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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죽는데 하물며 사람이야...

등록일 2001년09월22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악취로 인해 농작물이 시름시름 말라죽어 갑니다.” 영인면 창룡리와 둔포면 신남리 일대 주민들은 반갑지 않은 두 이웃으로 인해 수년간 고통을 겪고 있다. S산업과 D회사는 음식물 쓰레기를 활용해 과수용 비료를 생산하는 업체로 음식물이 썩은 것을 비료로 가공해 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그러나 이곳은 액비를 만드는 과정에서 심한 악취가 나 인근 주민은 문을 열고 생활할 수가 없었다. 주민들에 따르면 아산시청과 충남도청을 드나들며 이같은 호소를 했지만 우는 애에게 젖은커녕 한번 와서 휙 돌아보고 ‘어려움이 크시겠네요’하면 그뿐이었다는 것이다. 주민 손모씨(영인면 창룡리)는 “아버지 묘소에 몇십년간 잘 자라 오던 나무가 공장이 들어선 뒤 시름시름 앓다 죽었고 배나무가 잘 큰다고 해서 심어 놔봤지만 역시 원인을 알 수 없이 죽어버렸다”며 “공장사람이 아들 친구이고 해서 피해가 있어도 잠자코 있었는데 이제는 참을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며 분개했다. 주민 유동모씨도 “1백50만원이면 논에 해충방제를 할 수 있었는데 올해는 3백20만원을 쓰고도 파리, 모기조차 죽지 않아 농사를 지을 수가 없다”며 호소했다. 지난 19일에는 주민들 50여명이 D회사의 입구를 막고 시위를 벌였다. 도저히 악취로 인해 살 수 없으니 이사가 달라는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주민과 공장측에 사소한 말싸움과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주민들은 “몸싸움은 눈에 보여 나중에 항의라도 하지, 악취와의 싸움은 보이지 않아 시들어가는 나무처럼 말라죽는 것이 아니냐”며 씁쓸한 뒷말을 남겼다. <주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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