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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 움직이는 힘은 ‘주민’-김대진 (판교지구개발추진위원장)

등록일 2001년11월05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아산만권 배후 신시가지에 해당지역 주민들은 수년째 재산권 행사를 하지 못한 채 개발만을 바라보고 있다. 건설교통부는 충청남도로 이관한 사업이니 해당관청에 알아보라고 하고 충청남도는 계획대로 추진중에 있으니 믿어달라고 할뿐 주민들이 정작 알아야 할 재산권 행사와 주거권 확보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와 비슷한 상황을 겪었던 판교 신도시는 주민들의 의견을 담아 최근 2백60만평 개발에 20만평을 추가 확보했으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판교지구개발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민원과 법적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 들어봤다. ▷판교지구개발추진위는 왜 생겼나. -수도권 인구 분산 정책으로 판교지역은 1976년부터 토지이용규제를 해왔다. 오랫동안 이용규제로 인해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가 어려웠고 지역발전에 오히려 걸림돌이 되어왔다. 오랜 건축규제로 화장실조차 제대로 증?개축하지 못해 90년대 들어서도 낙후된 주거환경 속에 살아야 하는 등 불편함이 이루 말할 수 없어 지난 95년 10월 창립해 활동했다. ▷활동은 어떻게 했나. -95, 96년은 학술세미나와 장기도시발전 방향에 대한 논의를 주로 했고 표준공시지가를 높여줄 것을 건의했다. 또 주민들에게 설문조사를 통해 90.5%의 시민이 판교지역 개발을 빨리 해달라는 의견을 취합해 건설교통부에 건의서를 올렸다. 계속적인 공청회와 설명회, 학술세미나를 가졌지만 주민이 알고 싶은 재산권 행사와 원주민이 쫓겨나야 되는지 여부는 알 길이 없었고 허무맹랑한 정부의 답변으로 힘을 잃기도 했다. 그러다 99년 2월 판교개발타당성 조사 및 개발구상 용역이 추진됐다. 2000년 들어서는 지역내 표준지가 소유 대상자를 파악해 표준지가 상향조정에 이의제기 의견서를 내고 표준지 대상자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해 실질적인 보상이 될 수 있는 초석을 다졌다. 2000년 8월말에는 마을방송을 통해 수도권 신도시가 필요한가에 대한 찬반투표를 해 필요하지 않다는 주민의견 68%를 확보했다. 사실상 개발은 반대하고 25년간 건축제한으로 입은 피해를 보상하라는 것이었다. 또한 집단시위도 서슴지 않았고 이로인한 노숙생활이 얼마나 길었는지 모른다. 그렇더라도 주민은 무차별적인 개발을 원치 않았고 이런 뜻을 방송, 신문을 통해 홍보, 주민을 계도 했다. ▷주민들의 동참과 정치인들의 참여가 무엇보다 필요했을 텐데. -그렇다. 주민들은 어떻게 토지 보상을 받느냐가 관건이었다. 또 처음 시작할 당시 정치인들이 무관심했다. 그러나 지역의 낙후된 시설과 주민의 신음은 주민이 저절로 하나 되는데 일조했고 이런 의견을 시장, 경기도지사를 압박해 결국 정부의 귀까지 들어가도록 했다. 특히 시민·사회단체의 환경에 저해된다며 반대에 부딪혔는데 사람이 살 수 있는 환경이 되지도 않는데 환경을 운운해 개발추진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주민이 압박하고 주민 의견을 모으는 것이 결국은 정치권을 움직였다. 사실 지금도 만족스러울만한 개발이 되고 있다고는 보지 않지만 최소한 주민 의사가 반영될 수 있도록 해왔다. ▷아산만권 배후 신시가지도 같은 아픔을 겪고 있다. 어떻게 개발돼야 한다고 보나. -이제 판교는 한숨을 돌렸다. 제일 중요한 토지보상이란 과제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아산의 사정으로 볼 때 도의원, 시의원이 가장 앞장서야 할 것으로 본다. 개발당사자가 충청남도이기 때문이다. 행정부를 가장 압박할 수 있는 기관이 도의원과 시의원이고 조례도 제정할 수 있다. 주민의 권력을 그들이 가졌고 주민의 권리를 행사해 줄 것이다. 본인도 민선3기 판교동 시의원으로 당선된 이후 탄력을 더 받았다. 또 주민이 어떻게 지역을 개발할 것인가 의견을 모아야 한다. 도·시의원들이 마땅히 할 일인데 주민들이 법전 들고 왔다 갔다 할 필요가 있겠는가. 탕정지역개발위원장도 만나보고 실무를 하다보니 얻은 결과인데 지금 정부가 수도권 개발을 해도 시원치 않은데 충청남도라는 지자체가 얼마나 이 어려운 과제를 수행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 주민의사가 어디 있는지 모르지만 개발주체를 분명히 하고 어떻게 개발해 나갈지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나가야 한다. ▷아산지역 주민들에게 할말이 있다면. -지치지 말아야 한다. 판교는 25년을 기다렸다. 아산의 경우 7년이지만 지금 빨리 서둘지 않으면 안된다. 정말 필요하다면 판교지구개발위원장을 맡고 있는 만큼 필요한 자료를 모두 주고 싶다. 그만큼 판교도 과정이 너무 어려웠고, 지루했고, 힘들었다. 도시가 발전해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발전하고 그곳에 살았던 원주민에 대한 보호와 재산권 행사에 대한 대책은 어떤 학술이나 환경단체의 입김보다 중요한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주민이 살 수 있는 환경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주아영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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