽연초조합을 방문해 기술지도도 받고 상담도 하며 조합직원과 현장에 가서 재배방법, 건조기술 등 여러가지를 배웠다고 한다. 또 담배농가를 찾아 배우고 조언도 받으며 수차례 현장실습도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난해 10월부터는 본격적으로 담배농사를 하기 위해 5대가 들어갈 수 있는 165㎡의 조립식 창고를 신축하고, 6만6116㎡의 밭도 임대해 1500만원을 지급했다. 정씨는 지난해 농사지은 모든 돈을 투자한 것도 모자라 1000만원의 빚까지 얻었다고 한다.

올해 1월에는 본격적으로 담배모를 파종하기 위해 하우스까지 지었다고. 그런데 지난 1월23일 예산조합으로부터 담배를 심지 말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예산조합은 기존에 (담배를)재배하던 사람이어야 하고, 담배 재배 할당량이 줄어 어쩔 수 없다며 미안하다는 말 뿐이었다. 지금까지 1년간 엄청난 노력과 땀이, 그리고 평생 지어야 벌 돈 3000만원을 투자했는데 하늘이 무너지고 가슴이 찢어지는 심정이다. 앞으로 어떻게 네 자녀를 키우고 가르칠지 걱정이다.”

정근선씨는 당장 빚도 갚지 못한 채 거리로 나앉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며 자신의 처지를 호소했다.

농민단체 강력 항의

아산농민회(회장 장석현)는 정씨의 딱한 사정을 듣고 지난 20일(수) 오후 2시 예산군 산성리에 위치한 예산엽연초조합앞에서 항의집회를 가졌다. 

아산농민회 30여 명의 회원과 함께 참석한 장석현 회장은 “농사를 짓겠다는 소박한 농민에게 약속한 대로 농사를 짓게 하라”며 정근선씨와의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또 이 소식을 접한 전국농민회 충남도연맹 김영호 의장과 박형 예산농민회장도 집회에 동참해 예산엽연초조합을 규탄했다.

이에 김남선 예산엽연초조합장은 “KT&G에서 갑자기 신규는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여 어쩔 수 없었다. KT&G에 정근선씨가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건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산농민회 장석현 회장은 “농산물 개방 등으로 갈수록 어려워지는 농민에게 상처주고 기만하는 그 어떤 행위도 용납할 수 없다”며 “정근선씨의 고통을 외면한다면 농민들의 강한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정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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