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숙·40·자원봉사자기운이 없는 노인의 축 늘어진 몸을 목욕시키기란 여긴 힘든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 중학교 때부터 봉사를 시작해 두 아이의 엄마가 되서도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고 봉사의 손길을 놓지 못하는 따듯한 자원봉사자가 있다. 김철숙(40·자원봉사자)씨가 그 주인공. “어린 나이에 나환자촌에서 봉사해온 것이 지금까지 이어졌다”며 “아산으로 시집을 오면서 2001년부터는 아산시장애인복지관에서 중증장애인의 이동목욕봉사, 스포츠 마사지, 수지침 등 간병봉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 그녀는 봉사는 다만 ‘생활의 일부’분이라고 말한다. “결혼해서 아이들한테 무엇을 물려줄까 했는데 돈은 보람된 것이 아니고, 지식은 보장된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웃을 사랑하는 따듯한 마음을 물려주면 아이들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어 아산에서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봉사한다’가 아니라 ‘봉사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보다 힘든 이웃들을 위해 나섰지만 사실 봉사를 통해 힘든 모든 일상을 잊기 때문이다. “신체 일부분이 부족한 사람,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사람도 저렇게 힘차게 사는데 너무 제 자신이 부끄러워져 일상생활에서 힘들어했던 것을 반성하게 된다”고. 그래서 그녀는 봉사를 할 때마다 복을 받았다고 생각하게 된다. 무엇보다 기쁜 것은 아이들이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안다는 것이다. “인터넷 게임, 노래방, 채팅 등 건전치 않은 문화에 물들기 쉽고, 사람들과도 각박해지기 쉬운데, 이웃들과 친해짐으로 많은 공부가 되고 있다. 봉사자들은 정말 욕심이 많은 사람들이다. 작은 것을 주고 자식교육, 마음의 여유 등 많은 것을 담아가니까”라고 말하며 웃는다. 자원봉사가 시간 있고, 돈이 있을 때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김씨는 이렇게 말한다. “봉사는 그 속에서 나를 발견하는 일이다. 자신을 발견하는 일에 게을러서는 안 된다”고. 김철숙씨는 지난 7일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주최의 제4회 전국사회복지자원봉사대회에서 보건복지부장관상을 받았다. 하지만 그녀는 이웃에게 사랑을 받은 만큼 이웃에게 돌려줘야 할 상이라며 겸손한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