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희 석( 53·송악면 강당리 이장)
풍광이 뛰어나 아산의 명소가 된 광덕산 줄기 강당골 계곡. 그곳에서 평생을 살아온 강희석 이장은 이 풍광에 가슴이 에인다. 산 좋고 물 맑은 건 여전하지만 재산권의 침해, 쓰레기로 인한 몸살, 개발에 대한 제한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강당골이 유명해 지면서 관광객이 늘자,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쓰레기를 마을에다 버리고 가 한 달에 4~5번 마을 청소를 해도 힘들 지경이 된 것이다.게다가 관련 법규때문에 노상 판매를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자, 쓰레기는 더욱 심해졌다. 그동안은 상인들이 계곡을 어느 정도 청소해 줬기 때문에 그나마 강당골 계곡의 품위를 유지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한 형편이다.쓰레기도 문제지만, 재산권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벌써 20여 년 동안 재산권 행사 한 번 못해봤다. 준도시 지역으로 승인됐으나 준농림지 이상으로 건축물 제한을 받고 있다. 또 현재 아산시청이 충남도청의 승인을 받지 않은 채 공사가 진행돼 일이 복잡해져 지금 문제가 어떻게 해결될지 난감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그는 “몇 년 전만 해도 정말 살기 좋은 마을이었는데, 이제 외지인들이 북적여, 고향이 고향 같지도 않다”며 “여러 가지 개발제약으로 헐값에 집을 내주고 도시로 떠나는 형제 같은 이웃들을 보면 마을을 점점 잃어가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토로한다.지금 강 이장이 꿈꾸는 것은 별 게 아니다. “재산권의 제약이 풀어지고,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계곡이 훼손되지 않는 것, 철저한 자연보호의식이 모든 관광객에게 심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깊이 우거져 들어갈 수 없는 산길처럼 강당마을의 앞날은 길조차 알 수 없는 미래 속에 놓여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