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복지원 아이들이 자원봉사자로 나선 경찰들과 함께 놀고 있다.
도배사 된 직원, 힘들어도 아이들만 좋다면…
“한 번만 도와주세요.”
안숙영 원장이 성모복지원(아산시 영인면 성내리)을 경영하기 이전에는 몰랐던 말이다.
복지단체라고 하는데마다 늘 이런 우는 소리가 왜 그치지 않을까 궁금했던 것도 안숙영 원장이었다.
그러나 어느새 안 원장의 입에 달고 다니는 말은 “좀 도와주세요”다.
의사 부인의 체면이고 뭐고 없다. 당장에 원생들의 입을 옷이 없고 잠자리가 불편한 것은 도저히 못 봐주겠다.
성모복지원이 문을 연지도 어느새 6년째. 15명 안팎의 정신지체 아동으로 시작, 현재는 자폐아, 다운증후군, 복합 정신지체아 등 49명으로 늘었다.
그러나 아이들이 늘어난 만큼 벌리는 손도 커졌다.
“내 애들인 걸 어쩝니까. 장애인이라고 해서 아무렇게나 입히고 먹일순 없죠. 더 좋은 먹을것, 입을것과 더 좋은 것을 가르치지 못해 가슴 치고 싶지 않습니다”는 안 원장.
제일 가슴 아픈 것은 도와준답시고 입지도 못할 것을 기부할 때다. 그러나 어쩌랴. 안 받으면 다음에는 도와 주지 않을 것 같아 버리더라도 받게 된다.
이번에 또 아이들을 위해 손을 벌리고 싶은 것은 생활관이다.
이영미 후원개발팀장은 “자폐아들이 많아 2층은 문을 닫아 놓고 사용하고 있어요. 갑자기 뛰어내릴까봐 열지도 못하고 한방에 여러 명이 자야 되고 가정과 같이 생활하는 것이 아니라 수용소 같은 생활을 시키는데 너무 가슴이 아파서…”
이같은 호소에 보건복지부는 3억6천만원의 보조금을 보냈지만 5억여원이 필요한 공사비에 1억4천만원이 부족한 금액이다.
정신지체와 다운증후군은 증상 정도가 심하지 않아 얼마든지 사회로 진출할 수 있기 때문에 생활관을 통한 ‘그룹 홈’지도로 사회적응 훈련 및 가정생활 교육이 이뤄지기 쉽다.
그러나 그룹 홈지도는 이곳 직원과 안 원장이 그토록 희망하던 교육이고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서도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결코 내민 손에 무엇인가 쥐어지기 전에 거두지 않겠다는 의지다..
의지가 쉽지, 이 한여름에 어디 이곳에 후원해 줄 사람이 있나. 희망을 꺾는 한숨이 발등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설립 당시인 95년도만 해도 매달 후원금액이 3백50만원~4백만원 정도였다. 그러나 현재는 1백만원이 조금 넘는 수준의 후원으로 미비한 실정이다.
더구나 힘든 이곳 일을 견디다 못해 나가는 직원들도 많아 항상 사회복지사와 자원봉사자들은 과다한 일 때문에 이 한여름에 가뿐 숨을 ‘헉헉’ 몰아쉬고 있다.
성모복지원 직원과 자원봉사자라면 누구나 도배사가 되어 있다.
자폐아들이 4명이 되다보니 벽지에다 낙서하는 것은 그냥 애교정도고 벽지를 손톱으로 계속 뜯어 놔 1년이면 대여섯번의 도배 공사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복지원 직원들은 아이들이 귀엽기만 하다. 숟가락질 하는 것만 봐도 눈물이 나게 감사한다고 한다. “대소변도 못가리던 아이가 숟가락을 쥐었을 때 그 심정 이해 못하실 겁니다”는 성모복지원 가족들.
그러나 항상 이 가족들은 자신의 사랑이 부족할까봐 안달복달 해가며 서로 사랑한다.
안 원장은 부족함 속에 꿈을 꾼다. “정신지체지만 서로 결혼하고 싶어하는 애들끼리 결혼도 시키고 싶고, 그런 가정을 여기서 꾸릴 수 있도록 마련해 주고 싶구요. 더욱 더 가정같은 분위기를 만들고 싶어요”라는 다부진 소신을 말한다.
필요한 것이 뭐냐고 묻자 안 원장은 “자원봉사자, 레크리에이션 지도, 간식, 휴지, 기저귀, 옷, 생활용품.....” 사랑하는 아이들 하나하나 얼굴을 떠올리는 안 원장의 얼굴은 가을국화처럼 고귀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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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543-7861
인터넷:www.asansungmo.kr21.net
(봉사일 최소 5일 이전에 신청접수)