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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생각/하급직 공무원의 비애

등록일 2001년09월01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Y모씨는 하루종일 서류에 매달리는 아산시청 하급직 공무원이다. 떠밀리다시피 오는 민원서류와 싸움을 하다보면 웃을 사이 없이 하루해가 저물기 일쑤다. 그런 그녀의 일에 짜증도 나지만 단지 한 장의 서류에 기뻐하고 감격하는 민원인을 보며 시름을 달랠 때도 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할 때가 태반이다. 특히 같은 부서에 비슷한 일을 하면서 Y씨가 일에 시달리고 있으면 다른 공무원들은 나 몰라라하는 것이 얄밉다. 그런데도 월급은 Y씨보다 더 많은 걸 보면 속이 뒤집힌다. 때로 어느 정도 직위가 있다는 공무원들은 인터넷으로 채팅이나 증권을 하기도 한다. 시민 혈세가 저런 공무원들을 위해 쓰인다고 생각하니 내는 세금도 아까울 정도다. 자신이 공무원으로 시청에 온 것마저 다른 사람들이 혈세낭비로 보일까 걱정스러울 때도 있다. 온갖 허드레 일은 다 맡아하면서도 복사하나 잘못하거나, 민원인을 홀대라도 한다면 화살은 Y씨에게 고스란히 돌아온다. 이같은 Y씨의 고통을 이해하는 글들이 요즘 아산시청 자유게시판에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다. 대부분 업무시간에 컴퓨터로 사적인 일을 하는 것이나, 민원인이 와도 못 본체 하는 것 등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공무원들도 소양교육 및 아산시민대학 강좌 등을 통해 자질향상에 힘쓰고 있지만 한낱 구호에 지나지 않을 뿐더러 그런 교육을 왜 하는지도 모를 경지까지 와 있다는 것이 아산시청의 현실이다. 더구나 지방선거를 앞두고 레임덕 현상이 맞물리다 보니 사태는 더욱 악화 경지를 이루고 있다. 대부분의 선량한 공직자마저 일을 안하고 있다는 오명을 몇 공무원들로 하여금 덮어쓰고 있다. 보다 철저한 소양교육과 행정기관의 내실, 상하의 업무체계에 대한 분석으로 업무의 과중을 막고 민원인에 대한 질적인 서비스가 필요한 때다.
주아영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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