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시 인주면 한절골 대윤사 성엽스님의 합장에 수심이 가득하다.
"대윤사는 1000년의 숨결을 간직한 곳입니다. 또 대윤사와 같은 자락에 있는 500년 된 형제송과 주변지역은 시민들의 쉼터이면서 안식처이기도 하구요. 그런데 이 평화롭기만 한 곳에 공장이 들어선다고 합니다.”
인주면 해암3리 한절골 대윤사 비구니 성엽스님이 수심에 찬 얼굴로 합장한다.
최근 아산시에는 인주면 해암리 주민 600여 명의 이름으로 연대서명이 담긴 진정서를 아산시에 전달했다. 사찰 인근에 공장설립이 추진되고 있어 사찰은 물론 주민들의 쉼터가 훼손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대윤사가 위치한 용두산은 자연 경관이 아름답고 남풍과 동풍을 막아주는 방품림 역할을 하고 있다. 때문에 산을 잘라 공장부지를 조성한다면 주변 환경을 훼손하고 정서를 해치게 될 것이라며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또 같은 산자락에 지방문화재인 형제송이 위치하고 있다. 이 형제송은 1984년 충청남도문화재 제243호로 지정됐다. 형제송은 해송으로 높이 16m, 둘레 3.5m, 수관 19m로 나뭇가지가 수평으로 길게 뻗어 있고 줄기가 특이하게 꼬여 독특한 맵시를 뽐낸다.
이곳에는 힘이 세기로 이름난 형제가 살았는데 임진왜란 때 아산만에 쳐들어온 왜군과 싸우다 전사해 그들을 함께 묻어 주었더니 형제의 혼이 소나무로 다시 태어나 마을을 지켜주고 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대윤사는 매년 이 형제송에 잘 발효된 막걸리를 주며 형제송의 건강과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행사를 함으로써 전국적으로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특히 대윤사에는 정확한 조성시기는 알 수 없으나 소조양식으로 미뤄볼 때 후백제나 고려시대에 조성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석조 미륵불상을 주불로 모시고 있다.
“대윤사의 창건은 4반세기 전이지만 석가모니불이 아닌 미륵불을 대윤사 주불로 모신 것은 고려시대 이전으로 추정되는 시기에 존재했던 사찰의 재 창건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이곳 주민들의 뜻이기도 합니다. 이곳에 공장이 들어선다면 주민들은 정서적으로 많은 것을 잃게 될 것입니다.”
대윤사 주지 성엽스님과 주민들은 1000년을 이어온 선조들의 숨결을 훼손하지 말아 달라며 간절하게 호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