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취사에 온 지 며칠 되지 않은 스님이 일부터 저질렀다. “일이 이렇게 될 줄 몰랐지요.” 땀을 뻘뻘 흘리며, 시선과 손은 연꽃밭에 가있다.도량은 작은 절임에도 인취사가 유명해 진 것은 석탑이나 유적 때문이 아니라 연꽃덕분이다. 구전 스님 이전에 이곳에서 시무를 해왔던 혜민 스님이 해마다 심어온 연꽃 덕분이다. 해마다 혜민 스님이 지인들을 불러 작게 연꽃사진전시, 시화전, 다례제를 지내오던 것이 이제는 규모가 커져 아산시민의 연꽃축제로 변모했다. 혜민 스님이 이어 인취사 도량을 맡은 구전스님은 연꽃이 유명하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 유명세를 치르게 될 줄은 전혀 알지 못했다. 하지만 바빴던 시간에 비해 많은 사람들이 인취사의 연꽃절경과 다양한 행사를 경험하고 가 구전 스님 마음은 흐뭇하다. 부처가 태어나자마자 일곱 걸음을 떼며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며 들었던 연꽃. 이제는 인취사를 중심으로 가득피어 시민을 맞이하고 있다. “바쁘게 이 행사를 준비했지만 찾아주는 처사님들이 연꽃처럼 환히 웃는 것을 보니 감사하다”며 구전 스님은 염화미소를 던진다. 행사준비로 힘들텐데도 구전 스님은 말끝마다 허허로운 웃음을 담는다. “아산에 처음 왔을 때 이순신 장군이 있는 현충사가 있어 좋았습니다. 올 때와 갈 때를 아는 명장이 있는 것만으로도 아산이 어떤 도시라는 것을 가늠케 했으니까요”라며 아산에 대한 첫인상이 좋았다고 한다. 구전스님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전통적인 사찰이지만 도량이 작은데 연꽃의 비중은 크다”며 “연꽃의 비중만큼이나 부처를 향한 심신의 마음이 모아지는 절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꽃축제를 준비하느라 바빴던 시간만큼 지난 27일과 28일 많은 손님들의 발길이 인취사에 모아졌다. 구전 스님이 이 발걸음에 연꽃이 풍기는 의미를 담는다. “이들 인생의 길이 연꽃처럼 맑고 향기롭게 하소서”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