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급성 출혈성 결막염(일명 아폴로 눈병)의 급속한 확산으로 교육 및 보건당국이 바짝 긴장하는 눈치다. 불과 며칠 사이에 천안과 아산지역 학생 800여 명의 눈을 고통으로 붉게 물들인 희대의 악마(?)였다. 이 과정에서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졌다. 극소수의 학생들 이야기지만 아폴로가 곧 학생들의 해방과 탈출구를 마련해 준 것이다. 스스로 자신의 눈을 비벼(눈병을 가장해) 학교와 학원,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려 했던 청소년들 이야기다.과연 어떤 현실이 그들에게 일상을 탈출하도록 몰아 세웠는가. 그들이 가려 했던 곳은 어디며, 아폴로눈병의 고통보다 더 간절했던 그것은 무엇인가. 내 자녀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을까.눈병 걸린 학우들 틈에서 일상탈출을 꿈꾸었던 자녀의 손을 잡고, 그들이 가려 했던 곳에 함께 가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