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친구들이 생겨 기쁘다는 이연춘씨.(왼쪽에서 세번째)
이 연 춘(37·탕정면·정신지체)봉사하랴, 배우랴, 일하랴 늘 바쁜 서른일곱의 노총각 이연춘씨(탕정면·정신지체). 탕정사회복지관에서 봉사하면서 자기 직업을 가지고 있는 장애인이다. 약간 어눌한 말투 빼곤 장애를 가졌다고 짐작할 수없을 만큼 착하고 순진한 총각이다. 2년 전부터 탕정면 일대에서 자동차를 세차하며 생활을 꾸려나가는 착실한 청년이기도 하다. 그런 그에게 낙이 있다면 많은 것을 경험하는 것이다. “많이 보는 게 사람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연춘씨는 가끔 자신에게 화를 내거나 웃어주거나, 친절하거나 하는 행동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경험을 통해 사람들을 배워간다.비장애인들에게는 생활과정을 통해 충분히 학습이 되는 것이지만, 정신지체인 연춘씨에게는 오지를 탐험하는 것만큼 사람들을 이해하고 사회생활을 배워나가는 게 쉽지 않다. 하지만 체험학습을 통해서 많은 것을 스스로 익혀가고 있다. 얼마전 다녀온 도예체험도 이씨에게는 좋은 자극이 됐다. 장애인성폭력아산상담소 주최로 다녀온 이곳에서 도예체험도 하고 장애인들과 어울리면서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기분이 좋아. 손에 미꾸라지가 기어가는 느낌이야.” 진흙을 처음 만진 연춘씨는 흙의 느낌을 이렇게 말한다. 그보다 더 좋은 경험은 여성장애인들과 좋은 시간을 가졌다는 것이다. 장가갈 나이가 이미 지났지만 여자친구 하나 없는 연춘씨는 이날 많은 친구들을 사귀었다. 좋다는 표현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어색하고 부끄럽기 그지없었지만 친구가 생겼다는 자체만으로 기분이 좋다는 표정이다. “나 친구 있어요. 여기도 친구, 저기도 친구. 그런데 저 친구는 손잡는 것을 부끄러워 해”하면서 여자친구를 손으로 가리킨다. 연춘씨는 아직 친구 사귀는 게 서툴다. 하지만 장애를 갖고 있다고 해서 그것이 장애물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다양한 경험을 통해 배워가고 있다. 이정도 숫기라면 내년쯤에는 총각신세를 면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것이 주변사람들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