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아동 방학캠프 모습(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 없음).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 통합캠프를 가기 하루 전날 충남장애인부모회아산지회장 김성림(38)씨는 관내 장애인 여행자보험을 신청한 D보험사로부터 가입 불가 통보를 받았다. 이어 S보험사에도 연락해 보았지만 같은 답변만 들었다. 이번 행사는 사회복지법인 중부재단 후원으로 장애아동 30명과 비장애아동 30명이 충북 음성군의 교육시설에서 1박 2일간 함께 생활하는 통합교육 프로그램. 장애아동 1명당 자원봉사 도우미 1명이 따라 붙고 부모들도 동행하는 행사였다.더욱이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지난 3월과 4월 두 차례 여행자보험에 들어 여행을 다녀왔던 터였기 때문이다. 만약 사고라도 났다면 어떻게 했을 것인가에 대해 보험사는 ‘의무고지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보험에 가입했어도 보상을 해줄 수가 없다’는 기막힌 답변을 들어야 했다. 의무고지란 보험에 들기 전 사전에 알려야 되는 것으로 암환자가 암보험에 가입할 수 없는 것처럼 장애아동도 보험규정상 보험에 가입해 줄 수 없다는 답변이 되돌아 왔다. S보험사 외에 타 보험사에 들러 물어봤으나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규정에는 없으나 들어줄 수 없다는 것이 보험사의 입장이다. 김성림 지회장은 “더더욱 황당한 것은 영업사원 하는 말이 장애아동은 가다가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누구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인데 장애아동이라고 더 죽을 수 있다는 말에 기가 막혔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같은 소식을 김 지회장은 NGO 아산뉴스에 올렸고 언론매체에 이슈로 부각됐다. 이후 보험을 거부한 S보험사와 D보험사에 다시 전화를 걸었으나 이들 보험사는 “직원들의 실수다. 규정을 잘못 알고 소개한 것”이라며 한발 물러선 반응을 보였다.그러나 며칠 뒤 구체적인 보험약관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묻자, “규정이 바뀌어 장애인의 경우 여행자 보험은 물론 다른 보험에도 가입할 수 없다”고 밝혔다. 관련 규정을 재차 묻자, “약관상에 제한 규정이 있는지는 모르겠고 지난해부터 지침이 바뀌었다”는 대답을 되풀이했다.각종 보험이 늘어나고 있는 요즘, 애완견 보호보험 및 애완견 장례보험까지 생겨나고 있다. 장애인으로 비장애인보다 불편하게 살아가야 할 약자에 대해서는 기업이익만을 내세우며 외면하는 실정이다. 장애인복지법에는 ‘누구든지 장애를 이유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장애인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장애인 차별 금지는 비단 국가기관 뿐만 아니라 민간기관에도 당연히 적용돼야 한다.법은 존재하고 기업의 이익에서는 법이나 인권이 보호받지 못하는 상태인 것이 극명하게 드러난 상황이다.김 지회장은 “토요 휴업일에는 학교 단위가 아닌 장애인부모회와 시민 사회단체 등이 나서 통합교육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는 학교안전공제회의 보상 대상도 아니다”라며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사회복지정책 차원에서 장애인 보험 가입 거부를 포함한 차별 대우를 정부가 나서서 철폐해야 한다”고 말했다.충남장애인부모회 아산지회는 다음주경 ‘장애인에 대해 보험 가입을 거부하는 보험사들의 내규는 장애인 차별과 인권 침해’라는 청원을 국가인권위에 내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